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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에너지 음료 힘겨루기 3파전

[Trend] 에너지 음료 힘겨루기 3파전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생 백광수(23)씨는 하루 3~4캔씩 에너지음료를 마신다. ‘쌩쌩하게’시험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11월의 학과 학술대회를 준비할 때도 그는 에너지음료를 챙겨 마셨다. 카페인 함량이 많은 에너지음료는 밤에 졸음을 쫓는 데 커피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백씨는 “친구들도 시험 때면 하루 1~2캔씩 에너지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수험생과 대학생, 직장인을 중심으로 에너지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너지음료를 활용한 폭탄주까지 나올 정도다. 에너지음료란 카페인과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마시면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는 기능성 음료를 말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음료 시장은 연간 170억 달러로 추정된다. 매년 14% 정도 성장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300억원 규모로 아직 크지 않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물론 해외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소득이 늘어날수록 음료의 카테고리는 다양화된다”며 “이런 카테고리 확장의 일환으로 에너지음료 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에너지음료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이 내놓은 ‘핫식스’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에너지음료는 해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출시했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300만 캔이 팔렸다. 지난해 매출은 70억원이다. 국내에서 에너지 음료 시장의 가능성이 확인되자, 글로벌 기업이 움직였다. 코카콜라는 자사의 에너지 음료 ‘번’을 업그레이드 한 ‘번 인텐스’를 올해 4월 한국에 출시했다. 코카콜라음료 홍보팀 이주연 과장은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아직 다양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에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카콜라음료에 따르면 이 제품은 2000년 출시 이후 세계 85개국에서 4억 캔 이상 판매됐다. 특히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성장률은 매년 두 자릿수다.

여기에 원조 에너지음료까지 한국에 진출했다. 에너지음료의 전통적인 강자인 ‘레드불’이 올 8월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레드볼은 1987년 출시된 에너지음료의 원조로 현재 160여 개 국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레드불 수입을 금지해 왔다. 카페인 함량이 너무 많아서다. 이에 따라 레드불은 카페인 양을 조절한 제품을 내놨고, 동서식품 계열사인 동서음료를 통해 판매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음료는 여름에 최대 매출을 기록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감소한다. 에너지 음료 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인다. 핫식스는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2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10월에는 전달 대비 50% 정도 매출이 올랐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10월에는 대학 중간고사 때문에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음료 시장은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롯데칠성은 선두 유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핫식스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한국인의 기호에 맞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핫식스는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1000원에 판매한다. 성분 면에서도 과라나(아마존지역에서 자라는 열매) 추출물, 타우린, 비타민B군 등 수입 유명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롯데칠성 측 설명이다. 번 인텐스는 저렴한 가격(1000원)과 코카콜라의 영업 노하우를 무기로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레드불(2900원)은 값이 좀 비싸더라도 이 제품을 고집하는 매니어층을 적극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파워샷(광동제약), 엑스코카스(동아오츠카), 에네르기(해태음료), 파워텐(명문제약) 등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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