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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당분간 멀티애셋(위험자산+안전자산 투자) 전략이 바람직

Money Tech - 당분간 멀티애셋(위험자산+안전자산 투자) 전략이 바람직

정은수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자산운용 대표, 전환사채에 투자할 만



“글로벌 증시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을 촉발할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경기회복 때 수익을 내면서 출렁이는 장세에도 대비할 수 있는 혼합형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정은수(52)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자산운용(이하 알리안츠운용)는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투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그는 9월 ‘인컴앤그로스’ 펀드를 내놨다. 미국 주식·채권·전환사채를 혼합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안전성을 높이면서 경기회복의 과실도 따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대우증권 채권부에서 금융업과 연을 맺었다. 1999년 알리안츠생명 채권운용 이사를 지냈고, 하나알리안츠투신(현 알리안츠운용) 채권운용 담당 최고운용책임자로 재직하면서 채권과 해외투자 경험을 쌓았다. 이후 교보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 책임자(CIO)와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를 거친 뒤 올 5월 친정인 알리안츠운용에 CEO로 다시 돌아왔다.



국내 증시가 조정 기미를 보인다.“국내 증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회복에 이어 유럽경기 회복이 기대된다. 전반적인 회복 분위기 속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이른바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도 경기 개선의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은 개선 여지가 반반이다. 중국 정부에서 성장보다는 개혁에 방점을 둔 때문이다.

그러나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넘는 것을 보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중심의 기초체력이 양호하고 재정도 건전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인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관점에서 보면 3분기 예상 수익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정도다. 아직도 한국은 저평가 상태다. 상반기 북핵 리스크, 뱅가드펀드 벤치마크, 아베노믹스가 수급 측면에서 시장을 많이 눌렀다. 8월 이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 이를 해소시켰지만 여전히 확장 가능성이 남아있다. PER이 12~13배까지 간다고 봤을 때 지금보다 10~15%정도의 상승 잠재력이 남았다.”

환율이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되는데.

“내년에도 달러당 원화 가치가 1050원보다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인 무역흑자는 원화 절상 압력을 부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달러가 선진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신흥국 시장의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원화 절상 압력이 들어올 것이다. 원화 가치는 1000~1050원 선에서 균형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상품의 타격도 미미할 것이다.”

그 밖의 주요 변수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규모다. 그동안 시장의 전망은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로 3월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조기 시행의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본다. 출구전략의 조기시행이나 미국의 부채한도 합의 불발은 국내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또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보다 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해결하고 관료의 부패를 일소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이 7%대를 밑돌면 한국 시장의 위축 요인이 될 것이다.”

현 시점에 적합한 투자전략은?

“주식시장에 대한 점진적 회복 전망은 유효하다. 다만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가 몇 개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면서도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주식형 위험자산과 채권형 안정자산을 골고루 넣는 투자가 적합하다. 흔히 ‘멀티애셋’이라고 표현하는 투자 방식이다.”

멀티애셋 방식에 어울리는 상품은?

“전환사채(CB)가 변동성을 이길 수 있는 상품이다. 채권 성질을 갖고 있다가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참여하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주식시장의 상승 잠재력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다만 국내에서 전환사채 다루는 펀드가 많지 않다.”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업종에 주목해야 하는가.

“유럽의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업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유럽 발주처가 많은 조선업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유럽 재정 위기로 선박시장에 충격이 컸다. 유럽 경기가 회복되면 발주도 늘어날 것이다. 이미 조선업 주가는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전자기기·정보기술(IT) 등 소비재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투자자가 지킬 투자원칙은.

“장기 투자, 개인의 삶에 맞춘 투자다. 10년 동안 투자해서 30%의 수익을 냈다고 치자. 데이터를 보면 이 수익은 매년 3%씩 꼬박 꼬박 나오는 게 아니다. 많이 오른 10~20일 동안 나온 수익이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수익 실현 구간이 짧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장기 투자를 하는 이유다. 짧은 수익 구간을 미리 알고 그날만 참여하면 위험은 줄이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신의 영역이다.

장기 투자를 해야만 수익 구간을 만날 확률이 커진다. 낚싯대를 물에 진득하게 담그고 있어야 월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생활방식에 맞춘 투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교 선생님처럼 60세 이상까지 지속적으로 소득이 꾸준히 들어오는 직업이라면, 일종의 채권을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조금씩 투자를 하는 게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반대로 프로 스포츠 선수처럼 소득이 치우쳐 있고 향후 소득이 불투명하다면 채권과 같은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자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나이·직업·형편·자금 소요 계획에 맞는 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운용사들이 리테일(개인 상대 영업)에 주력하는 추세다.

“모든 운용사가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 차원에서 리테일 부문을 키우고 싶어한다. 다만 비(非)은행 계열 운용사의 경우 판매 채널의 한계가 있다. 알리안츠운용도 채널이나 고객 측면에서 연기금쪽으로 편중된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이를 다각화해 확대할 계획이다. 리테일에도 진출하고 연기금 외 다른 기관을 상대로도 영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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