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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베트남이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베트남이 기회의 땅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발리민주주의포럼 개막식.

새롭게 떠오른 기회의 땅이 마빈스(MAVINS), 비스타(VISTA), 시베츠(CIVETS), 넥스트11 같은 신조어를 빌려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 2001년 짐 오닐 골드먼삭스자산운용 회장은 브릭스(BRICs)라는 단어를 사용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거대 신흥국 집단을 세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브릭스 국가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주가 상승률을 보여 투자자들은 차세대 신흥국을 탐색하기에 이르렀다.



인도, 경제 펀더멘털 튼튼

새롭게 등장한 신흥국은 현재보다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중심으로 선정된다. 여러 국가 가운데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지속적으로 거론돼 눈에 띈다. 두 나라의 현재 경제 상황과 투자 전략을 알아보자.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거대 인구 덕에 오래전부터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로 손꼽혔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고 독재정권이 몰락한 이후 민족 간 갈등과 정치적 불안으로 경제 성장이 정체됐다. 2000년대 중반에 정치적 안정을 되찾으면서 다시 경제 성장세를 회복했다. 대외의존도가 낮아 2008년에 찾아온 세계 경제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상수지 흑자 지속, 재정적자와 외채부담 감소, 환율 안정 등 경제 펀더멘털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이 긍정적이다.

2010년에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기를 회복했다. 여기에는 2009년에 실시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큰 몫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부지출 확대, 소득세·수입세 감면, 연료보조금 지급 등으로 총 63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집행했다. 또 통화완화 정책을 강화해 2009년 초 9.5%였던 기준금리를 9회에 걸쳐 6.5%로 인하했다. 이 금리는 2009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민간소비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과 수출 회복 등도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베트남 하노이시 모습.

인도네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해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인프라 투자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4년까지 1400억 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체 수출의 55%를 차지하는 석유, 천연가스, 광석 등 원자재의 국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수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민간소비 큰 폭 확대베트남은 2000년대 들어 아시아에서 중국, 인도에 이어 셋째로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잠재력이 이 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고성장의 원동력은 외국인 직접투자의 지속적 유입과 정부의 정책 지원, 소득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다.

정치적으로 안정됐고 노동력이 싼 데다 동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이점이 있어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적합하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외국 기업 우대 폐지, 자국 기업 보호, 임금·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는데, 최대 수혜지가 바로 베트남이다. 한국 기업은 베트남의 2위 투자국으로 총 200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에 4개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베트남 석탄광물공사와 합의서를 체결했다. 또 포스코는 지난해 이 지역에 동남아 최대의 냉연공장을 완공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은 설립한 지 1년 만에 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는 해외 투자기업의 세제 지원, 자국 기업에 낮은 정책금리 지원 등 투자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젊은 층의 인구가 많고 소득 수준이 늘고 있어 소비 지출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내수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 면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올렸다. 2010년 경제성장률은 6.8%로 정부 목표인 6.5%를 웃돌았다. 성장의 주된 요인은 2009년에 기업의 이자비용 보조, 개인소득세 감면 등 재정지출을 확대한 것과 기준금리를 14%에서 7%로 여섯 차례에 걸쳐 인하하는 통화완화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그 결과 민간소비가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성장 위주의 경기 부양책을 쓴 부작용으로 통화량이 급증하고 물가가 불안해졌다. 구조적 무역수지 적자에 민간의 달러 투기 수요까지 시장을 부추겨 환율도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 증시 역시 부진했다.

1월 12일에 개막하는 제11차 공산당 전당대회는 분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에서 베트남의 주요 리더들이 선출되면 정책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다. 올해는 과거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성장 위주의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안정 중심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물가와 환율 불안 역시 전당대회와 설 연휴를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불안요소가 사라지면 해외자금 유입과 투자수요가 살아날 전망이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펀드 투자와 직접 투자가 있다. 현재 출시된 인도네시아 펀드는 동남아 펀드로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비중이 각각 다르다. 베트남 펀드는 대부분 만기 전까지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으로 설정돼 현재 시점에 신규로 들어갈 수 있는 펀드는 많지 않다. 직접 투자는 해외 주식 직접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통해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직접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등이다.

 



설 연휴 이후 베트남 위험 요인 줄 것 현재 인도네시아 증시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고점에 가까워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 또 2010년 하반기 들어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 16개월 동안 동결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역의 상관관계가 높아 증시가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베트남은 국영 조선업체인 비나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이면서 경제 위기설까지 퍼졌다. 하지만 베트남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비나신 문제는 지난해 초부터 알려진 악재로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 그러나 외국 투자자에게 부정적 시각을 심어줘 해외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해외 투자자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통화가치 하락이다. 베트남의 외환보유액 부족과 구조적 무역수지 적자 문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상황이라 통화가치가 5% 이상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통화가치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선호도를 떨어트린다. 또 베트남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자금의 유출입에도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잠재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과 주식시장이 성숙하지 않아서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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