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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걷어낼 태양광 기업

구름 걷어낼 태양광 기업

“북극곰이 빙하조각을 찾아 헤맨다. 녹록지 않다. 바뀐 기후 탓에 단단한 빙하를 찾을 수 없다. 걷기조차 버겁다. 북극곰은 결국 빙하를 찾아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의 한 장면이다. 가상이 아니다. 냉혹한 현실을 그렸다. 기후변화가 심각하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구를 파멸로 이끈다. 세계 각국이 태양광·풍력·수력 등 청정에너지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지구 생태계를 지키고, 날로 고갈되는 석유·석탄 등 자원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태양광은 가장 주목되는 분야다. 무엇보다 무한하고 청정하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력만 갖추면 에너지 수급을 두고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860만㎢에 달하는 사하라 사막의 10% 면적에 태양전지를 설치하면 세계 전력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태양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독일 등 유럽국가는 오래전부터 태양광 산업 발전에 전력을 기울인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세계 태양광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태양전지의 생산용량은 전체의 50%에 달한다. 이젠 ‘세계의 태양광 공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한발 늦었지만 한국도 태양광 산업의 투자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그룹·LG그룹 등 대기업이 태양광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국내 태양광 관련 중소기업도 R&D(연구개발) 투자를 위해 곳간을 활짝 열고 있다. 하지만 구름 속에 갇혀 태양을 보지 못하는 태양광 기업도 아직 많다.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유력 태양광 기업 15선(選)을 공개한다. 총 매출액 1000억원 이상, 태양광 사업을 실제로 추진하거나 구체적 계획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폴리실리콘 분야

빼어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노려

OCI, 2012년 폴리실리콘 연 생산능력 6만2000t 美 헴록 獨 바커 따돌려
▎OCI는 전북 군산의 새만금산업단지에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발전 소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사진은 올 8월 전북도청에서 가진 투자협약식.

▎OCI는 전북 군산의 새만금산업단지에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발전 소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사진은 올 8월 전북도청에서 가진 투자협약식.

1959년 설립된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무기(無機)화학의 종합판’ 소다회(탄산나트륨 무수물의 공업명) 공장을 국내 최초로 지으며 한국 대표 화학기업으로 우뚝 섰다. 태양광 산업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태양전지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에 뛰어든 건 2005년 말이다. 2007년 연산 5000t 규모의 1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의 1만t 급 2공장과 3공장을 지었다. 폴리실리콘 판매는 2008년 3월 시작했다.

OCI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일류급인 ‘텐 나인(99.99999999%·불순물 함량 10억분의 1)’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일레븐 나인급 제품도 일부 생산한다. 나인 나인급만 돼도 고순도 제품으로 분류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OCI의 빼어난 기술력을 짐작할 수 있다.

OCI의 실적은 태양광 사업 진출 후 크게 늘었다. 매출은 2007년 1조3427억원에서 2009년 2조1018억원으로 56% 늘었다. 올해 매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26%. 2005년 여름 2만4000원대에서 오르내리던 주가도 올 12월 현재 3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생산능력은 현재 미국 헴록에 이어 2위. OCI는 지난 12월 8일 폴리실리콘 생산을 늘리기 위해 2년간 1조8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공장 부지엔 연산 2만t 규모의 제4공장을 1조6000억원을 들여 건설할 계획이다. 완공목표는 2012년 10월이다. 또 2012년 12월까지 폴리실리콘 제3공장의 7000t 규모 추가증설에 2800억원을 투자한다. 증설이 끝나면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6만2000t으로 늘어 세계 1위 폴리실리콘 공급업체가 된다.

▎상주에 위치한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상주에 위치한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OCI 관계자는 “태양전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해외 주문량이 현재 생산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 생산규모를 갖춘 제4공장이 가동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은 기자 lsecono@joongang.co.kr



순도 100억분의 1 기술력

웅진폴리실리콘, 상업생산 본격 돌입 … 웅진에너지와 수직계열화 기대
2008년 설립된 웅진폴리실리콘은 태양광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생산량은 연산 5000t 규모. 세계 최고 수준인 ‘일레븐 나인’(99.999999999%·순도 100억분의 1)의 기술을 바탕으로 올 11월 상업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2011년 매출 목표는 2500억원대. 그중 55%를 해외에서 올릴 계획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과 6900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계약기간은 2011년부터 5년간이다. 계약금액의 일부는 선급금으로 받았다.

웅진그룹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웅진폴리실리콘과 더불어 잉곳·웨이퍼 생산기업 웅진에너지를 보유해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지난 9월 1일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에 올랐다.

임성은 기자 lsecono@joongang.co.kr
▎현대중공업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현대중공업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태양광 토털 공급자 도약 목표

현대중공업, KCC와 연산 2800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합작건설
12월 2일 현대중공업은 유리·건축자재 업체인 프랑스 생고방 그룹과 충북 오창 외국인투자지역에 박막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1위의 조선업체라는 수식어로 더 익숙한 현대중공업은 1973년 설립돼 매출의 대부분을 조선 관련 사업으로 올렸다. 최근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자 비조선 부문을 늘려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을 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사업은 크게 조선·엔진·건설장비·해양·플랜트·전기전자시스템 등 6개 본부로 나뉜다. 이 가운데 변압기 수출이 주 사업인 전기전자시스템 본부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태양광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2004년 말 본격적으로 솔라에너지 영업부와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솔라에너지부를 꾸렸고 2005년에는 모듈 공장을 가동해 생산을 시작했다.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태양광 사업의 비중은 10%에 못 미친다. 투자는 매우 활발하다. 회사 전체 투자비의 20~30%가 태양광 사업에 투입되고 지금까지 투자비가 5000억원을 넘는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잉곳·웨이퍼를 제외한 폴리실리콘, 태양전지, 설치·시공 등 태양광 산업의 전 과정을 다룬다. KCC와 연산 28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합작건설해 올해 4월부터 양산에 들어갔고, 태양전지 공장은 2007년 1공장을 완공해 현재 2공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생산 규모는 태양전지 370㎿, 모듈 460㎿ 수준. 2012년에 각 1GW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 잉곳·웨이퍼 생산공장을 건설해 생산을 시작하면 태양광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태양광 산업과 관련해 이 회사가 출시하는 제품은 태양전지 모듈과 직류전기를 교류로 바꿔주는 태양광용 인버터다. 모듈은 저가인 중국산과 고가인 일본·유럽산 사이에서 세계 평균보다 좀 낮은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도 뒤지지 않는다. 2006년부터 태양광 선진 시장인 독일 등에 수출해 IEC(태양광 국제 규격) 등을 획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올해 수출 비중은 95% 정도다. 독일이 주요 수출국이고 최근 북미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현대중공업 이창용(솔라에너지부) 부장은 “태양광 산업은 가격경쟁력이 중요해 전 공급과정을 갖추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앞으로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제안자에서 건축·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발전소 운영까지 할 수 있는 종합 공급자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잉곳·웨이퍼 분야

글로벌 웨이퍼 업계 TOP3 ‘호시탐탐’

넥솔론, 매출 2000억원 훌쩍 넘어 “중국 따라잡겠다”
잉곳·웨이퍼 생산업체 넥솔론은 국내 1위 웨이퍼 기업이다. 2007년 반도체 기업의 핵심 인재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창업 초기엔 신재생에너지 관련 화학제품 제조·판매를 했지만 2008년 7월 익산 제1공장 건립을 계기로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넥솔론의 생산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엔 전년비 93% 늘어난 230㎿ 규모의 웨이퍼를 생산했다. 덩달아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2008년엔 매출 758억원에 그쳤지만 2009년 매출은 2055억원으로 2.7배가 됐다.

넥솔론은 현재 800㎿ 규모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 안에 제3공장을 착공할 방침이다. 제3공장이 2011년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1.8GW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웨이퍼 생산능력이다. 공장건설과 장비설치를 위해 3000여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계 웨이퍼 시장은 중국 LDK(1.1GW), 노르웨이 REC(800㎿), 미국 MEMC(600㎿) 등이 이끌고 있다. 넥솔론은 창립 4주년이 되는 2011년까지 생산량 1GW를 달성해 글로벌 웨이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기술력 향상과 핵심 설비의 국산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넥솔론 이우정 대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웨이퍼 업체를 따라잡는 게 당면 목표”라며 “깨끗한 원료와 기술적 노하우를 토대로 품질 면에서 고객의 신뢰를 받겠다”고 다짐했다.

최진화 기자 babylion@joongang.co.kr



태양광 장비로 해외 시장 공략

세미머티리얼즈, 폴리실리콘 제조장비 사업에 주력 … LED 분야 진출 계획
2000년 설립된 세미머티리얼즈는 태양광 전문업체다. 반도체·태양광 소재 유통기업으로 출발했지만 2006년부터 장비 제조에 주력해 태양광 소재·핵심 장비 제조기업으로 변신했다. 이 회사는 폴리실리콘 제조를 위한 CVD 리액터(화학기상증착반응기), 단결정 잉곳 성장장치인 그로어 등 장비를 만든다. 단결정 잉곳과 웨이퍼·카본그라파이트 등의 소재도 생산한다. 이 사업은 태양광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과 관련이 있다.

세미머티리얼즈는 2009년 SiH4(모노실란) 가스를 활용한 모노실란 방식으로 CVD 리액터를 국산화하는 성과를 이뤘다. CVD 리액터는 폴리실리콘을 대량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장비다. 내부에 슬림로드를 장착하고 모노실란 등의 가스로 폴리실리콘을 증착하는 역할을 한다. 슬림로드는 폴리실리콘의 원재료다. 그로어는 잉곳을 확대하는 장치로 웨이퍼를 만드는 핵심장비로 쓰인다.

그로어에서 생산된 원통형의 잉곳을 가로로 잘라 태양전지의 기판인 솔라웨이퍼를 생산하는데 순도와 공정에 따라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광 웨이퍼로 나뉜다. 단결정 잉곳을 세로로 자르면 얇은 사각기둥 모양의 슬림로드가 만들어진다. 또 다른 생산 소재인 카본그라파이트는 CVD 리액터와 그로어 내부에 장착되는 소모성 부재료로 히터 역할을 한다. 회사 측은 “소재 부문은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장비 부문은 최근 수요가 늘어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세미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제품과 장비는 거의 100% 수출된다.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은 99.8%(2009년 기준)에 달한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이고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경북 경산 지역에 LED(발광다이오드) 광원 분야 제조공장과 연구소를 설립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신사업에 진출했다. 회사 측은 “12월에 공장을 준공해 LED칩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태양광 산업과 LED 산업을 융합한 아이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대만 시장 개척한 유망 태양광 업체



▎오성엘에스티 아산사업장 전경.

▎오성엘에스티 아산사업장 전경.

오성엘에스티, 폴리실리콘 안정적 공급망 확보 … 시가총액 3000억원 훌쩍
1994년 설립된 오성엘에스티는 2008년까지 LCD 제조장비와 LCD용 기능성 보호필름을 만들었다.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건 2009년 12월, 태양전지용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한다. 현재 잉곳 생산량은 180㎿. 2013년 상반기까지 1GW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성엘에스티는 강점이 많다. 태양광 잉곳·웨이퍼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자회사인 한국실리콘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한국실리콘은 연간 32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제2공장이 건설되는 내년부턴 생산량이 1만10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성엘에스티 관계자는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관련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곳·웨이퍼 생산장비를 직접 제조하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 중 하나다. 잉곳 장비는 모기업인 수성기술이, 웨이퍼 장비는 직접 제작한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정부가 시행하는 녹색기술인증을 받았다. 대만의 네오솔라파워와 1250억원 규모의 태양광 웨이퍼 공급계약을 체결해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빼어난 기술력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실적도 빠르게 개선된다. 2008년 매출 513억원을 올린 오성엘에스티는 올해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1년엔 이보다 37% 늘어난 3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성엘에스티의 시가총액은 올 12월 현재 3140억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46위에 올라 있다. 올 초 6000원에 머물던 주가는 고속성장에 힘입어 11월 25일 1만5000원을 훌쩍 넘었다. 현재 주가는 1만4000원대.

최진화 기자 babylion@joongang.co.kr



잉곳 생산량 1GW 시대 활짝

웅진에너지, 안정적 공급처 확보 최대 강점
▒ 2006년 11월 미국 선파워와 조인트벤처로 설립된 웅진에너지는 태양전지용 잉곳·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6월 웅진그룹 계열사 중 다섯 번째로 상장한 웅진에너지는 빠르게 성장한다. 매출은 설립 이듬해인 2007년 28억원에서 2009년 1189억원으로 43배가 됐고, 올해엔 162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2008년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잉곳 생산량은 올 12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약 600㎿이고, 내년 9월엔 1GW를 달성해 전 세계 단결정 실리콘 잉곳·웨이퍼 분야에서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웅진에너지 대전공장.

▎웅진에너지 대전공장.

이 회사의 고속성장 비결은 선파워라는 안정적 거래처를 확보한 것이다. 향후 미국 태양광 시장이 커지면 선파워와 함께 웅진에너지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현재까지 미국에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태양광 프로젝프는 약 5400㎿”라며 “미국의 2009~14년 태양광 설치량은 연평균 71%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퍼스트솔라와 더불어 대표적인 미국의 태양광 업체인 선파워는 현재 약 5GW의 태양광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고, 이 중 60% 이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6년까지 선파워와 태양광 잉곳 공급계약을 체결한 웅진에너지는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태양광 소재 부문의 수직계열화도 웅진에너지의 강점이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태양전지의 원재료 폴리실리콘은 2011년까지 선파워로부터 공급받고 이후엔 웅진폴리실리콘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웅진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생산설비에 투자하고 있다. 2007년 1400여억원을 투입해 연산 350㎿의 제1공장을 완공했고 2009~11년 하반기 2830억원을 들여 제2공장을 완전가동할 계획이다. 더불어 제3공장 부지매입 및 기존 공장 공정개선·R&D 등을 위해 440억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대전시와 제3공장 부지매입 관련 MOU를 체결했고, 투자금액은 검토 중이다.

임성은 기자 lsecono@joongang.co.kr



반도체 웨이퍼 분야의 신흥 강자

LG그룹 계열 실트론, 과감한 투자로 생산규모 600㎿로 확대 방침
최근 5년간 연평균 18%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며 급성장하는 실트론은 LG그룹 계열의 반도체 웨이퍼 전문 생산업체다. 2007년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를 개발해 태양광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주력상품은 아직 반도체용 300㎜ 웨이퍼지만 반도체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태양전지 웨이퍼 사업부문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올 12월 현재 생산규모는 50㎿. 올 8월 구미시와 MOU를 체결하고 실트론 1공장 부지에 태양광 웨이퍼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실트론은 2015년까지 이 라인에 4000억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600㎿로 확대할 방침이다. 매출은 올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트론은 올 3분기까지 누적 75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매출 1조원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은 8001억원이었다.

실트론이 웨이퍼 생산에 본격 돌입하면서 LG그룹은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의 밑그림을 완전히 그렸다. LG화학(폴리실리콘), 실트론(솔라 웨이퍼), LG전자(태양전지 셀과 모듈), LG CNS(발전사업 개발과 프로젝트), LG솔라에너지(발전소 운영)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트론은 태양광뿐 아니라 차세대 광원으로 꼽히는 LED 소재사업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에 따른 재원 확보를 위해 IPO(기업공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증권사는 내년 상반기 중 실트론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원석 기자 ubiquitos83@joongang.co.kr



태양전지(셀·모듈) 분야

업계 최고 효율 태양전지 개발 ‘끝’

▎삼성전자의 결정질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

▎삼성전자의 결정질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


삼성그룹,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 빠르게 완성될 전망지난해 9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선 PV(결정질 폴리실리콘 태양전지 연구개발) 라인 가동식이 열렸다. 태양광 사업 진출을 위한 첫발이었다. PV라인의 규모는 30㎿급. 장비 국산화 비율은 85%에 달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효율적 라인운영과 양산능력도 아울러 확보했다. 1년이 흐른 올 8월. 삼성전자는 미국 나노기술 전문벤처기업 나노시스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해 기술사용권을 획득했다. 태양전지 효율의 극대화가 가능한 나노물질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나노형은 3세대 태양전지다. 1세대는 폴리실리콘형, 2세대는 박막형 태양전지다.

삼성그룹이 태양광 산업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태양전지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결정질 태양전지의 광변환 비율은 19%.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12%로 업계 평균 9%를 훌쩍 넘어섰다. 종류도 다양하다. 염료감응형·CIGS형 등 다양한 박막형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나노시스에 투자해 확보한 ‘퀀텀도트’ 기술은 태양전지 개발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퀀텀도트 기술은 태양광 흡수면적을 넓혀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사업장의 태양전지 R&D 생산능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총 130㎿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태양전지는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강점은 태양전지뿐만이 아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발전시스템→수출로 이어지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MEMC와 폴리실리콘 합작공장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을 가공하는 잉곳·웨이퍼 사업은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담당할 전망이다. 미국 코닝과 보광 그리고 삼성코닝이 합작투자한 이 회사는 정밀 평판 유리를 제조·판매한다. 태양전지는 삼성전자, 발전시스템과 수출은 각각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 6월 그룹의 미래를 이끌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태양전지를 선정했다. 부품소재에서 전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태양광 사업 전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2020년까지 누적투자 6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목표 매출은 10조원에 달한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삼성이 태양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업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의 진출이 본격화하면 국내 태양광 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성홀딩스 생산현장 모습.

▎신성홀딩스 생산현장 모습.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광변환 효율 19.6%, 세계신기록 깨다



신성홀딩스, 올 11월에만 3000억원대 장기공급계약 잇따라 체결
신성홀딩스는 결정질 태양전지 셀을 제조하고 있다. 6인치의 단결정·다결정 태양전지와 함께 컬러 태양전지를 생산한다. 2007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신성홀딩스는 2008년 10월 공장을 준공한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8년 매출 56억원, 2009년 매출 66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80㎿ 규모인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 올해 말이면 250㎿로 증가한다. 목표는 2015년까지 생산량 1GW를 확보하는 것이다.

신성홀딩스의 결정질 태양전지는 효율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광변환 효율 18%의 태양전지를 양산하는 이 회사는 최근 끊임없는 R&D를 통해 19.6%를 달성했다. 광변환 효율 19.6%는 세계신기록이다. 지난해 4월부터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 연구소와 공동연구개발로 이뤄낸 성과다.

이 회사의 강점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장비의 국산화다. 신성홀딩스는 국내 태양전지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국산 장비로 라인을 구축했다. 외산 장비에 비해 가격이 싸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설치기간도 짧다. 50㎿ 기준 외산 장비로 1개 라인을 구축할 때 10~12개월이 걸리지만 국산 장비로 구축하면 5개월이면 끝난다. 신성홀딩스 관계자는 “반도체 양산 전문가와 태양전지 전문 연구원이 함께 연구개발해 국산 장비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직계열화의 초석도 다졌다. 2008년 LCD(액정표시장치)·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오성엘에스티와 합작해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자회사 한국실리콘을 설립했다.

신성홀딩스는 최근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해 주목을 끌고 있다. 11월 9일 이탈리아 엔네퓨와 2년간 태양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5일엔 티엔솔라, 26일엔 한국철강과 각각 837억원, 1586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이탈리아 엔네퓨와는 선수금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LIG투자증권 정유석 연구원은 “신성홀딩스는 태양전지 제조업체 중 선수금을 받고 계약하는 극소수 기업 중 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최근 수주가 공급기간이 2~4년에 달하는 중장기 계약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11월 이후 3개 신규계약과 1개 정정계약을 포함해 총 3109억원 규모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임성은 기자 lsecono@joongang.co.kr



유럽에서 ‘품질’로 통한다

에스에너지, 기술·품질로 해외시장 정면돌파 … PER 낮아 “투자 매력적”
2001년 삼성전자 태양광 사업부에서 분사한 결정질 태양전지 모듈 제조업체 에스에너지는 뛰어난 기술력을 뽐낸다. 태양전지 패널의 건물외벽 시공구조 등 3개 특허가 있고, 실용신안은 7개에 달한다. 최근엔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인 ‘양면발전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2011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이 제품은 태양광을 받는 면적이 두 개다. 기존 단면셀 모듈에 비해 5~10% 효율이 높다.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최대 20%까지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막화 모듈 개발도 성공했다. 사막용 모듈은 일조량에 상관없이 일정한 효율을 낼 수 있는 태양전지를 말한다. 양산에 성공할 경우 7조원(2014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막용 모듈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 규모의 유럽 인터솔라 박람회에 참여한 에스에너지.

▎세계적 규모의 유럽 인터솔라 박람회에 참여한 에스에너지.

품질도 최고 수준이다. 세계적 태양광 전문 리서치 기관인 독일 포턴은 올 3월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 세계 태양전지 모듈을 상대로 테스트한 결과 에스에너지의 태양전지 모듈이 효율 등 품질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높은 기술력과 품질은 알찬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07년 450억원에서 2009년 1456억원으로 224% 늘었고, 올해엔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돌파가 기대된다. 정유석 LIG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시장 규모는 2010~14년 연평균 22% 성장하겠지만 에스에너지는 28%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에너지는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올리는 수출주도형 기업이다. 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을 기반으로 북미·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엔 무역협회에서 수여하는 ‘1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에스에너지 관계자는 “높은 기술력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빠르게 해외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강점은 수평계열화다. 폴리실리콘을 직접 구입해 잉곳·웨이퍼, 셀 업체에 임가공을 위탁한다. 이는 셀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보다 10%가량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폴리실리콘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안정적 원료 수급이 가능하다.

에스에너지는 2007년 태양광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 현재 시가총액은 1619억원, 주가는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PER(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가 5.6배에 불과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2015년 태양광 분야 매출 3조원 예상

LG전자, 태양전지 집중하며 그룹의 태양광 사업 주도

▎LG전자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LG전자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태양광은 LG전자, 나아가 LG그룹이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분야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LG전자의 조직개편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이 회사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LG전자는 태양광과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사업을 담당하던 AC(에어컨)사업본부의 명칭을 AE(에어컨 및 에너지솔루션)사업본부로 바꾸고 본부 내 솔라생산실을 생산팀으로 승격했다.

LG전자는 2006년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가 중점을 둔 분야는 태양전지다.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고 수준인 11.1%의 에너지 효율을 내는 박막형 태양전지 기술을 발표했다. 빛에너지가 태양전지에 100이 투입됐다면 11.1만큼 전기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현재 상용화된 박막형 태양전지의 효율은 대략 8~9%다. 올 8월에는 이 회사가 개발한 ‘130마이크로미터 박막형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이 정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국내 가전업체로는 처음이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최초로 태양전지 하이브리드 에어컨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이 에어컨은 에어컨 실외기 상단에 태양전지 모듈을 채용해 보조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태양전지 양산 시점도 시장의 예상보다 빨랐다. LG전자는 2008년 말 경북 구미에 120㎿급 생산라인을 완공해 올 초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120㎿급 신규 라인을 증설 중이다. 120㎿는 4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총 투자 규모는 2200억원으로 1, 2라인 모두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한 결정질 방식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LG관계자는 “내년에는 330㎿ 수준으로 양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양산 직후 유럽을 중심으로 주문이 몰렸다. LG전자 측은 “2011년 생산물량까지 예약이 끝났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15년까지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1GW급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 동안 약 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매출을 3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목표다.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도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폴리실리콘(LG화학) →잉곳·웨이퍼(실트론)→태양전지 셀·모듈(LG전자)→시스템 구축(LG CNS)→발전(LG솔라에너지)’의 그림을 그려왔다. 이 과정에서 LG전자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LG전자에 따르면 그동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으로 분산됐던 태양전지 R&D를 LG전자가 도맡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정이 났다. 그동안엔 LG전자가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을 독자 진행하고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은 3개사가 동시에 R&D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경북 구미에 2㎿ 규모 시험생산라인을 설치하고 고효율 실리콘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의 태양전지 셀 생산라인.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의 태양전지 셀 생산라인.

백우현 LG전자 신성장동력기술담당 사장은 12월 1일 정부가 주최한 ‘신성장동력 전략회의’에 참석해 “퍼스트솔라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퍼스트솔라는 박막형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미국 업체다. LG전자의 지향점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공격적 M&A로 태양광 사업 이끌어

한화케미칼, 목표주가 5만원 훌쩍 “2011년 태양광 효과 가시화”

한화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PE(폴리에틸렌)와 PVC(폴리염화비닐)를 생산해 한국 플라스틱 산업의 문을 열었다. 1965년 회사 설립 이후 각종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한 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 전문기업이다. PE 분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3%에 달한다. 2009년 매출 3조337억원, 영업이익 4108억원을 달성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2008년 7월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한화케미칼은 2009년 상반기 30㎿ 규모의 태양전지 장비·기술 등을 일괄 도입했고, 올 1월 울산공장에서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울산공장은 태양전지의 표면을 습기 또는 부식에서 보호하는 EVA 시스템을 구축해 원가절감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태양전지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추기 위해 해외 기업을 M&A(인수합병)하고 있다. 올 8월엔 중국의 솔라펀 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솔라펀은 셀 500㎿·모듈 900㎿의 생산규모를 갖춘 세계 4위권 태양전지 기업이다. 10월엔 미국의 태양광 기술업체 1366테크놀로지의 지분을 인수해 기술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1366 테크놀로지는 녹아 있는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렉트 웨이퍼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잉곳 과정을 건너뛸 수 있어 원가경쟁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한화케미칼은 앞으로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주력 생산할 방침이다. 2012년엔 결정질 실리콘 방식의 태양전지 생산규모를 330㎿로 늘리고, 2020년까진 2GW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올 초 1만3000원대에서 3만2000원대로 146% 올랐다.

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황규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 회사의 목표 가격을 5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업종 내 선호종목으로 지정했다. 황 연구원은 “태양전지·바이오시밀러·2차전지 양극물질 등 사업다각화 효과가 2011년부터 가시화된다”며 “이젠 복합화학 회사로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년 영업이익을 올해보다 11% 개선된 8309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국제적 금융 네트워크와 영업망을 가진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금융·건설·제조분야 등에서 축적된 그룹 차원의 역량을 활용해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장원석 기자 ubiquitos83@joongang.co.kr
▎LS산전이 인천공항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

▎LS산전이 인천공항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



발전 시스템 분야

공항에 태양광 시스템 구축 “불문율 깨다”

LS산전, 가정용 인버터 일본 인증 획득, 태양전지도 개발

LS산전은 2012년까지 그린 비즈니스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녹색전력IT, 친환경 전력기기 등 21세기 신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1998~2008년 전체 R&D 비용의 47%를 그린 비즈니스에 투자했고, 앞으로 60%까지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그린 비즈니스 매출은 전체의 10% 수준이지만 2012년 24%, 2015년 47%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S산전의 주력사업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다. 1989년 계통연계형 인버터와 독립형 인버터 그리고 연료전지 인버터를 개발했다. 가정용 인버터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의 4㎾급 가정용 인버터는 인증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JET 인증을 획득했다. 1993년 국산 태양광 모듈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2001년 태양광에너지 ‘건물 일체형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2007년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설치했다.

사실 공항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금기시돼 왔다. 빛의 반사 때문에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LS산전은 반사광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계해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전력망에 연계하는 PCS(Power Conditioning System)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이 PCS 기술은 정부가 시행하는 녹색기술인증 제1호를 획득했다. 발전시스템만 구축하는 건 아니다. 태양전지 모듈도 개발한다. 2008년 초 광변환 비율이 14.6%에 달하는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한 기업이 LS산전이다. 현재는 연간 120㎿급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태양전지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해 태양광 발전사업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ubiquitos83@joongang.co.kr



‘SUNDAY Series’ 태양광 기술력의 결정체



SDN, 국내외 200개 태양광발전소 건설 … 올해 불가리아 진출
1994년 설립된 SDN(옛 서울마린)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소기업이다. 2003년 태양광발전사업부를 신설하고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국내외 200여 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불가리아엔 45㎿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20㎿는 올해, 나머지 25㎿는 2011년 완료할 예정이다.

SDN은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통합기술을 가지고 있다. 대표 제품은 ‘SUNDAY Series’. SUNDAY Series에는 광변환 비율이 15%에 달하는 선데이 모듈과 변환효율 97%의 인버터 등 발전에 필요한 모든 부품이 포함돼 있다. SDN 관계자는 “2004년 신재생에너지 연구소를 설립하고 꾸준히 R&D에 힘써왔다”며 “지난해 4월 준공한 광주첨단공장도 기술력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광주첨단공장엔 자동화 설비로 모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공장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충당한다. 이 공장은 올해 100mw의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장원석 기자 ubiquitos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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