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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서명수 전문기자의 은퇴 성공학

Retirement 서명수 전문기자의 은퇴 성공학



최근 재산리모델링 상담을 신청한 서울 성동구에 사는 가정주부 정모(52)씨의 사례다. 남편은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더 일하다 은퇴할 예정이다. 한 달에750만원 가량 버는데, 지출하고 남는 돈은 은행에 저금하고 있다. 금융자산 1억원 가운데 은행예금이 70% 이상 차지했다. 대학생인 자녀 둘이 내년 초 졸업해 자녀교육이 끝남에 따라 이제부터는 부부의 노후준비에 들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금리가 자꾸 떨어지는 은행상품이 미덥지 못해 다른 운용방법을 써보겠다며 상담을 구했다. 정씨에겐 보험사의 연금보험이 추천됐다. 절세로 짭짤한 수익을 챙기면서 노후준비도 병행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펀드 등 투자상품도 있지만 보수적 성향이라 비교적 ‘안전빵’인 절세 혜택을 누리는 대안을 선택했다.

은행금리가 연 1%대로 떨어졌다. 아직 일부 시중은행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금 같은 금리 하락 추세로 볼 때 금리 1% 시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명목금리가 1%면 물가상승률이나 세금등을 감안한 실질 금리는 0%나 다름없다. 저금리에 이어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금리 떨어질수록 절세 효과 빛나초저금리 상황에선 자산 운용의 선택지가 크게 좁아질 수밖에없다. 우선 은행상품은 재테크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진다.

그저 넣다 뺐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유동성만 살아남고 이자로 예금을 불리는 기능은 죽는다.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수익은 은행예금보다 나을지 몰라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란 위험이 똬리를 틀고 있다. 은행예금과 투자상품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이 개인연금 상품이다. 적당히 안전하면서 적당히 ‘수익적’이다. 노후생활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도 개인연금은 초저금리 시대에 필수 노후준비 상품이다.

개인연금은 퇴직연금과 함께 ‘사적연금’으로 불린다. 사적연금은 개인적으로 알아서 준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고 꼭 순수한 의미의 사적 상품은 아니다. 정부가 좀 도와준다. 바로 절세 혜택이다. 개인연금 가입을 최대한 유도해 국가의노후복지 재정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절세라는 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사적연금엔 절세특권이 있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절세 효과는 빚을 발한다. 게다가 정부는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징세를 강화하고있다. 절세만 잘해도 가만히 앉아서 은행금리보다 훨씬 나은 수익을 쓸어 담을 수 있다. 요즘 주식형 펀드는 연 6~8% 수익을 내도 잘했다는 칭찬을 듣는다. 절세는 초저금리 시대에 최고의 재테크 방법이다.다시 개인연금으로 돌아가 보자. 개인연금은 ‘세제적격’과 ‘세제비적격’으로 나뉜다. 이름이 어려워서 그렇지 세제적격이나세제비적격은 절세를 의미한다. 세제적격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은행·증권·보험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취급한다. 세제적격 상품은 연말정산 때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12%를 세액으로 일괄공제하고 있다.



올해부터 소득공제였던 공제방식이 세액공제로 바뀌어 절세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연간 400만원을 불입할 경우 48만원을 이미 낸 세금에서 돌려주기 때문이다. 연 12%의 확정금리를 받는거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 이만큼 금리를 쳐주는 상품은 어디에도 없다.

또 금융회사 간 계좌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처음에 보험회사에 세제적격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은행의 신탁상품으로, 증권사의 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 상황에 따라, 또는 개인의 필요에 따라 계좌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요즘 또 다른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세제적격은 과세가 이연될 뿐 비과세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연금 수령 때 소득세(연 3.3~5.5%)를 떼고 지급한다. 그래도 일반 금융상품의 이자소득세 15.4%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세제적격 상품이 종합소득세 대상이란 것은 아픈 대목이다. 만약 퇴직연금 같은 다른 사적 연금을 보유해 연간연금소득이 1200만원을 넘을 경우 임대사업 소득 등과 합산돼 종합소득세가 매겨진다. 종합소득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예를들어보자. 퇴직연금 1200만원, 개인연금 1000만원인 사람이 임대소득 2800만원을 번다고 할 때 이 사람이 물어야 하는 종합소득세는 500만원가량 된다. 한 푼의 생활비가 아쉬운 노후

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생돈을 내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노후에도 연금소득뿐 아니라 임대·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원을 가지고 있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종합소득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료: 금융감독원




세제적격이냐 비적격이냐는 ‘조삼모사’ 문제?세제비적격은 납입기간 동안 소득공제가 없는 대신 연금 개시 이후에 수령금이 비과세된 채 지급된다. 세제비적격은 보험상품뿐이다. 증권사나 은행엔 없다. 보험사는 세제적격과 세제비 적격 둘 다 판매하는데, 세제적격은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 세제비적격은 연금보험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단,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비과세 상품이니 종합소득세도 당연히 면제된다.

세제비적격 연금보험의 최대 장점은 납입금액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매월 300만원씩 10년 동안 부으면 연금은 세금을 한푼도 떼지 않고 공시이율 4% 기준 180만원 가량 나온다. 연간 이자가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종합소득세 부과대상이 되는 일반 금융상품과 대비된다. 게다가 납입금액에 대한 이자가 이자를 부르는 복리효과로 적은 돈으로 연금수령액을 불려나갈수 있다.

물론 보험상품은 사업비를 떼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손해를 본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10년 후부터 연금 150만원이 나오는 상품에 월 150만원의 보험료를 낸다고 하자. 이 경우 보험사에서 떼는 사업비가 연간 약 20만원에 달한다. 공시이율 4%짜리 상품이라고 할 때 사업비 차감으로 인해 수익률은 2%대 후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를 피해가는 방법이 있다.추가납입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추가납입 보험료는 월납 보험료의 2배까지 가능하고 사업비도 줄일 수 있다. 연금보험을 보험료 50만원으로 시작하다가 100만원을 추가로 납입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사업비는 약 9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그만큼 연금으로 적립되는 금액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 과거에 가입한 연금상품이 있다면 그 상품에 추가납입 하는 것이 신규 가입보다 경험생명표 적용에서 유리하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경험생명표가 3~4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갱신되기 이전의 경험생명표를사용하는 것이 보험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제적격과 세제비적격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을까.

언뜻 절세혜택을 먼저 보느냐 나중에 보느냐는 ‘조삼모사’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나 가입자의 나이와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다.근속 연한이 많이 남은 젊은 월급쟁이는 세제적격보다 세제비적격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와 달리 퇴직이 얼마 남지않아 노후자금 마련이 시급한 중장년층은 비세제적격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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