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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포인트로 대출이자도 낸다

카드 포인트로 대출이자도 낸다



NH농협카드는 2009년 독자 브랜드 카드인‘채움카드’를 만들었다. 그간 BC카드만 취급했는데 자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국민

들이 쓰기 편한 카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올11월 16일이면 채움카드가 출시 3년을 맞는다. 그간 가입자도 많이 늘었다. 올 7월까지 가입자 수는 신용카드 682만명, 체크카드1290만명이다. 8월 기준으론 1997만명이다.늘어난 고객만큼 카드사업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명호 카드기획부 팀장은 “출시 1년간은 신규회원 모집에, 이후부터는 질적 성장에 힘썼다”며 “하나의 새로운 카드를 만들더라도 꼭 갖고 싶은 카드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NH농협카드가 추구하는 목표는 다수를 위한 카드를 만드는 것이다. 수도권이나 특정 인구밀집 지역의 고객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놀이공원을 중심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농협카드가 지향하는 게 아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은 국민이, 또 가능하면 많은 영업점에서 카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카드를 만든다.이런 NH농협카드의 소신 때문에 때로는‘농협카드는 혜택이 적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시중에 다른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카드들이 한두 가지 분야에 혜택을 몰아서 제공해, 혜택이 큰 것처럼 포장해서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그 한두 가지 혜택을 받기위해 여러 개의 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주유할 때 쓰는 카드, 마트에 갈 때 쓰는 카드,쇼핑할 때 쓰는 카드를 들고 다니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고 내는 연회비, 매번 다른 카드를 쓰는 소비자들의 수고를 감안하면 농협 카드 한 장을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전국 145개의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한 번 NH농협카드를 사용하면 계속해 사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광고비 경쟁사의 10~20% 수준
이 팀장의 말처럼 NH농협카드는 혜택이 적은 카드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오히려 할인 혜택이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 많다. 이유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나 광고를 하지 않아서다.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은 “결론적으로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똑같다”고 말했다.카드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한정되어 있다.사실 카드는 정해진 범위의 금액에서 어떤혜택을 어떻게 배치하는가만 결정한다는 게손 분사장의 설명이다. “NH농협카드의 광고료 지출은 다른 카드사의 10~20% 수준입니다. 따로 비용을 들여 판촉행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만큼의 수익이 늘고 고객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도 많습니다.”

은행과 유통 채널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도 NH농협카드가 가진 장점이다. 다른 카드는 금융이나 유통 채널 둘 중에 하나만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가령 롯데카드 계열사가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지만 은행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반면 국민이나 신한카드는 계열사인 은행이 있지만 유통 채널이 없다. NH농협카드는 NH농협은행(금융)과 하나로마트라는 유통 채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회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NH농협카드로 하나로마트에서 편안하고 다양한 혜택으로 장을 보고, 금융업무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농협은 이런 장점을 십분발휘해 포인트 제도도 새롭게 만들고 있다.카드 사용 때 적립되는 포인트를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펀드에 가입하거나 대출금 이자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NH농협카드는 지난해 ‘생활+비(費)를 내리다’는 콘셉트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물가상승으로 고충을 겪는 소비자들의 생활비를 줄여주자는 차원에서다. 농협카드가 가진 다양한 혜택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주유소나 백화점, 마트에서 할인폭을 늘려 실

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NH농협카드의 매력에 ‘물들다’는 컨셉트의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한 번 쓰면 계속해서 쓰게 되는 NH농협카드의 매력을 고객들에게 알린다는 목표다. 카드의 디자인도 전면 개편했다. 다양한 색을 그라데이션 형태로 배치해 점점 물들어가는 느낌을 강조했다. 이명호 팀장은 “그간 젊은 층에게 NH농협카드는 약간은 촌스럽다는 느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카드 디자인 개편을 통해 감각적인 농협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

서민 위한 카드 만들어야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은 30년간 농협맨으로 활약하며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NH농협금융이 가진 장점과 극복해야 할 단점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카드 분사장을 맡은 지는 2년이 지났다. 그가 부임한 이후 NH농협카드는 점차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짧은 기간에도 카드 사용액 기준으로 업계 5위자리까지 올랐다.부임 후 그가 가장 먼저 신경을 쓴 부분은 카드간 교통정리를 하는 일이다. “사업 초창기 가입자 유치에 몰두하다 보니 NH농협카드만의 정체성이 없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카드가 어지럽게 만들어져 있었어요.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나조차도 혜택이 무엇인지 모를 카드들도 많았죠. 이 후 ‘누구나 쓰기 편리한 카드를 만들자’라는 중심을 세우고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많은 카드를 없앴고, 또 새로 만들었죠.” 그가 부임한 이후 현재의 채움카드의 라인업이 완성되어 갔고, 회사도 업계에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손 분사장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일은 ‘서민을 위한 카드’를 만드는 일이다. 전 국민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경쟁사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VVIP카드도 농협에는 없다. 그는 “VVIP카드라는 게 소수에게 많은 혜택을 줘서, 다수의 소비자가 소수 범위에 들도록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전략”이라며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해야 하는 카드”라고 말했다. VVIP카드는 혜택이 워낙 많아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는데, 그 적자를 다수의 이용자에게 얻은 수익으로 메우는 행태라는 설명이다.최근 정부 정책이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국민에게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고민거리다. 그는 “카드를 써야 극장, 커피, 마트 같은 기본적인 곳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가난한 서민들의 카드 사용을 막는 것은 그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역선택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무분별한 카드 사용으로 가계 부채가 느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에 최근 NH농협카드는 체크카드 라인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며 체크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2009년 말부터는 체크카드의 결제방식과 신용카드의 후결제방식을 혼합한 ‘즉시불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고객이 즉시불서비스 이용등록을 하면 고객의 저축한 금액 내에서는 체크카드로 결제가 이뤄지고, 금액 한도를 초과하면 일반 신용카드로 전환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이용금액이 6000억원이 넘었고, 올해도 계속 증가할 정도로 고객 반응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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