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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세원셀론텍 영국 법인 RMS 이노베이션스

[Company] 세원셀론텍 영국 법인 RMS 이노베이션스


모기업 세원셀론텍 2001년 세계 두 번째 개발…RMS 이노베이션스는 유럽 교두보
런던 북쪽 하트퍼드셔주 엘스트리시 센테니얼 파크에 자리 잡은 세원셀론텍 영국 현지법인 RMS 이노베이션스.

내년 7월 열리는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 9월 한 국내 일간지에 올림픽을 홍보하는 기고를 했다. 여기서 그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에 대해 언급했다. 삼성전자, 두산중공업 등 한국 대기업의 영국 진출 사례를 소개한 후 그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유럽 시장 진출 때 영국을 가장 선호하는데, 세포 재생치료 연구를 위해 영국을 선택한 세원셀론텍이 대표적”이라고 썼다. 세원셀론텍 재생의료 시스템 부문의 영국 현지법인 ‘RMS 이노베이션스’를 지목한 것이다.

RMS 이노베이션스는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하트퍼드셔주 엘스트리시에 있는 센테니얼 파크에 자리 잡고 있다. 센테니얼 파크는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비즈니스 파크로 런던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 인근엔 유서 깊은 왕립 정형외과(RNOH·Royal National Orthopaedic Hospital)가 있다. 영국 최대의 정형외과다. RMS 이노베이션스가 입지로 이곳을 고른 것은 이 병원의 환자들에게 자사의 세포 치료제 등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윤재필 법인장은 “우리 회사는 유럽 시장의 교두보”라고 말했다.

“RNOH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유럽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리더 역할을 많이 합니다. 또 영국 제품이라고 하면 유럽에서는 다들 인정하죠. 영국을 유럽 재생의료 산업의 본부로 만든 후 세계 재생의료 시장의 허브로 키우는 게 세원셀론텍의 비전입니다.”

2001년 영국 여성 다이앤이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 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열 번 수술을 받았지만 다리는 회복되지 않았다. 절단까지도 고려해야 할 상황에서 손상 부위에 RMS 이노베이션스가 공급한 서지필과 오스론을 순차적으로 주입했다. 상태는 호전됐고 절단 수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치료 사례는 영국의 스카이 뉴스를 통해 유럽 전역에 방영됐다. 윤재필 법인장은 “지금은 그녀가 고정기를 착용하고 걷지만 2년 후면 기구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뼈세포 치료제 세계 첫 개발지난 9월엔 RMS 이노베이션스의 바이오 콜라겐 응용 연골재생 의료기술을 적용한 영국 스파이어 알렉산드라 병원의 셰티 교수가 영국 보건의료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디펜던트 헬스케어 어워즈’를 수상했다. 셰티 교수는 “세원셀론텍의 신기술은 매우 혁신적이고, 조직 재생을 통한 치료기술의 거대한 잠재력을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그가 쓴 서지필은 바이오 콜라겐과 골수에서 뽑은 줄기세포로 만든 줄기세포 접착제. 기존의 연골재생은 환자의 연골 조직을 배양해 투입하는 것인 반면 서지필은 의료용 바이오 콜라겐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다.

세원셀론텍은 2001년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연골세포 치료제 콘드론은 국내 1호로 생명공학의약품 승인을 받았고, 뼈세포 치료제 RMS 오스론은 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돼 시판 품목 허가를 받았다. RMS 오스론은 환자의 골수에서 분리한 뼈 형성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한 후 여기서 분화시킨 조골세포로 만드는데 뼈질환이 있는 부위에 주입하면 뼈 재생을 촉진한다. 콘드론과 더불어 이 회사가 보유한 두 개의 글로벌 신약이다.

세원셀론텍은 1971년 설립된 미원중기의 후신이다. 플랜트 기기를 생산하는 PE (Process Equipment) 부문, 유압 기기 등을 만드는 ME(Mechanical Equipment) 부문, 재생 의료제품과 재생의료 시스템을 공급하는 RM(Regenerative Medical)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RM 부문의 비중은 10% 선으로 아직 미미하다.

세포치료제를 생산하는 RMS 이노베이션스의 세포공정센터. 클린룸으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충족하고 있다.

이 회사 CEO는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장정호(46) 회장. PE 부문, ME 부문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 장 회장은 2000년 가톨릭의대 전임강사를 그만두고 바이오벤처 세원셀론텍을 세웠다. 그에 앞서 성모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이트를 서핑하다 젠자임이라는 미국 회사가 연골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제조허가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젠자임이 RMS 이노베이션스에 앞서 RNOH에 세포 치료제를 공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는 RMS 이노베이션스가 이 병원에 세포치료제를 100% 공급하고 있다.

진출한 지 2년여 된 RMS 이노베이션스의 전 직원은 아홉 명이다. 한국인은 윤 법인장을 포함해 둘, 나머지 일곱 명은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국적은 이렇게 다양하지만 회식은 런던의 한국식당에서 한다. 메뉴는 불고기, 찌개, 보쌈, 삼겹살 등. 고창권 부장은 “한국에서 영국의 이런 실정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포치료제 분야는 기술력이 진입장벽인 시장이다. 국내 병원들이 수입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세원셀론텍의 글로벌 진출은 바이오 기업들에 기술이 살길임을 시사하고 있다.



■ 윤재필 RMS 이노베이션스 법인장

윤재필 법인장

“유럽은 세포치료 연구의 허브”



왜 영국에 진출했나요?“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세포치료 연구가 상당히 활발합니다. 그러나 미국만 하더라도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줄기세포를 둘러싼 윤리 논란으로 환자의 세포를 떼어내 배양하는 이런 연구를 제한했었죠. 반면 유럽은 연구·상업화 면에서 미국보다 유리했고, 영국의 경우 기존의 외국 경쟁업체들이 환자에게서 추출한 세포의 자가 배양을 자국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포 배양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시설을 이곳에 갖췄죠. 세원셀론텍이 100% 투자했지만 저희는 실질적으로 영국 기업입니다. 영국 입장에서는 영국 회사가 영국 환자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죠.”



왕립 정형외과와의 산학협동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집니까?“이 지역의 대학과 병원, 의대 교수들의 명성이 높아요. 그래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데 이들과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됩니다. 교수들이 세포와 관련한 연구를 하면서 우리에게 세포를 배양해 달라고 요청하면 우리 설비로 배양해 공급하죠. 이런 협력과정을 통해 신제품이 개발돼 상업화되기도 합니다.”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세원셀론텍의 강점이 뭔가요?“글로벌 세포치료 네트워크입니다. 영국 이외에 폴란드, 네덜란드, 인도 등에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죠. 해외에 세포치료제 공장에 해당하는 세포공정센터를 수출하고 제품의 원료 격인 콜라겐 필러를 국내 세원셀론텍 공장에서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복사기를 팔고 나서 토너를 공급하는 격이랄까요? 관계사인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쪽에서도 시너지가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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