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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SSUES : 이란 정권의 새로운 적

THE ISSUES : 이란 정권의 새로운 적

테헤란의 대학생 루즈베흐(26)는 혁명가를 자처한다. 하지만 어머니 집에서 사는 그가 자신의 방 밖으로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 세대 중 상당수가 현 정권을 싫어한다”고 익명을 요구한 그가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를 통해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는 하루 14시간 동안 정부가 설치한 방화벽을 피해 가며 이란 안팎의 다른 이란 사이버운동가들과 뉴스를 공유한다. 그의 전략은 요즘 가두시위를 접고 대신 온라인에서 조직을 확대해 가는 이란의 반정부단체 녹색운동(Green Movement) 지도자들의 방식과 일치한다.

루즈베흐는 이란의 현 지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그들은 공개적으론 물론 아니라고 시치미를 뗀다. 이란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와 그의 동맹세력들은 “의미 있는 세력기반이 없는 패배자들”이다. 그러나 그런 비아냥은 공허하게 들린다. 실상 이란 혁명수비대는 더는 안 되겠다 싶었던지 ‘영구 소프트 전쟁국’을 신설했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말로는 “우리 소프트 전쟁 방위 메커니즘의 허점”을 메우는 일을 전담한다. 2009년의 대대적인 가두시위는 친정부적인 바시지 민병대의 눈에 띄지 않는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운동가들은 단문 메시지, 위성 TV, 그리고 당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소셜 네트워킹을 통해 저항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도구는 페이스북이다. 이는 혁명수비대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제작한 TV 프로그램 ‘페이스북이라는 괴물’에서 잘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시온주의 스파이로 묘사된다. 혁명수비대는 또한 앞으로 몇 달 동안 신설된 페이스북 침투 비상대책반을 강화하리라 예상된다. 이 팀은 그 사이트를 배회하며 이란 정권의 비판세력을 색출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일을 맡는다. 테헤란 공항을 찾는 이란인 여행자들에겐 그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사용에 관해 불심검문을 받는 일이 거의 다반사가 됐다.

이란 정부는 불법 TV와도 싸움을 벌인다. 위성 안테나의 소유가 법으로 금지됐지만 그래도 수백만 가구가 국가에서 제작한 따분한 종교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대신 서방에서 사는 이란인들이 운영하는 불법 채널을 시청한다. 최근 몇 달 새 당국이 공세를 강화했다. 전파를 방해하고 전 지역에서 일제단속을 벌여 지붕에 설치된 안테나를 압수하고 접시당 최대 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단속반이 돌아간 뒤 몇 시간 만에 새로운 안테나가 세워지기 시작한다.

얼마나 많은 이란인이 이 지하 전자세계에 동참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혁명수비대의 단속 노력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상황이 다급해지면 이란 정부가 사용 가능한 대역폭을 줄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든 뉴스는 새나간다. 온라인 저항운동 그룹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는 현 독재정권 대신에 민주 정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루즈베흐가 통화를 끝내며 말했다. 그는 하나의 링크를 클릭해 새로운 시위 장면 사진들을 3000명의 친구와 공유한다. 그리고 그 3000명 하나하나에게 다른 친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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