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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RS] 레이디 가가 _ ‘오프라 내림’이라도 받았나

[MOVERS] 레이디 가가 _ ‘오프라 내림’이라도 받았나


이 팝스타의 인기가 마치 하늘을 찌를 듯하다. 단지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는 이 땅의 ‘왕따’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사가 됐다.

레이디 가가는 최근 ‘처녀처럼(like-a-virgin) 자신을 표현하라’는 마돈나의 컨셉트를 ‘차용했다’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정말로 ‘표절’ 당했다고 푸념할 사람은 오프라 윈프리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믿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져라. 당신은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오프라가 5월 말 고별 방송에서 팬들에게 한 말이다. 어 잠깐만, 오프라가 한 말이 아닌데! 레이디 가가가 ABC의 토크쇼(The View)에서 고등학교 시절 큰 코와 뻐드렁니 때문에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며 한 말 아닌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평생 상처가 남는다”고 그녀가 말했다.

가가의 새 앨범 ‘Born This Way’는 일부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인기를 모은다. 그 이유를 알려면 노래를 듣지 말고(게다가 마돈나가 더 잘 불렀다) 그녀의 설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전에는 용감하지 않았어요. 오늘밤 여러분도 모든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바래요.” 그녀가 최근 클리블랜드의 콘서트에 몰려든 군중에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느낌, 사람들에게 오해를 산다는 생각은 모두 개한테나 줘버려.” 가가는 세트가 바뀔 때마다 음악과 백 댄서 없이 이런 설교를 계속했다. 그녀가 ‘작은 괴물들(Little Monsters)’이라고 부르는 팬들은 그때마다 환호하고 괴성을 질렀다.

가가는 청중에게 공짜로 차를 주거나 권장도서를 발표하지 않지만 오프라가 중년 주부와 실업자 아빠들에게 그랬듯이 ‘글리 세대’ (‘글리’는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뮤지컬 드라마다)에게 마음껏 집단 심리처방을 내린다. 작은 괴물들은 그것을 계시로 받아들이며 트위터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지구상에서 가가의 팔로어가 가장 많다), 그녀에게 팬 메일 세례를 퍼붓는다. 팬 메일은 오프라 쇼에 소개되는 내용과 비슷해 보인다. “친애하는 엄마 괴물에게.” 오하이오주 제인스빌에서 사는 애슐리 힐이 보낸 메일은 이렇게 시작된다. “저는 이제 19살인데요, 내 핏줄도 아닌 두 아이의 양육을 돕고 있어요. 내가 하는 일이 옳다는 건 알지만 가족은 대학을 나와서 진짜 일자리를 구하라고 볼 때마다 다그쳐요.” 티파니 디저트(22)는 가가의 오하이오 콘서트 때 그녀의 뒷바라지를 한 열성 팬 중 한 명이다. 그녀는 25세의 팝스타 가가가 “내게 힘을 불어넣어준다”고 말했다. “자해, 우울증, 섭식장애, 이미지 문제, 괴롭힘 그리고 커밍아웃을 한 젊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가가의 도움으로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게 됐다’고 말했다.”

가가는 왕따 또는 적어도 서투른 십대의 기분이 어떤지를 안다. 그녀가 아직 맨해튼에서 스테파니 저마노타로 살아갈 동안 그녀를 별종으로 여긴 가톨릭학교 친구들이 그녀를 대형 쓰레기통 속에 던져버린 적도 있다. 밴드 세미 프레셔스 웨픈스의 멤버이자 친구인 저스틴 트랜터는 이렇게 말했다. “여학생들은 가가에게 묻곤 했다. “왜 그렇게 옷을 차려 입고 분장에 시간을 들이니? 너 레즈비언이야?” (그러면 그녀는 “아니야. 드레스에 고기를 꿰매 넣고 전화기 모자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상상을 초월하는 창의력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밝히고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계속 버텨나갈 힘을 준다”고 그녀의 친구 오노 요코가 말했다. 또는 가가가 최근 팬들에게 설교했듯이 “소통하고, 포옹하고, 풀어놓고, 누군가를 사랑하도록” 한다. 아니 잠깐만, 그건 오프라가 한 말이잖아!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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