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식품업계는 ‘안전 혁명’ 중
중국 식품업계는 ‘안전 혁명’ 중
최근 2년간 식품 안전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중국 거대 식품회사와 소비자도 원재료 생산 과정에 주목하게 되었다.
먹을거리가 밭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 대략 양식·재배와 초기 가공, 생산·제조, 저장·운수, 소비자 판매 등 다섯 과정으로 나뉜다. 과거 30년간 이 과정 중에서 성장이 빠르고 관리수준이 가장 높은 부분은 생산·제조다. 다른 과정들은 모두 관리감독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런 이유로 식품 안전 위험성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의 복잡한 관리감독 시스템도 중국 식품 안전 문제의 고질병 중 하나다. 하지만 모 식품회사 대표처럼 식품 안전 사고 발생 후 “잘못한 게 없다”고 외쳐서는 안 된다. 식품 안전 사고의 유일한 해결책은 식품 산업 사슬의 각 부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새로운 경영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식품 대기업은 새로운 경영 모델을 필요로 했다.
생산시스템의 총체적 관리 시도농업과 식품 영역의 전체 산업 사슬에 대한 관리는 2008년 싼루분유의 멜라민 사건 이후 시작됐다. 마침 그해 중국 최대 식품 기업인 쭝량그룹은 ADM, 벙기(Bunge), 카길(Cargill Worldwide), 루이스 드레퓌스(LouisDreyfus) 등 4대 식품 대기업을 본떠 밭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 전 과정의 관리감독을 시작했다. 쭝량그룹은 산업 사슬의 중간 부문인 무역과 가공 외에도 초기 단계인 양식 재배와 마지막 단계인 판매 과정까지 진두지휘한다.
쭝량그룹 부총재 츠징타오는 “반드시 전체 산업 사슬에 대해 품질안전 심사관리를 진행해야 식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08년 이후 쭝량그룹은 자체 품질관리체제를 개선해 그룹과 경영센터, 저층 생산조직으로 구성된 3단계 감독검사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금 쭝량은 한발 더 나아가 사무실에 속해 있던 ‘품질안전관리부’를 독립조직으로 만들려 한다.
츠징타오는 “쭝량그룹의 13개 산업 중 전 과정의 관리감독을 모두 자체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쭝량이 선택한 것은 ‘예약제 농업’ 방식이다. 바로 농민에게 자금과 종자, 비료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렇게 하면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쭝량은 양식·재배 과정에 대한 지식과 기술력 부족으로 농민과 소통의 문제가 생기기 쉽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쭝량은 이 부분에 정통한 기업들과 합작한다. 쭝량은 토마토 산업에서 문제에 봉착한 적이 있다. 수확 시기인데도 빨갛게 익은 토마토와 아직 덜 익은 녹색 토마토가 섞여 있어 수확이 곤란했다. 쭝량이 하인즈(Heinz)와 합작한 후 이 문제가 해결됐다. 하인즈는 종자를 제공하고 농민에게 재배 기술을 지도해 주었다. 지금 신장 지역의 쭝량 토마토 재배원에서 자라는 토마토는 거의 한 가지 색깔만 띠고 있다. 토마토 성장 속도가 비슷해서 동시에 익힐 수 있고, 또 공업화된 방식으로 동시에 수확할 수 있다.
쭝량그룹은 가공 기업과 산지를 최대한 가까이 둬 물류시간을 단축한다. 하지만 전체 산업 사슬의 관리는 품질관리의 위험성이 크다. 사실상 관리할 부분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관리감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쭝량이 계속 확대해야 한다.
쭝량과 달리 농산품의 무역과 가공만을 고집하는 이하이자리는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이하이자리는 수많은 다국적 식품회사의 공급상이고, 동시에 중국 본토의 수많은 곡물재배상과 농민은 이하이자리의 공급상이다. 이하이자리의 방식은 완제품 단계의 성숙한 품질관리시스템을 원재료 재배 단계에도 그대로 옮겨 적용하는 것이다.
원재료 관리와 패드백 정보를 강화하기 위해 이하이자리는 밭과 산지 근처에 공장을 세웠다. 이를 통해 물류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품질관리 직원이 공장 업무와 동시에 재배 기간 중 밭으로 가서 농민과 직접 대면할 수 있다. 다국적 대기업에서 배운 이런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해당 산지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중국 최대 사료업체로 식품도 생산하는 신시왕그룹은 쭝량과 이하이자리보다 더 민첩하게 대응한다. 신시왕은 사료부터 방역, 양돈, 도축, 가공 및 최종 상품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생산과정을 관리감독한다. 원재료 생산에서 씨돼지는 자체 양식하고 실제 양돈은 주로 농민에게 위탁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더불어 신시왕은 정부, 기업, 농민으로 구성된 양돈합작사로서 은행과 도축가공기업, 보험회사 등과 공생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완벽한 양돈 산업체 시스템 덕분에 농민 측의 수입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신시왕과 농민이 이익공동체를 형성해 돼지고기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시왕은 이 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쓰촨러샨 지역에 러샨신시왕농장과 담보회사를 세웠다.
최근 들어 민간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는 혁신적인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식품 안전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 아래서 소비자는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기에 ‘커뮤니티지원농업(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모델이 출현했다. 샤오마오뤼시민농원은 바로 그 전형적인 사례다.
소비자 스스로 감시에 나서커뮤니티지원농업은 전통적인 산업 사슬을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감독인증함으로써 고비용의 정부 측 인증이나 제3자 평가를 불필요하게 했다.
2009년 베이징의 샤오마오뤼시민농원은 정식으로 경영을 시작했다. 경영 방식은 두 가지인데, 채소를 판매하는 ‘배송’ 방식과 스스로 경작하는 ‘노동’ 방식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소비자가 직접 농장 일에 참여하고, 농장 생산을 감독해야 한다.
뚸리농장의 경우 창업 초기 중간 과정을 단축하는 경영 원칙과 직접 판매 방식을 결정했다. 회사는 회원제 예약판매 방식을 택했다. 회원들이 월이나 반년 혹은 연간 주기로 사전 지불, 포장 구매한다. 뚸리농장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소비자가 제품 포장 코드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구매한 야채의 재배 경로와 비료 종류, 배송 일자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동시에 정기적으로 회원들을 초청, 농장을 참관케 하는 등 소비자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이로써 신뢰 문제를 해결했다.
용예그룹은 1994년 네이멍구(內蒙古)에 세워졌는데, 주요 업무는 생물학적 프로세스와 양식·재배, 의약 등이다. 용예궈지는 2009년 9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4월 26일 용예그룹과 베이징농학원이 합작 개발한 용예현대농업과기생태원이 외부에 개방되었다. 또한 ‘러쯔란’이라는 브랜드의 건강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용예는 현재 두 가지 방식을 진행한다. 그중 하나는 전국 각급 소도시 26000여 곳의 용예과학기술서비스센터를 통해 농민에게 우수한 품질의 기술력과 재테크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 루트는 농민이 재배한 무독무해한 농산품을 도시로 가져와 최종적으로 ‘판매점-농민-판매점’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방법은 농민의 수입을 증대하는 한편 농민 스스로 신뢰를 중시하고 유기농 제품을 적극 재배하도록 만든다.
“중국 농민은 토속적 색채가 가장 진하다. 그들은 같은 지역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 특히 돈을 벌도록 도와주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우즈션 용예그룹 이사장의 주장이다.
식품 기업은 모두 도시와 농촌,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하이웨이를 희망한다. 하지만 사실상 모든 하이웨이는 ‘마지막 1㎞’의 효율에 의해 결정된다. ‘마이크로 산업 사슬’의 또 다른 작용 하나는 이 ‘마지막 1㎞’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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