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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2차전지 기업 20] 세계 제패할 ‘2차전지 연합군’

[한국 대표 2차전지 기업 20] 세계 제패할 ‘2차전지 연합군’

전기자동차는 2차전지 시장 확대의 촉매가 될 것이다.

10년 절치부심 끝에 한국은 2차전지 강국 일본의 뒷덜미를 잡았다.

부품·소재 경쟁력은 아직 떨어지지만 우리 기업의 투자 열기와 의지만 보면 일본 추월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2차전지와 핵심 소재·부품 개발에 성공한 국내 기업 20곳을 소개한다.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많지만 실제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했거나 매출이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선별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2차전지 완제품으로 양 날개를 펴고 기술력을 갖춘 대·중소기업이 소재와 부품으로 뒤를 받치는 형국이다. 이들은 일본에 맞설 한국의 ‘2차전지 연합군’이다. 강국 일본만 넘으면 바로 세계 제패다.



(셀) 삼성SDI 중대형 시장에서도 경쟁력 확보

2차전지 글로벌 제패 ‘눈앞’
10년이면 충분했다. 2000년 리튬이온전지 시장에 뛰어든 삼성SDI가 이 시장 양강인 일본 산요와 소니를 따라잡은 시일이다. 시장조사 회사인 일본 IIT(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삼성SDI는 점유율 20.1%로 선두를 지켜온 산요전기(19.9%)를 추월했다. 이를 제일 먼저 보도한 것은 일본 산케이신문이었다.

삼성SDI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빠른 변신과 막대한 투자. 삼성SDI가 2차전지 시장 제패를 눈앞에 둔 이유다. 이 회사는 브라운관에서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로, 이어 2차전지 회사로 빠르게 변신했다. 지난해 3분기 이 회사 매출에서 2차전지가 차지한 비중은 45%(6100억원). 증권가는 올 4분기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2차전지 분야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SDI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동안 IT(정보기술)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리튬이온전지에 주력했던 이 회사는 중대형 2차전지를 중장기 성장기반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SDI가 독일 보쉬와 함께 설립한 자회사 SB리모티브는 BMW와 델파이, 크라이슬러, 피아트 등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공급계약을 맺었다. 에너지 저장장치인 ESS 부문에서는 미국 2위 독립발전 사업자인 AES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선발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중대형 2차전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HMC투자증권의 김영우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초박형 폴리머 전지, 대면적 폴리머 전지는 2011년 소니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차전지를 가장 잘 만드는 삼성SDI의 경쟁력은 자동차용 전지시장에서도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의 중대형 2차전지 매출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은 삼성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5월 2020년 자동차용 2차전지 매출액 목표를 10조2000억원으로 밝힌 바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셀) LG화학 2015년 전지 매출 4조원 넘을 전망

전기 배터리 셀 기술 세계 ‘최고’
LG화학은 산요전기 등 일본 기업보다 5년 이상 늦은 1995년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략이 좋았고, 통했다. 사업 초기 자동차용 중대형 전지 사업에 주력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배터리 셀 기술을 보유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 GM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미 포드, 유럽 볼보, 중국 장안자동차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LG화학 오창테크노파크의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중대형 전지 시장의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강력한 경쟁업체는 글로벌 전기차업체 닛산의 자회사 ASEC다. 특성상 다양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게 뻔하고, 기회는 LG화학에 더 많아질 것이다.

LG화학은 소형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소형 리튬이온전지 시장 규모는 10조원(2010년 기준)이다. 연평균 10% 성장하는 이 시장에서 LG화학은 2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최소 25%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형 전지 양산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일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할 만한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수많은 양산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LG화학의 성장 가능성을 키웠다. 이 회사의 주력이 화학이기 때문에 원료수급이 상대적으로 쉽고, 원가경쟁력 확보가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 매출은 지난해 1조6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비춰보면, 이 회사의 2차전지 매출은 2015년 4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의 시가총액은 27조여원으로 유가증권 시장 6위다. 현재 주가는 40만원대, PER(주가수익비율·1월 21일 현재)은 20.5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양극활물질) 에코프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에 공급 계획

핵심 원료 개발 성공 ‘매출 고공 비행’
에코프로 공장 전경.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는 주로 대기환경 사업을 해오다 2005년 니켈계 양극활물질을 개발하면서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출은 급증했다. 2007년 49억원이던 양극활물질 매출은 2008년 75억원, 2009년 124억원으로 늘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2010년 매출은 323억원, 올해는 780억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코발트계 소재에 비해 가격경쟁력과 출력·용량이 높은 니켈계 양극활물질 생산에 주력한다.

니켈계 양극활물질 제조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양극활물질용 전구체(前驅體·니켈, 코발트, 망간 분말가루로 만들어진 구형체)가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이다.

에코프로는 이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회사 측은 “이 전구체를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국내에서 에코프로가 유일하다”며 “제조 설비·기술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발주자가 양극활물질용 전구체 제조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의 주 고객은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는 210억원을 들여 설비투자를 마친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그동안 2차전지 테마주 중에서도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최근 주가는 다소 주춤하다.

에코프로의 52주 최고가는 1만3400원. 최근 한 달 동안은 8500~9500원대에서 움직였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고객인 LG화학이 소재업체를 다변화하고 자체 증설을 늘린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 관계자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고 기술력에 자신이 있어 주가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asmin@joongang.co.kr



(양극활물질) 엘앤에프 일본 니치아 이어 세계 2위

중대형 전지 시장 대비해 R&D 강화
이 업체는 LCD용 BLU(Back Light Unit·LCD의 광원) 제조업체였으나 오랜 연구를 통해 2차전지의 핵심물질인 양극활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재료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실현했다.

현재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업체에 양극활물질을 납품한다. 전 세계 점유율은 일본 니치아에 이어 2위 정도로 평가된다. 특히 이 업체는 양극활물질 중 최근 부각되는 3성분계 양극활물질 NCM계(니켈-코발트-망간)에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4년 전부터 양극활물질의 주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 급등으로 코발트의 양을 줄인 3성분계 양극활물질 NCM계의 수요가 급증했는데, 엘앤에프는 시의적절한 개발과 증설로 시장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 받는다.

현재 생산설비는 본사에 6기, 자회사인 엘앤에프신소재에 6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중 본사에 4기의 생산설비를 추가해 일정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2010년 분기별 가동률은 꾸준히 상승해 2010년 3분기 매출액은 350억원을 달성했다. 원재료의 가격변동과 저조한 가동률로 2010년 수익성은 좋지 못했으나 2011년 추가증설로 일정 규모 이상 생산이 가능해지고,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매출액은 1600억원, 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추정돼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는 해가 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향후 전기차 시장을 포함한 중대형 전지 시장 성장에 맞춰 양극활물질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 기존의 양극활물질 외에 다양한 종류의 양극활물질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2015년 2차전지 시장은 지금보다 3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다. 양극화물질 시장도 유사한 속도의 성장이 예상돼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 회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



(양극활물질) 코스모화학 사업 규모 확장에 박차

인수합병으로 윈-윈 효과 극대화
2010년 11월 코스모화학이 새한미디어를 인수합병했다. 비디오테이프를 생산하는 기록미디어 업체로 출발한 새한미디어는 기록매체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전환해 컬러 프린터용 토너,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소재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코스모화학이 주목한 것은 새한미디어의 2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의 생산능력이다. 새한미디어는 테이프를 만들면서 자성산화철을 잘게 부수는 분체 제조기술을 축적해 이를 바탕으로 2차전지 원료인 양극활물질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SDI에 양극활물질용 전구체를 전량 공급하고 있으며 LG화학 납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모화학이 생산하는 이산화티타늄은 부산물로 황산철을 내놓는데, 황산철은 리튬-코발트 계열 양극활물질의 주요 원료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모화학은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을 위해 울산에 연산 5000t 규모의 황산코발트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에서 코발트 원광석을 수입·가공해 양극활물질의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생산함으로써 새한미디어와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황산코발트는 전량 수입되고 있다. IT소재 분야에서 새한미디어의 선전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010년 매출은 16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새한미디어는 올해 200억원을 투자해 양극활물질의 분재인 NCM전구체를 신규 생산하고, 업계 선두업체인 일본 토다(TODA)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양극활물질 사업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GS나노텍 연구원이 박막전지와 500원짜리 동전을 비교하고 있다.



(음극활물질) GS칼텍스 국내 최초로 음극재 국산화 성공

박막전지 기술력 日보다 한 수 위

“2010년 경영환경은 더욱 불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성장사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해 초 미래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할 때라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그중 하나가 2차전지 사업이다. 성과는 벌써 여물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 상반기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가고, 이르면 올해 말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GS칼텍스가 개발한 음극재는 출력이 높고, 충전시간이 짧다. 가격은 인조흑연보다 저렴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이 회사가 역점을 두는 2차전지 사업은 또 있다. EDLC(전기이중층커패시터)용 탄소소재다. 차세대 물리전지의 일종인 EDLC는 화학전지와 달리 반영구적이다. 급속 충·방전과 고출력이 가능하다.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중장비·기차·엘리베이터·풍력·태양열발전소의 에너지원으로 제격이다.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의 보조 전원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 GS칼텍스는 EDLC의 성장성을 고려해 300t에 이르는 생산량을 2015년까지 900t으로 3배 늘릴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EDLC의 생산량 확대를 통해 향후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세대 2차전지인 박막전지 양산작업에도 전력을 기울인다. 박막전지 개발에 성공한 GS나노텍(GS칼텍스 자회사)은 아시아 최초로 박막전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공정기술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박막전지 양산에 성공하면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이끄는 일본보다 빠른 기록이다.

박막전지는 모든 구성 물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폭발·발화 위험이 전혀 없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박막전지 시장을 주도하면 일본 중심의 2차전지 산업구조가 깨진다”며 “현재 박막전지 양산을 위한 테스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음극활물질) 일진전기 가볍고 효율 높은 2차 전지생산기술 갖춰

국내 최초 실리콘계 물질 개발 가능성 커
“2015년 2차전지 시장이 폭발한다.” 많은 시장조사기관은 2차전지 시장 규모가 지난해 4조5000억원에서 2015년 13조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중 음극활물질의 시장 규모는 대략 10%로 양극활물질·전해질·분리막보다 작다. 하지만 음극활물질의 국산화 비율이 1%도 채 되지 않아 기회는 충분하다.

국내 음극활물질 생산업체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일진전기다. 이 회사는 지난해 Si(실리콘)계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의 양산기술 특허를 국내 최초로 출원했다. 이 기술로 만든 Si계 음극활물질은 기존 흑연계보다 4배 가볍고, 4배 큰 효율을 낸다. 적은 무게로 긴 작동 시간이 요구되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유용할 전망이다.

물론 Si계 음극활물질은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동일 용량 기준으로 흑연계보다 2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이 격차는 공정비용 절감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또 가볍고 오래가는 모바일 기기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크기 때문에 가격이 높더라도 시장 형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진전기는 전기·전선 전문업체다. 초고압 변압기와 케이블 제품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출액은 2008년 4585억원, 2009년 8776억원으로 글로벌 불황에도 꺾이지 않고 증가했다. 지난해엔 매출 1조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진전기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2차전지 사업 부문의 비중이 아직 크지 않지만 올해부턴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2차전지 사업 부문에서 올해 100억~200억원, 내년엔 500억~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음극활물질 시장에서 일진전기가 향후 어느 정도 파이를 차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2차전지 소재 국산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고, 일진전기가 국내 최초로 Si계 음극활물질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요인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1만원대이고, PER(주가수익비율·1월 21일 현재)은 8.3이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원



(음극활물질) 엠케이전자 글로벌 전지 업체와 공동 개발 참여

정부 추진 10대 핵심소재 사업자 선정
엠케이전자는 반도체 소재인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을 생산하는 업체다. 진입 장벽이 높은 기술집약적 사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예로 평가 받는다. 2009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은 16%로 4위, 국내시장 점유율은 44%로 1위에 올랐다. 2006년부터 3년 사이 매출은 90% 늘어 2009년 5718억원을 벌었고 2010년 3분기까지 매출만 해도 5759억원에 이른다. 반도체 공급 과다와 금융위기 사태로 2008년께 시장이 감소했던 반면 2010년 반도체 시황이 회복됨에 따라 다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엠케이전자가 2차전지 소재 분야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말이다. 기존 2차전지에 들어가는 음극활물질로 흑연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보다 더 수명이 긴 대체물질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합금기술 노하우가 음극활물질 양산 과정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엠케이전자는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세계시장 선점 10대 핵심소재 사업’ 참여자로 선정돼 앞으로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받게 된다.

부족한 원천기술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엠케이전자는 국내 글로벌 전지업체와 공동으로 소재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신물질의 시제품 생산 설비 제작이 완료되어 협력업체의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시일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내년 중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음극활물질) 포스코켐텍 원재료 확보가 강점

2차전지 음극재 사업 인수
포스코 계열의 종합 내화물회사인 포스코켐텍은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6% 증가한 7560억원, 영업이익은 69.1% 급증한 701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에 내화물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스코켐텍은 제철 과정에서 가루 성질의 철광석을 뭉치게 하는 생석회와 고로보호용 내화물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내화물은 섭씨 158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는 비금속 물질을 말한다. 포스코켐텍은 또 포스코 패밀리의 내화물 공사와 제철소 노(爐) 재정비도 도맡아 하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 중심의 사업에서 신소재 등 종합소재 그룹으로 도약하면서 포스코켐텍 또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의 조강 생산 시 코크스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타르와 조경유 등을 원료로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8월 31일 LS엠트론이 보유한 카보닉스의 음극재 사업에 대한 35억원 규모의 양수도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카보닉스는 일본 쇼와덴코와의 제휴를 통해 전기차용 2차전지 음극재 개발에 성공한 업체. LS엠트론은 카보닉스에 출자해 간접적으로 음극재 산업을 추진해 왔으나 카보닉스가 경영난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이를 인수했다.

증권사들은 포스코켐텍이 음극활물질 생산으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원재료 확보 면에서 유리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생산업체들의 음극재 국산화율은 1% 수준에 그친다. 일본 업체들은 인조흑연을 합성해 사용하는 반면 중국 업체들은 풍부한 천연흑연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음극재용 인조흑연은 복잡한 공정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 제철소의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중국 업체와 겨뤄볼 만하다고 평가된다. 한국투자증권 신은주 연구원은 “카보닉스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제철 부산물을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처리해 낮은 원가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성은 기자 lsecono@joongang.co.kr
음극활물질로 만든 전력보조 전원장치.



(음극활물질) 삼화콘덴서 설비 투자 늘릴 계획

유럽·중국 등에 2차전지 소재 공급
종합 콘덴서 제조업체인 삼화콘덴서는 2년 전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을 개발했다. 삼화콘덴서가 개발한 음극활물질은 산화물계 물질인 LTO(리튬티탄산화물)로 탄소계보다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콘덴서는 기존 세라믹 기술을 활용해 음극활물질에 개발에 나섰다. 2009년 개발에 성공한 후 현재는 기술을 개선하는 단계다.

삼화콘덴서는 음극활물질 소재를 사용해 2차전지용 전력 보조 전원장치를 만든다. 전력 보조 장치는 정전됐을 때 기계 안에서 전기가 흐르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회사 측은 “LTO를 이용해 장치를 만들면 카본계 물질만 사용할 때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가량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유럽, 중국의 전력 관련 업체에 LTO로 만든 전력 보조 장치 견본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2차전지 부문 매출은 미미하다. 회사 측은 “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을 말하기엔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증시에서는 평소 R&D(연구개발)와 투자에 적극적인 삼화콘덴서가 2차전지 분야에서 어떤 실적을 낼지 관심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관련 음극활물질 부문에 20억원을 투자했다”며 “국내외에서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설비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의 민천홍 연구원은 “카본계 물질을 이용할 때보다 안정성과 용량이 높기 때문에 LTO 소재의 미래는 밝은 편”이라며 “앞으로 LTO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삼화콘덴서의 2차전지 부문 투자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만 고객사의 완제품과 얼마나 어울리는 소재를 공급하는지에 따라 시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asmin@joongang.co.kr



(음극활물질) OCI머티리얼즈 관련 특허 15건 획득

음극재 생산량 확대 준비
2009년 말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소디프신소재 지분 49%를 확보하며 이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소디프신소재는 지난해 7월 사명을 OCI머티리얼즈로 바꿨다. 반도체, LCD 패널, 태양광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가스(NF3, SiH4, WF6, DCS)가 주력 사업이다. NF3(삼불화질소)는 생산량과 시장점유율 세계 1위다.

OCI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사업에도 일찍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2003년 6월 리튬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의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OCI머티리얼즈는 이후 중국 2차전지 업체에 소량을 납품하다 2005년 말 삼성SDI로부터 음극활물질 납품 승인을 받았다. 국산 음극활물질이 국내 2차전지 업체에 채택된 것은 OCI머티리얼즈가 유일했다. 이후에도 2차전지 관련 특허를 14건 획득했다.

특히 최근 3년 2차전지 용량을 키우는 리튬 2차전지용 주석계 활물질, 고안정성 탄소-실리콘 복합체 음극소재, 초고용량 리튬 2차전지용 음극소재 등을 개발했다. 하지만 2차전지 부문 매출은 아직 미미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354억원인데 매출의 98%가 특수가스 부문에서 발생한다.

회사 관계자는 “음극제 부문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몫은 아직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OCI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시장 급성장이 예상되고 확보된 기술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시장진출 시기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회사 측은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음극재에 대해 최근 생산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분리막) SK이노베이션 세계시장 점유율 20% 달성 가능

4·5기 생산라인 가동 등 공격적 투자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분리막을 세계에서 셋째로 개발했다. 분리막은 2차전지 내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핵심 소재다. 기술 개발이 어려워 전 세계 5개 업체가 시장의 95%를 과점한다. SK이노베이션의 2010년 세계시장 점유율은 8~9%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2005년 11월 분리막 생산라인을 첫 가동했다. 이후 투자를 거듭했다. 2007년에 2기, 2009년 3기 라인을 증설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충청북도 증평 산업단지에 4·5기 라인을 신규 가동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2012년에 6·7기 라인이 새로 가동될 것”이라며 “2차전지 시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추가로 10호 라인 이상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장만 보면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로 보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4·5호 생산라인을 완공해 연간 1억600만㎡의 생산 규모를 갖췄다. 세계시장의 40%를 넘는 생산 능력이다. 이 회사는 2012년까지 1억7800㎡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 톱 3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분리막 부문 매출은 1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의 소형 2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40% 안팎이다. 또한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도 양사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삼성SDI와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국내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2006년 4%에서 2008년 30%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50% 안팎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양사가 SK이노베이션로부터 분리막을 구매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향후 세계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은 달성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분리막 외에 SK이노베이션은 중대형 2차전지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2012년까지 600㎿h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3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며 현대·기아차, 독일 다임러그룹과 납품 계약을 맺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씨에스텍의 2차전지용 분리막 생산 시설.



(분리막) 씨에스텍 독자기술로 건식 분리막 개발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 노릴 것
국내에서 2차전지용 분리막 개발과 양산에 성공한 곳은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과 중소기업인 씨에스텍이 있다.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체 기술인 건식 다단계 연신공정을 이용한 리튬 2차전지용 분리막의 양산화 공정기술을 확보해 2009년 생산에 들어갔다.

씨에스텍은 이 기술로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와 공학한림원,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최한 ‘2010 그린에너지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상은 최근 3년 내에 국내에서 개발된 에너지 R&D(연구개발) 기술 중 기술수준과 독창성, 시장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심사해 우수한 기술을 선정한다.

회사 측은 “일본 업체가 선점한 습식방식의 분리막과 달리 원가경쟁력이 좋고 친환경적인 건식방법의 양산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막 제조는 습식과 건식방식이 있으며, IT(정보기술) 제품용 2차전지의 70%는 습식방식이 사용된다. 하지만 고출력·대용량 특성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용 분리막은 건식 위주로 검토되고 있다. 씨에스텍은 기존 500만㎡인 생산 규모를 올해 하반기까지 4000만㎡로 늘리기 위해 증설작업을 하고 있다. 반정원 씨에스텍 대표는 “올 하반기면 확장 라인이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도 열릴 조짐이다. 지난해 중국 모바일용 2차전지 업체와 100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씨에스텍은 최근 일본 및 중국 2차전지 업체들과 분리막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반 대표는 “현재는 성능 검증과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양산설비 증설과 더불어 국내외 2차전지 시장 진입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 중에 의미 있는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에스텍은 향후 전기차용 전지를 생산하는 대기업 부품회사로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전해액) 파낙스이텍 국내외 특허 100여 건

전해액 부문 세계 1위 ‘눈앞에’
전해액 생산업체 파낙스이텍은 일본이 주름잡는 2차전지 전해액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기업이다. 지난해 일본 우베·미쓰비시를 따돌리고 세계 전해액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식기록은 우베에 이어 2위(21%·2008년 기준)다. 전해액은 2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다. 높은 전도성·호환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파낙스이텍은 기술력의 ‘보고’(寶庫)다. 국내 특허는 53건, 해외 특허는 20건에 이른다. 삼성SDI와 공동 출원한 특허도 53개다. 지난해 벤처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각종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의 성장동력은 더 있다. 그중 하나가 안정적 매출구조다. 삼성SDI·전기자동차 부품업체 SBL(삼성SDI 자회사)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파낙스이텍이 생산하는 전해액 중 80%가 넘는 물량은 삼성SDI에 공급된다. 최근엔 글로벌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중국 BYD와 역신전지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면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파낙스이텍은 2009년 8월 안료전문기업 욱성화학이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2009년 1월 제일모직으로부터 전해액 사업을 양도 받아 기틀을 닦았다. 2010년 매출액은 650억원가량이다. 파낙스이텍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생산·개발기술을 이전 받아 최고 브랜드 PANAX 스타라이트(Staryte)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 최고의 전해액을 생산하기 위해 첨가제 연구 등 각종 R&D(연구개발)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낙스이텍은 아직 상장되지 않았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전해액) 테크노세미켐 해외 매출 비중 급속히 늘 전망

시장점유율 10% 세계 4위 등극
2차전지용 전해액을 생산하는 테크노세미켐은 증권사의 단골 추천 종목이다. 이 회사 주가는 ‘전해액 부문의 신성’ ‘2차전지 종목 중 가장 빛날 기업’이라는 찬사 속에 올 초 52주 신고가(3만6300원)를 경신했다. 주가는 1년 사이 두 배로 뛰었다.

테크노세미켐의 전해액 부문 매출은 2009년 기준으로 회사 전체의 8% 수준. 삼성SDI가 주 고객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고객 다변화가 예상된다. 테크노세미켐의 미국 내 자회사인 TSC미시건은 GM의 하이브리드자동차, 미국 2차전지 회사인 A123, JSC와 전해액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2011년 상반기부터 공급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현재 테크노세미켐은 전해액 시장 국내 30%, 세계 10%를 차지한다. 전해액 시장 글로벌 4위 업체다. 특히 테크노세미켐은 2차전지의 품질을 좌우하는 전해액 내 첨가제에 강점이 있어 기술 장벽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시장이 열리면서 시장점유율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2011년 전해액 부문 예상 매출액 700억원 중 280억원이 해외 쪽에서 소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 내 주요 2차전지 업체를 주 고객사로 확보해 둔 테크노세미켐의 시장점유율은 향후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전해액 부문 매출을 2010년 355억원, 2011년 698억원으로 추정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하준두 연구원 역시 “2차전지 전해액 미국 공장이 가동되고 반도체 신규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올해 2분기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전해액) 후성 미국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추진

LiPF6 (2차전지 필수연료) 국내 유일 생산업체 ‘우뚝’
후성은 냉매가스, 반도체용 특수가스, 자동차용 보조매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주력사업은 냉매체 생산이지만 최근 들어 새 사업인 2차전지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한때 60%까지 육박했던 냉매체 생산 부문의 비중은 지난해 40%대로 뚝 떨어진 반면 2차전지 부문은 같은 기간 8%에서 약 15%로 2배 이상 커졌다. 후성은 리튬 2차전지의 필수 소재인 LiPF6(육불화인산리튬)의 국내 유일 생산업체다. 전해액을 생산하기 위해선 전해질이 필요한데, LiPF6는 전해질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원재료다. 후성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전 세계에서 LiPF6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스텔라 케미파·칸토덴카코교 등 일본 중견 화학업체뿐이다. 여기에 후성이 한 자리를 차고 들어간 건 의미 있는 변화다. 납품처도 다양하다. 삼성SDI, LG 계열사 등 글로벌 2차전지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미국 유일의 전해액 생산업체 노블라이트 테크놀로지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기대된다. 계획대로 합작회사가 설립되면 후성은 전해질에 이어 전해액도 생산하는 업체로 거듭난다. 후성은 LiPF6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엔 500억원, 2012년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LiPF6 사업은 영업마진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성의 최근 주가가 고평가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높은 영업이익률로 볼 때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후성의 주가는 현재 4500원 선이고, PER(주가수익비율·1월 21일 현재)은 53이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부품·장비) 파워로직스 경영 안정화 이후 다시 비상

전 세계 1위의 보호모듈 업체
파워로직스는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보호회로 전문생산업체다. PCM(Protective Circuit Module·휴대전화용 보호모듈)과 SM(Smart Module·노트북용 보호모듈)에서 전 세계 1위다. 주된 납품처로는 국내의 삼성SDI와 LG화학이 있으며, 지난해 일본 2차전지 업체인 산요에 납품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기술 경쟁력은 높은데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 적대적 M&A(인수합병)의 표적이 되는 등 경영권 불안요소가 있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 톱엔지니어링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경영권이 안정됐다. 최대주주 변경 후 부실자산 정리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일시적인 실적 악화를 겪었고,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파워로직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2010년 3분기 매출 9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달성하면서 4분기 만에 실적 정상화가 이뤄졌다. 2010년 4분기와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특히 2011년에는 신규사업인 LED 조명용 보호모듈과 전기자동차용 보호회로인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의 판매가 시작되면서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사업 매출 820억원을 포함해 올해 매출액은 4150억원으로 추정돼 전년 대비 40%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1년 영업이익은 29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용 BMS는 현재 국내에 양산기술을 갖추고 있는 업체가 이 회사를 포함해 두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이 크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할 때 올해 추정 주당순이익 대비 6.6배에 불과한 파워로직스의 현재 주가는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



(부품·장비) 넥스콘테크놀로지 배터리 관리시스템 분야로 영역 넓혀

국내 최초로 2차전지 보호회로 개발
넥스콘테크놀로지는 2차전지용 보호회로를 만든다. PCM(보호회로 모듈)과 SM(스마트 모듈)이 이 회사의 주력 제품. 넥스콘테크놀로지는 2009년 기준으로 PCM 1억7000만 개, SM 1170만 개를 생산해 삼성SDI, LG화학 등에 공급했다. PCM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가 과충전·과방전으로 인해 폭발할 위험을 제어하는 배터리 보호회로다. SM은 노트북용 2차전지 보호회로다. 넥스콘테크놀로지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1998년 국내 최초로 PCM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넥스콘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870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전체 매출을 2540억원(영업이익 139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의 90%는 PCM과 SM 부문에서 나온다. 이 회사는 PCM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애플도 넥스콘테크놀로지의 고객이다.

최근에는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넥스콘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월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BMS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BMS 시장 진출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BMS 판매가 늘면 2011년 매출 3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이 주관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부품·장비) 상신이디피 2차 전지용 캔 처음으로 국산화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
2차전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전해액, 분리막,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을 담는 용기가 튼튼하고 정교해야 한다. 이 용기를 ‘캔’이라고 한다. 상신이디피는 2차전지용 캔 전문업체다. 또한 휴대전화나 노트북용 2차전지의 폭발을 방지하는 ‘브레이커 아세이’라는 부품도 생산한다.

전자부품 관련 사업을 하던 상신이디피는 2002년 2차전지용 캔을 개발했다. 당시는 이 부품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때다. 용기 제조는 간단한 기술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회사 측은 “높은 정밀도와 안전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셀을 생산하는 업체는 전지 폭발 사고를 막기 위해 검증된 업체와만 거래하는 실정이다. 상신이디피의 캔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탭에 탑재된다.

2009년 매출은 528억원. 이 중 36%는 캔 부문에서 발생하고, 브레이커 아세이가 24%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향후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상신이디피는 삼성SDI와 독일 보쉬가 합작해 설립한 SB리모티브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용 2차전지 캔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30억원을 들여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2차전지 부품은 폭발 가능성 때문에 일관된 품질이 생명”이라며 “상신이디피 제품으로 인한 피해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제품 특성상 셀 업체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이러한 시장 특성 때문에 특별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아닌 경우 시장에 진입하기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부품·장비) 세방전지 세계 5위 축전지 전문업체

일본 독점한 니켈수소 전지 시장 도전
1952년 창립된 세방전지는 오로지 축전지 개발에만 전력했다. 이 분야 국내시장 점유율은 1위, 세계시장에서는 5위를 차지한다. 이 회사의 제품은 현대·기아자동차는 물론 세계 130여 나라에 공급된다. 수출액은 2009년 3억 달러를 넘었다.

알짜 회사로 알려진 세방전지는 2차전지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자체 기술로 2차전지의 하나인 Ni-MH(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은 기존 국내 니켈수소 전지에 비해 크기가 5분의 1이라 공간 이용률이 높다”며 “통신, 태양광 하이브리드 시스템,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에 적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방전지가 개발한 2차전지는 기존 일본 제품 대비 성능이 10~20% 우수하고 가격은 50~60% 수준이다.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췄다는 말이다. Ni-MH 2차전지는 일본이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이다.

세방전지는 지난해 10월에는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전문업체인 넥스콘테크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Ni-MH에 적합한 BMS 개발을 위한 공동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넥스콘테크가 참여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세방전지의 Ni-MH 전지를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세방전지의 주가는 매출 안정성과 성장성이 주목 받으면서 지난해 급등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2월 2만800원을 저점으로 지난 1월 17일 52주 최고가(3만5750원)를 찍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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