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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를 ‘한국의 밀라노’로 개발한다

경기 북부를 ‘한국의 밀라노’로 개발한다



김성수(57·양주-동두천) 한나라당 의원은 양주, 포천, 동두천 등 경기 북부지역을 첨단 섬유패션산업의 국제적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에 밀집된 영세한 섬유 관련 기업들이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섬유산업의 세계적 트렌드와 부합한다”는 이유였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 오히려 강점을 발휘하는 ‘규모의 패러독스’ 때문이다. 한기홍 객원 편집위원이 김 의원을 만나 경기 북부 섬유산업의 현황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경기 북부를 세계적인 섬유산업 메카로 키우자는 논리와 배경은 무엇인가? 경기 북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에 묶이고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해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그러나 섬유산업의 전통과 성장 잠재력은 막강하다. 특히 염색이나 편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기 북부에서 생산된 고급 니트웨어(편직물)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편직과 염색 기술력이 좋아 세계적인 골프웨어를 포함해 유명 브랜드들로부터 OEM 방식의 생산주문이 쇄도한다.



이 지역이 니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게 된 경위는?경기 북부는 소규모 업체들이 전문화, 분업화되어 편직, 염색가공 등의 연속공정이 연계돼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니트웨어 분야는 주문, 생산, 수송, 매장 진열까지 1주일밖에 걸리지 않는 ‘다품종 소량 초단납기 시스템’을 갖추었다.



대구와는 어떻게 다른가?대구・경북지역이 대량생산 시대의 메카였다면 경기 북부는 소량 다품종 시대의 총아가 되리라 생각한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워 판로도 풍부하고 패션 트렌드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미래의 섬유패션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 가족 중심의 장인산업이 그 토대다. 한국의 밀라노로 육성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려면 고임금의 숙련된 노동인력 충원이 가능해야 한다.폴리텍 대학을 설립해 새터민을 체계적으로 훈련하자는 안을 통일부에 제안했다. 내년에는 양주시 소재 서정대학에 섬유패션디자인학과가 신설된다. 그동안 인력 양성이 전무했으나 몇 년 뒤부터 섬유패션 전공의 고급인력이 배출된다. 섬유산업 육성 마스터플랜이 구체화되면 이 분야의 고급 인재들도 이곳으로 몰려들리라 본다.



이 지역의 섬유산업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다 보니 내국인 고용은 미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지역은 외국인 고용을 줄이면 내국인의 고용도 불가능해지는 구조다. 그간 섬유산업이 3D 업종이라는 편견 때문에 외국인이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을 활용하는 고급인력은 내국인이다. 외국인의 취업을 제한하면 기업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단기적으론 그들을 더 늘려야 할 실정이다. 기업인 505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청원했고 고용노동부는 경기 북부 섬유업체에 1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의 추가 고용을 승인했다.



섬유산업은 물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산업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친환경 생산공정 도입과 그린 섬유소재의 개발 확대가 해법이다. 또 공정단축, 에너지 절감, 공해물질 저감 등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양주시의 한국섬유소재연구소에서는 천연 원료를 이용한 다양한 섬유 개발에 힘을 쏟는다. 에너지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염색 가공법도 연구 중이다. 환경을 배려하지 않는 섬유산업은 지속될 수 없다.



양주시에 들어설 섬유종합지원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나?섬유종합지원센터는 중소 임가공업체들의 제품기획력과 홍보 등 부족한 마케팅 능력을 지원한다. 기획·유통·무역 등 판매자를 유치하는 10개층 규모의 기업관과 홍보관, 섬유 관련 유관기관 등이 들어설 지원관 5층 건물이 들어선다. 1000억 원을 투입해 2012년 완공된다.



LG패션 패션문화복합타운 건립이 지역경제에 미칠 효과는 무언가?일관 공정시스템을 갖춘 첨단 의류공장과 패션 아웃렛 매장이 들어선다. 양주시민 우선 고용, 경기북부 섬유 원자재 사용 등 지역민을 우대하는 사업이 중심이다. 2000여 명에 이르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원부자재 관련 중소기업, 연구개발업체, 봉제·섬유공장 등 100여 개 이상의 협력사가 추가로 입주해 연간 289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양주시 회정동 일대 3만9600여㎡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며 2012년 완공된다.



경기 북부를 섬유패션산업 메카로 발전시킬 전제조건은 무엇이라 보는가?난마처럼 얽힌 도로 인프라를 해결해야 한다. 물류가 어려우면 섬유패션산업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공장이전과 확장 등에 따르는 규제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시계와 기업인의 시계는 완전히 다르다. 기업의 생존은 타이밍에 달려 있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기업환경에 지자체가 더욱 민첩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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