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선관위 등 공공영역 채용 비리, 해답은 국가채용원이다 [이근면의 시사라떼]

선관위 매년 90여 건 채용절차 규정 위반 이뤄져
전문적 역량 갖춘 외부기관 국가채용원서 지원자 뽑고 배치해야

지난 2월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상담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근면 사람들연구소 이사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눈총이 따갑다. 그동안 국민의 견제와 감시는 대통령실, 국회, 검찰, 언론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권력기관에 집중되어 왔다. 선관위가 이토록 성토의 대상이 되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지난 2월 27일 감사원이 발표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 관리 실태’ 감사 결과는 너무나 실망스럽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경력경쟁채용 관련 규정 위반이 총 878건에 달한다. 매년 90건 가까운 채용절차 규정 위반이 빈번히 이루어져 온 것이다. 전현직 사무총장 등 고위직들은 공공연히 자녀를 선관위에 낙하산으로 들여보냈다.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도 문책과 책임은 멀리 있고 남의 눈물은 흘리게 하고 특권을 누렸다는 당사자들은 오늘도 건재하다. 

그야말로 종합적 불공정과 부정의 백화점을 보여주었다. 꽁꽁 얼어붙은 채용 시장의 한파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대못을 박는 공적 테러이다. 공공적 신뢰와 공정성에 대한 희망을 부숴 트리는 공적 횡포이다. 그동안 대거 공공기관에서 있었던 채용 비리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수년 전에도 TOP 뉴스가 되었던 강원랜드 청탁 채용 사건, 국정원 채용비리, KT 부정 채용 사건 등의 불공정 논란이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었지만 시스템이 보완되어 청년의 피눈물을 닦아 주어 공정한 공공 채용이 이루어지겠거니 하는 기대는 또 한 번 국민을 실망시켰다. 일반 공공기관을 넘어 헌법 기관까지 무차별적인 부정이 상시적인 관행으로 구조화, 고질화되고 마치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서슴없이 공언하는 지경에 이르니 과연 무엇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가 혼란스러운 현실이다. 

청년 취업자,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 낳은 사태

쌍팔년도식 채용 비리는 선관위의 권위와 신뢰를 한순간에 잠식한 최악의 참사다. 그동안 논란이 된 채용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었고 전반적인 부정과 불공정성이 공공 채용 영역에 똬리를 단단히 틀고 있는 것이란 인식을 확산시켰다. 그야말로 공적 기능의 공정성이 철저히 무너진 것이다.  

이번 사태는 채용에 목매는 청년 취업자에게 낙망과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원망을 낳았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려면 공공 채용의 가장 큰 실책인 불공정, 불투명한 채용절차부터 손봐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떳떳한 채용절차를 통과해 누가 봐도 그 일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줘야 일의 결과물인 공적 활동도 공신력이 생기는 법이다.

선관위의 일탈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은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그중 문제의 핵심인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지에 관한 문제는 채용 절차의 투명성, 공정성,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제에 공공기관 인사채용 업무를 전담하는 가칭 국가채용원을 만들고 국가채용원으로 하여금 인력 충원 전반을 맡겨보자. 업무 역량과 공적 마인드를 동시에 갖춘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독립기관이 있다면 고위직이 사전에 채용정보를 빼내거나, 심사위원에 측근을 배치하고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비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그동안 있었던 국민적 신뢰도 회복할 수 있는. 

2023년 12월 31일 기준 행정부 소속 공무원은 114만 명에 이르고 응시생만 해도 매년 6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47만명 공공기관까지 망라하여 채용을 전담하는 국가채용원이 채용 업무를 맡아 외압을 차단하고 실력 있는 지원자를 찾아내는 데는 추락한 공공성을 회복하고 양질의 인재를 획득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공공기관의 직원들도 부당한 압력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 전문적 역량을 갖춘 외부기관인 국가채용원에서 뽑아주는 실력 있는 지원자를 배치하기만 하면 된다.

전문성·공정성·효율성·객관성 등 모든 면에서 응시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 외교, 국방, 경제 산업 지도가 바뀌어 가는 격변기이다. 이에 수반된 세계적 인재 쟁탈 전쟁에서 공공영역의 인재를 우선 확보하는 대안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응시생은 대입 예비고사 응시생보다 많고 훨씬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절차적 투명성, 공공적 신뢰성은 전문적 기능과 역할이 담보할 수 있다. 공적 영역의 채용 기관과 절차 수준의 낙후성도 바로잡아 국민의 신뢰를 온전히 회복하고 공적 기관 활동의 정당성도 도모할 수 있는 길이다. 

'2025 부산권 대학교와 함께하는 드림온 채용박람회'가 열린 지난 3월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 1층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국가채용원에 인력·예산 보장해야

공무원 (신입, 경력, 고위직 등)과 정부 투자기관 등의 공공기관의 채용 절차 관련 일체를 담당하는 인재 선발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게 될 국가채용원에 충분한 인력과 예산만 보장해 준다면 실제 전문화, 집중화의 효용은 오히려 국민 세금을 아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각 기관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제각기 비전문적으로 해 왔던 채용절차를 갈아엎고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결합한 최신 과학적 채용절차를 통해 준비된 공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고 인재를 확보하여 공무원의 경쟁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조직의 성패와 성장은 사람에 달린 것이고 핵심 인재는 미래를 약하는 법이다.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채용 업무는 조직의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할 엄중한 일이다. 공무원 채용 실패는 국가 운영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의 채용과정보다 더욱 신중하고 전문적으로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고도의 공정성과 공공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담 국가채용원을 만들어 일을 맡기면 공공 영역은 자연히 본업인 공공 관리를 더 잘하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바뀌어 국가 발전에 획기적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좋은 인재가 일 잘하는 공직사회⌟ 결국 대한민국의 내일을 담보하는 일이다.

이근면 사람들연구소 이사장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계엄에 산불까지...‘백척간두’ 韓 경제, 성적표 살펴보니

2보스턴 펜웨이파크에 LG전자가 설치한 ‘초대형 LED’ 정체는?

3곤봉으로 유리창 ‘쾅’...尹 파면에 경찰버스 부순 남성 ‘구속’

4대구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조종사 1명 사망

5기아, 다문화 청소년 위한 ‘하모니움’ 교육 프로그램 본격 가동

6티웨이항공, 유럽 항공권 프로모션 실시

7 대구 북구 산불 진화 헬기 추락

8 尹 "자유와 주권 수호를 싸운 여정, 역사로 기록될 것"

9“트럼프, 손 떼라”...美 전역서 ‘反트럼프 시위’ 열려

실시간 뉴스

1계엄에 산불까지...‘백척간두’ 韓 경제, 성적표 살펴보니

2보스턴 펜웨이파크에 LG전자가 설치한 ‘초대형 LED’ 정체는?

3곤봉으로 유리창 ‘쾅’...尹 파면에 경찰버스 부순 남성 ‘구속’

4대구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조종사 1명 사망

5기아, 다문화 청소년 위한 ‘하모니움’ 교육 프로그램 본격 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