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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지방은 오르고 서울은 내리고

[Real Estate] 지방은 오르고 서울은 내리고

국토해양부가 4월 말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9억원 남짓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공시가격에 특히 민감해진다. 공시가격이 9억원이 넘으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집의 공시가격만큼 궁금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은 어딘지, 얼마인지, 누가 사는지 등이다. 우리나라에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은 얼마나 있을까.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되는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은 7만3803가구다. 지난해보다는 6520가구(8.1%) 줄었고, 2010년(8만5362가구)보다 1만1559가구(13.5%) 감소했다. 서울 강남권 랜드마크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형(이하 전용면적)은 지난해보다 몸값이 4000만원 내려가 올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9억4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8억6400만원으로 4.4% 하락했다.



6억 이상 주택도 줄어6억원이 넘는 주택도 줄었다. 지난해 25만1759가구였던 6억원 초과 주택은 9422가구(3.7%)가 줄어 24만2337가구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서울·수도권 집값이 경기 침체로 크게 하락하면서 고가 주택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4.3% 상승했지만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명암 차이가 뚜렸했다. 서울·수도권은 보합세를 보인 반면 지방은 크게 올랐다. 총 16개 시·도 중 서울과 인천만 각각 0.3%, 2.1% 하락했다. 나머지 14개 지역은 상승했다. 인천은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이 내렸다.

주택 경기가 활황인 지방은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 경남은 지난해보다 22.9% 상승했고 전북은 21% 올랐다. 지방 부동산 경기 활황의 시발점인 부산은 18.9% 증가했다. 중소형이 상승세를 탔고 도심 재개발로 인한 이주 수요 등이 발생하면서 몸값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광주는 17.4% 상승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도심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된 영향이 크다. 강원도(16%)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호재에 힘입어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지방의 경우 집값이 서울·수도권보다 싸기 때문에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증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7만3803가구가 넘는 고가 주택 중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어디일까.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트라움하우스5차 273㎡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몸값은 52억4000만원이다.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265㎡형(43억6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3위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269㎡형으로, 공시가격이 42억4000만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 10개 단지 4위를 차지한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285㎡형(41억4400만원)과 7위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271㎡형(39억400만원)을 제외한 8개 단지가 서울 강남권에 모여 있다는 것이다.

7년째 가장 몸값 높은 공동주택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트라움하우스5차는 어떤 단지일까.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방배역 사이 서리풀 공원에 둘러 싸여 있는 이 단지는 3개동 18가구로 이뤄졌다. 주택 크기는 226~268㎡ 대형만 있고 복층 구조다. 2003년 5월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차를 맞았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STX그룹 강덕수 회장, SK그룹 최재원 부회장 등 전·현직 대기업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집주인 23명(공동소유 포함)의 성별을 따져보면 남자가 15명(65%), 여자가 8명(35%)이다. 연령대는 60대(8명)가 가장 많고 30대와 40대도 각각 1명씩이다.

이 단지가 재벌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로 철통 보안이 꼽힌다. 출입문 무게만 350㎏에 달해 비밀번호를 모르면 출입은 꿈도 못 꿀 정도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해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진도 7 이상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고 핵 전쟁에 대비해 200명이 2개월을 견딜 수 있는 방공호가 조성됐다. 눈에 띄는 점은 전체 18가구 중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가구가 2가구뿐이라는 것이다.



상지리츠빌 카일룸3차는 연예인 많이 살아법인명으로 등록된 5가구 외에 11가구의 집주인이 현금으로 계산했다는 의미다. 서초동 A공인 관계짜는 “공시가격 52억4000만원인 273㎡형 시세는 90억~120억원 정도 봐야 한다”며 “이 정도 금액을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재벌들이 모여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 입주 후 10년간 4가구만 주인이 바뀌었다. 주인이 바뀐 4가구는 같은 단지의 비슷한 크기인 데도 매매가 차이가 컸다. 46억8920만~120억7550만원이다. 차액이 70억이 넘는다.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전세도 거의 없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소유자의 주소가 다른 곳으로 기재된 것은 9가구다. 이들은 다른 주택에 거주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전세물건은 없다고 주장했다. 서초동 B공인 관계자는 “사생활 노출에 예민한 재벌이 모여 살다 보니 서류상이랑 실제 거주랑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알음알음 전세거래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개업소에 나온 전세물건은 없다”고 말했다. 둘째로 비싼 공동주택인 상지리츠빌 카일룸3차는 탤런트 한채영·최지우 등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는 38억~69억원으로 3.3㎡당 6400만~8400만원이다. 현재 시세는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단지도 단독주택을 포함한다면 그다지 비싼 집은 아니다. 4월 말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개별주택 37만가구 가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12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작구 흑석동 주택 몸값은 1년새 집값의 50%인 43억3000만원이 올라 129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건희 회장의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이 차지했다. 공시가격은 1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억3000만원(20%) 올랐다. 이 주택은 지난해까지 7년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었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단독주택도 이건희 회장의 집이다. 이태원동의 또 다른 주택이 93억5000만원, 중구 장충동 주택이 87억4000만원이다.

올해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6.2% 올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0.3%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가 10% 넘게 올랐고 강남·서초·송파구는 7~8% 상승했다. 37만 가구 중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주택이 16만 가구로 전체의 43.2%를 차지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은 2만4000가구(6.6%)로, 지난해보다 3000가구 늘어났다. 6억원 초가 주택은 강남권에 51.7%가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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