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14 창업시장 흥망성쇠 - ‘불황·웰빙’에 웃고 울었다
2004~2014 창업시장 흥망성쇠 - ‘불황·웰빙’에 웃고 울었다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창업 시장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불황’과 ‘웰빙’이다. 한국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진 상황.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나 소비의 패턴은 고급스러워진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창업 시장도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두 키워드가 창업 시장에 혼재된 가운데 2004~2007년까지는 웰빙이, 2008~2014년까지는 불황이 창업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2004년에는 사회적으로 건강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외식 사업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저지방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판매점, 베트남 쌀국수, 죽카페 등 몸에 좋은 음식이 시장을 장악했다. 고깃집 창업도 무항생 삼겹살, 항아리 숙성 삼겹살, 녹차 삼겹살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피부관리 뷰티샵, 셀프 다이어트방, 스피드 헬스센터, 허브 화장품 매장도 인기를 끌었다.
카드 사태와 9·11테러 등의 여파도 창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박리다매형 테이크 아웃 전문 매장이 처음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3000원대 수입 삼겹살 전문점과 가격 파괴형 서비스업, 불닭을 비롯한 매운 음식류가 경기 위축을 반영했다. 2005년 들어서는 가격 파괴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5000원대 치킨이나 7000원대 생선회가 등장하는가 하면 1000원대 중국 요리 전문점도 생겼다. 또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분위기가 일며 미샤·더 페이스 숍 등 가격 파괴 브랜드 화장품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또 맞벌이·1인 가구 증가로 반찬 전문점과 도시락 배달 전문점, 배달 대행 서비스 등이 처음 등장했다.
2006년부터는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이 자본을 모아 3억원 이상의 자본금으로 창업하는 대형 창업이 붐을 이뤘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1억 이하의 1인 창업이 유행했지만 대부분 제품·서비스의 한계를 드러내며 오래 살아남지 못한 탓이다. 이런 분위기가 웰빙·고급화 바람을 다시 등에 업고 외식산업에서는 스타벅스를 위시한 대형 커피 전문점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주점과 일반식당도 330㎡ 이상 규모의 대형 프렌차이즈점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는 알뜰소비 문화가 강해져, 명품중고점이나 디지털 제품 중고점, 멀티브랜드샵, 골프용품 할인매장 등이 대거 생겨났다. 또 UCC 등 인터넷 기반의 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인터넷 보습학원 등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7년은 창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되던 시기다. 이런 가운데 자본이 부족한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마켓이 급성장했다. 매장을 두지 않아 초기 비용이 적고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또 가격 파괴 브랜드 화장품 전문점 등 소비재 업체들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인터넷 쇼핑몰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외식산업에서는 폭음 문화가 줄고 개성과 문화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와 색다른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는 퓨전 주점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퓨전 실내포장마차, 해물요리 주점, 세계 꼬치요리 주점 등이 대표적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킨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이들 주점·식당의 성장에 영향을 줬다.
2008~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미국산 소고기 파동까지 겹치며 소비시장이 바닥을 기던 시기다. 이 때문에 창업 시장도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기대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당시 정부가 꺼내든 ‘녹색성장’의 영향으로 자전거 대리점이나, 태양광 보일러 사업 등이 각광을 받았다.
외식산업에서는 소고기 파동의 영향이 가장 컸다. 소고기 전문점이 몰락하고 삼겹살 등 돼지고기 전문점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 일부에서는 호주·뉴질랜드산 소고기 전문점이 대안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육회를 프랜차이즈화 한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음주 문화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며 막걸리 전문점도 창업 대세에 합류했다. 당시 막걸리에 포도·딸기·홍시 등을 섞은 칵테일 막걸리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막걸리와 짝을 이루는 홍어·수육·파전 관련 점포도 많이 생겼다.
2010년 창업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중심의 소형 창업이 다시 늘어났다는 점이다. 장기 침체 여파로 투자 여력이 많이 줄어든 탓에 소형 짬뽕 전문점과 카페형 도시락 전문점, 일본 라면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커피 전문점도 커피 트럭의 확산과 더불어 소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보급에 발맞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아이디어 창업도 봇물을 이뤘다.
2011년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한 ‘복합’ 개념 창업이 늘어난 시기다. 외식사업에서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함께 판매하는 종합고기집이, 분식업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웰빙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어 치킨시장에서는 2010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굽는 치킨과 파닭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2012년 외식산업에서는 큰 트렌드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컵과 박스 등 여러 단위로 판매하는 닭강정의 인기가 시작됐다. 치킨과 달리 계량이 다양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부터 가족 단위까지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보안과 소셜비즈니스, 빅데이터 사업이 IT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소비심리가 워낙 꽁꽁 얼어있다 보니, 2013년 들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맞벌이·1인 가구를 겨냥한 세탁방과 청소대행 등 생활밀착형 업종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키덜트’ 상품·서비스, 초저가 리모델링·리폼·리필 사업 등이 각광 받았다. 이런 가운데 여러 재화나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복합매장이 주류로 떠올랐다. 경정비업소와 세차장, 커피와 제과의 결합 등이 대표적이다. 또 주말 단기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귀촌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펜션·민박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4년 창업시장은 ‘합리적인 사치’라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1~2년 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복합매장에 기반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 소비자의 발을 잡아놓는 형태의 창업이다. 예컨대 올해 들어 젤라또 등을 즐길 수 있는 사치스러운 후식 전문점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곳에 어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을 구비해 식사·후식·놀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했다. 또 1인 가구를 겨냥한 웰빙 식단도 각광을 받기 시작해 밥을 바 형태로 길게 구워 파는 밥바나 스몰비어 등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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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는 사회적으로 건강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외식 사업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저지방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판매점, 베트남 쌀국수, 죽카페 등 몸에 좋은 음식이 시장을 장악했다. 고깃집 창업도 무항생 삼겹살, 항아리 숙성 삼겹살, 녹차 삼겹살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피부관리 뷰티샵, 셀프 다이어트방, 스피드 헬스센터, 허브 화장품 매장도 인기를 끌었다.
카드 사태와 9·11테러 등의 여파도 창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박리다매형 테이크 아웃 전문 매장이 처음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3000원대 수입 삼겹살 전문점과 가격 파괴형 서비스업, 불닭을 비롯한 매운 음식류가 경기 위축을 반영했다. 2005년 들어서는 가격 파괴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5000원대 치킨이나 7000원대 생선회가 등장하는가 하면 1000원대 중국 요리 전문점도 생겼다. 또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분위기가 일며 미샤·더 페이스 숍 등 가격 파괴 브랜드 화장품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또 맞벌이·1인 가구 증가로 반찬 전문점과 도시락 배달 전문점, 배달 대행 서비스 등이 처음 등장했다.
2006년부터는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이 자본을 모아 3억원 이상의 자본금으로 창업하는 대형 창업이 붐을 이뤘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1억 이하의 1인 창업이 유행했지만 대부분 제품·서비스의 한계를 드러내며 오래 살아남지 못한 탓이다. 이런 분위기가 웰빙·고급화 바람을 다시 등에 업고 외식산업에서는 스타벅스를 위시한 대형 커피 전문점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주점과 일반식당도 330㎡ 이상 규모의 대형 프렌차이즈점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는 알뜰소비 문화가 강해져, 명품중고점이나 디지털 제품 중고점, 멀티브랜드샵, 골프용품 할인매장 등이 대거 생겨났다. 또 UCC 등 인터넷 기반의 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인터넷 보습학원 등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웰빙 바람 불어
2008~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미국산 소고기 파동까지 겹치며 소비시장이 바닥을 기던 시기다. 이 때문에 창업 시장도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기대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당시 정부가 꺼내든 ‘녹색성장’의 영향으로 자전거 대리점이나, 태양광 보일러 사업 등이 각광을 받았다.
외식산업에서는 소고기 파동의 영향이 가장 컸다. 소고기 전문점이 몰락하고 삼겹살 등 돼지고기 전문점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 일부에서는 호주·뉴질랜드산 소고기 전문점이 대안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육회를 프랜차이즈화 한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음주 문화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며 막걸리 전문점도 창업 대세에 합류했다. 당시 막걸리에 포도·딸기·홍시 등을 섞은 칵테일 막걸리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막걸리와 짝을 이루는 홍어·수육·파전 관련 점포도 많이 생겼다.
2010년 창업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중심의 소형 창업이 다시 늘어났다는 점이다. 장기 침체 여파로 투자 여력이 많이 줄어든 탓에 소형 짬뽕 전문점과 카페형 도시락 전문점, 일본 라면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커피 전문점도 커피 트럭의 확산과 더불어 소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보급에 발맞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아이디어 창업도 봇물을 이뤘다.
2011년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한 ‘복합’ 개념 창업이 늘어난 시기다. 외식사업에서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함께 판매하는 종합고기집이, 분식업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웰빙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어 치킨시장에서는 2010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굽는 치킨과 파닭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2012년 외식산업에서는 큰 트렌드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컵과 박스 등 여러 단위로 판매하는 닭강정의 인기가 시작됐다. 치킨과 달리 계량이 다양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부터 가족 단위까지 폭 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보안과 소셜비즈니스, 빅데이터 사업이 IT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불황에 소규모 창업 다시 늘어
2014년 창업시장은 ‘합리적인 사치’라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1~2년 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복합매장에 기반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 소비자의 발을 잡아놓는 형태의 창업이다. 예컨대 올해 들어 젤라또 등을 즐길 수 있는 사치스러운 후식 전문점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곳에 어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을 구비해 식사·후식·놀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했다. 또 1인 가구를 겨냥한 웰빙 식단도 각광을 받기 시작해 밥을 바 형태로 길게 구워 파는 밥바나 스몰비어 등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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