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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반등 신호탄 올랐나?

부동산 반등 신호탄 올랐나?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의 증감은 투자 시기적 요인과 계절적 수요 요인에 따라 나타난다. 투자 시기적 요인은 주택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정상적 증가세를 보이거나 경기불황에 따른 거래위축 등에 의해 발생한다.

계절적 수요 요인은 봄·가을 이사철에 나타나는 이전 수요에 의해 거래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주택거래량은 이 두 가지 요인으로만 판단하기에는 곤란하다. 서민들의 실질소득 감소로 전세 수요가 급증해 전세 가격의 상승 랠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절적 수요 요인이 더해져 주택매매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매매거래량 증가세로 돌아서지난 10월 15일 국토해양부는 2010년 9월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자료 약 3만4000건을 공개했다. 이는 2010년 7월 계약분 약 4000여 건, 8월 계약분 약 1만6000건, 9월 계약분 약 1만4000건을 포함한 자료다. 전국적으로 거래 건수는 총 3만3685건으로 전월(3만1007건) 대비 8.6%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5.5%, 11.5% 증가했다. 지방도 7.6% 증가했다. 최근 4년(2006~2009년) 동안 동월 평균과 비교해서는 전국, 서울, 수도권은 감소했고 충남, 전남, 경남은 증가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사항은 주택투기지역으로 묶여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강남 3구 지역과 5대 신도시는 전월 대비 각각 21.7%, 15.2% 증가했지만 강북 14구는 여전히 거래 정체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치로만 보면 주택거래량 증가를 매매시장 반등의 신호탄으로 단정짓기 어려울 수 있지만 8·29 부동산 대책에서 소외된 강남 3구의 거래량 증가는 의미 있는 변화다. 단순히 가을 이사철 수요가 늘어 거래량이 증가했다면 강북 14구 지역도 증가세로 돌아섰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주택시장 침체기마다 강남 3구의 반등은 수도권 시장의 주도적 견인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 거래량 반등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추이를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거래량 반등의 원인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전세가격 상승으로 매매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시기에 매매수요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역과 가격 등을 꼼꼼하게 살피게 된다. 즉 무분별한 묻지마 투자가 아닌 가장 이상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선별적 투자가 시작됐고, 이는 과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낮았던 관심지역에서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세가격의 급등현상이 매매거래를 부추겼고, DTI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5대 신도시와 수도권의 주택 거래를 자극했다. 강북 14구는 여전히 매매거래의 증가폭이 둔화된 상태지만 시기적으로 차이가 나타날 뿐 관심지역의 거래 증가는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 예상한다. 두 번째 원인은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져 앞으로 매매가격의 상승 기대가 커졌다는 점이다. 실질 주택 공급이 감소하면서 앞으로 공급물량이 불확실하다. 그동안 지속적인 주택가격의 하락세를 보여왔지만 어느 시점부터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으면서 매매수요를 어느 정도 살아나게 한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반기 들어 불과 한 달 만에 텅 비어 있던 부동산 매물란이 꽉 찼다.

▎하반기 들어 불과 한 달 만에 텅 비어 있던 부동산 매물란이 꽉 찼다.

언론에서 주택가격의 폭락 가능성은 항상 이슈가 됐지만 예상보다 집값 하락폭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재 시점이 ‘무릎’이라고 판단하는 실수요자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밖에 계절적 이사철 수요로 인한 매매거래가 나타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9월 중 명절 연휴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증가율 폭은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이런 점들로 봐서 10월 중 이사철 거래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0년 4분기 주택 거래량은 내년 주택거래 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내년 중반까지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평형의 거래량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0~30평형대 중대형은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초까지 강남 3구, 용산구, 양천구 목동 등의 관심지역과 분당과 평촌 등의 신도시 매매거래는 지속적인 투자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소형 중심의 선별적 상승 기대나머지 지역은 관심지역의 거래보다 3~6개월 정도 늦게 움직일 가능성이 큰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인위적인 거래행위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추진되는 뉴타운, 재개발 사업 구역은 대체로 대규모로 개발되고 있어 특정한 구역의 개발로 인한 주변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따라서 강북지역의 거래량 증가도 올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정부가 마땅한 전세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세가격의 상승을 둔화시킬 방안이 매우 미흡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 내 상대적으로 입주물량이 풍부한 인천광역시, 파주시, 김포시 등으로 전세 이주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용인, 수원, 하남, 남양주 등은 전세 수요와 함께 매매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방은 최근 3년 동안 대규모 미분양 물량 때문에 신규 분양 공급 물량이 급감한 탓에 신규 입주 물량은 매년 감소세를 나타낸다. 그런 중에도 전세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 이슈라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관심지역 위주의 거래가 주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섣부르게 투자판단을 내리기보다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내년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부동산 거래량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처럼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진다면 실질소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주택 거래가 올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나라마다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정책이 주택거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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