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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복귀 노리는 도요타의 야심

세계 1위 복귀 노리는 도요타의 야심

일본 아이치현의 도요타자동차 다하라 공장 근로자들이 조립된 렉서스를 점검하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9월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13년부터 자카르타 교외의 새로운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유럽·일본의 경제가 ‘구름이 잔뜩 낀 흐린 하늘’ 같은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햇볕과 푸른 하늘’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63억 엔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끌어올려 연간 18만 대를 생산한다.

도요타는 신흥국 판매확대를 지렛대 삼아 세계시장의 판매 대수를 2015년까지 900만 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앞당겨 실현하기 위해 도요타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에서 2012년 창춘에 새로운 공장을 가동해 하이브리드 자동차(HV·Hybrid Vehicle) 중요 부품을 생산하는 한편, 완성차 생산공장을 두 군데 더 증설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부족현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됐다. 차량 생산이 완전 복구될 것으로 예측되던 시기도 11월에서 9월로 앞당겨졌다. 지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도 6월 시점에서는 45만 대로 예측됐지만 8월에는 15만 대로 수정됐고, 지금은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과거 최고 레벨의 생산 수준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제부터의 성장 목표가 또한 놀라울 정도다. 8월 2일 2011년도 생산계획의 수정판을 전달받은 부품회사 간부들은 자료에 쓰인 숫자에 놀랐다. 올해의 목표 대수는 776만 대로 지진 이전의 생산계획과 같은 수준이지만, 2012년도 목표는 올해 목표를 100만 대 이상 뛰어넘는 수치였기 때문이다. 일본 생산 345만 대와 해외 생산 540만 대를 합해 885만 대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도 생산목표를 뛰어넘는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지금은 ‘1달러=70엔’이라는 초(超)엔고 시기다. 수출 비율이 높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엔 내려갈 때마다 자동적으로 영업이익이 340억 엔씩 감소하는 도요타에는 치명적인 역풍이다.



일본 공장 철수는 없다환율 리스크를 그대로 적용한 단일 결산으로는, 이번 분기에만 3700억 엔이라는 영업적자가 예측된다. 또한 오랜 수익원이었던 북미의 시장환경이 나빠졌고, 엔고로 한국·독일 자동차와의 경쟁에서도 점차 뒤지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대표 브랜드인 캠리의 판매 대수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에 뒤지기도 했다.

증시에서는 도요타가 일본 공장을 정리·축소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도요타는 일본 공장을 적극적으로 보전하고 북미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 7월 13일에는 계열사 도요타차체와 간토자동차공업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테에 공장이 있는 간토자동차공업, 미야기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도요타자동차도호쿠 그리고 센트럴자동차의 3사 통합도 결정했다.

이것 자체는 오래전에 결정된 사안으로 특별한 일이 아니다. 도요타가 하이에이스(HiAce) 모델 조립을 위탁한 기후차체공업은 2007년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히 도요타차체의 자회사가 됐다. 당시 기후차체공업 회장으로서 결단을 내렸던 호시노 데쓰오의 말을 들어보자. “차체 메이커의 실태는 도요타의 일개 공장일 뿐이다. 회사 원로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제까지 완전 자회사화하지 않은 것이 놀라울 정도다.”

도요타는 그러나 각 회사의 지배권을 강화하면서도 생산설비를 집약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간토자동차공업의 히가시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거의 절반이 수출용 코롤라 모델이지만, 이 비율은 도요타가 미국에서 GM과 합작했던 누미 자동차 생산공장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다.

미국 미시시피 공장이 풀가동할 2012년에는 생산이 중지될 전망이다. 그 대신 도요타는 간토자동차공업에 위탁할 차종을 준비하고 있어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일은 있더라도 히가시후지 공장을 존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차체의 생산라인도 손질하는 정도에 그치고 과감한 개혁은 없을 것이다.

한편 도호쿠 지역에는 현재 가장 채산성이 낮은 소형 자동차 생산공장의 이전이 진행 중이다. 당면 목표는 2012년 말까지 ‘비용을 2009년 대비 30% 감축’하는 것이다. 이와테 공장장 다노우에 나오토 상무는 “곧 생산을 시작할 신형 자동차에 현지인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 비해 높은 노무비를 극복하고 최고 품질로 내보내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생산현장에서 비용감축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처절할 지경이다. 그러나 차량 생산 비용의 대부분은 부품 값이다. 부품 가격을 낮추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부품 메이커들은 이미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도요타에 이런 노력들은 ‘원점회귀’에 가깝다. 도요타 생산방식(TPS)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제1차 오일쇼크 이후의 생산량 감축에도 도요타가 좋은 실적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때 TPS의 시조(始祖)라고 할 고(故) 오노 다이이치 전 부사장이 ‘생산량 제한 경영’을 제창했다. 생산량을 감축할 때는 ‘제한된 수량을, 즉 철저하게 팔 수 있는 만큼의 수량만을, 가능한 한 싸게 만든다’는 사고방식이다.



“일본 직원도 해외에서 월급 받을 것”도요타 본사에서는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 유닛 생산의 혁신이 진행 중이다. 이제부터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되는 부분에서, 도요타는 기본적으로 유닛을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도 생산량은 현 상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증권의 애널리스트 나카니시 다카키는 “도요타는 1995년의 초엔고 시대에도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그때 일본 공장을 보전했던 일이 세계 1위가 된 원동력이었다. 황급히 공장을 폐쇄했더라면 뒤처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해도 도요타가 현상유지를 생각하고 있을 리는 없다. HV의 기간 부품까지 해외에서 생산한다고 결정한 지금, 도요타의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을 낳는 생산 실체가 해외로 이전하는 가운데 연구개발 등의 부담을 본사가 홀로 짊어지는 구조를 유지하기란 어렵다. 도요타자동차 부사장 니미 아쓰시는 “이제부터는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지에 연구개발 부담을 넘길 것이다. 업무가 이전되는 만큼 일본의 사원들도 해외에 나가 현지법인에서 급여를 받아라”라고 말하고 있다.



번역=권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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