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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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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로코 - 리들리 스콧의 ‘엑소더스’ 영화 상영 금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의 한 장면.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 역을 맡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 성서 내용을 제멋대로 각색하고 배역 선정이 인종적으로 편향됐다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에는 모로코 정부가 ‘엑소더스’의 자국 개봉 하루 전에 상영을 금지했다.

영화산업을 규제하는 국영기관 모로코 시네마센터(CCM)는 처음엔 ‘엑소더스’의 상영을 승인했다. 그러나 개봉이 임박해서 영화관 운영자들은 CCM으로부터 그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는 구두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탈출하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엑소더스’는 모로코에서 상영이 금지되기 이전에도 여러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여름 스콧 감독은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성서 장면을 신의 기적이 아니라 과학에 기초한 현상으로 그려낼 계획이라고 말해 기독교단체들의 반발을 불렀다. 영화배우 크리스천 베일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맡은 모세 캐릭터가 “정신분열증 환자일 가능성이 크며 내가 아는 가장 야만적인 인물 중 하나”라고 말해 기독교와 유대교 단체를 격분시켰다.

다른 비판자들은 주연 배우가 백인 일색이고 노예 역할만 흑인에게 배정했다며 스콧 감독을 비난했다. 국제 온라인 청원사이트 Change.org는 ‘엑소더스’의 보이콧을 촉구했다. “성서는 이집트인과 에티오피아인 둘 다 함족의 후손이라고 말한다. 기원전 300년이 돼서야 로마가 이집트를 침공했다는 점을 명심하라. 이집트는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에 있다.”

AFP 통신은 무슬림이 모세를 예언자로 믿기 때문에 그림이나 영상으로 묘사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모로코의 ‘엑소더스’ 상영 금지에 그런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모로코의 인구 대다수가 무슬림이다. — BARBARA HERMAN
 프랑스 - 훈장 거부한 토마 피케티
2014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사전행사에 참석한 피케티 교수와 저서 ‘21세기 자본’.
2013년 ‘21세기 자본’을 출간한 뒤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1월 1일 프랑스의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부했다. 피케티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장 티롤 교수, 노벨문학상을 받은 파트리크 모디아노와 함께 프랑스 정부가 관보에 발표한 수훈자 목록에 올랐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를 맹렬히 비난해온 피케티는 누가 “영예의 자격이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부는 프랑스와 유럽의 경제성장을 다시 일으키는 데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피케티는 AFP 통신에 말했다. 또 사전에 알았더라면 수훈자로 지명하지 말아달라고 정부에 “즉시 요청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80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제정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민간인에게 1년에 세 차례, 군인에게 1년에 두 차례 수여된다. 그 훈장을 거부한 사람이 드물긴 하지만 작가 알베르 카뮈,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도 받기를 거부했다.

피케티는 과거 올랑드의 사회당과 가까웠지만 올랑드가 대통령에 선출된 이래 그의 정책을 “상당히 나쁘다”고 비판해왔다.

선진국의 빈부 격차와 소득 불평등을 고찰한 피케티의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열띤 논쟁을 불렀다. 미국에서 논픽션 부문 최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 책을 두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한 해, 아니 어쩌면 10년 동안의 가장 중요한 경제서”라고 평했다. — AVANEESH PANDEY
 영국 - 존슨 런던 시장 “이민자 반드시 영어 사용해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자전거를 타는 존슨 런던 시장. 그는 직설적인 언행으로 유명하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1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영국에 사는 모든 사람은 반드시 영어를 사용해야 하며 시의회는 어떤 정보도 이민자를 위해 영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문서를 외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완전히 난센스”라고 그는 말했다.

“런던에 사는 모든 사람, 런던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필히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그는 일부 런던 시민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큰 수치”라고 덧붙였다.

존슨은 이민자 어린이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던 영국의 ‘다문화’ 정책을 비판하며 “형편없는 접근법”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영어 구사력이 떨어지는 성인의 경우 언어교육 과정을 통해 영어 실력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극우 노선을 견지하는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 당수가 그 전날 스카이뉴스에서 영국의 보건의료제도(NHS, 국민보건서비스) 종사자 중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애초에 고용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청취자의 논평 요청에 그렇게 반응했다.

존슨이 이번에는 패라지와 의기투합했지만 지난달만 해도 그는 영국의 이민자 증가를 우려하는 사람들을 질타했다. 패라지와 UKIP은 엄격한 이민정책을 오랫동안 주창했고 UKIP 지지자도 영국에서 늘어나는 ‘외국인’ 인구에 우려를 표했다.

존슨은 그런 사람들을 두고 앵글로족이 아닌 영국인에 대한 편견을 가졌다고 비난하며 “불임수술이나 한 자녀 정책을 강요하기 원하느냐”고 꼬집었다. 존슨은 직설적이고 때로는 잔인한 언행으로 유명하다. — DENNIS LYNCH
 미국 - 220년 전에 묻은 타임캡슐 발굴
보스턴 미술관의 보존처리 전문가 파멜라 해치필드가 타임캡슐에서 내용물을 꺼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타임캡슐이 지난 1월 6일 보스턴에서 발굴됐다. 미국 건국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타임캡슐은 독립혁명 영웅 폴 리비어와 유명한 정치인이자 당시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새뮤얼 애덤스가 1795년 땅에 묻은 것이다. 시가 박스 크기인 그 타임캡슐의 내용물이 220년 뒤 모습을 드러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보스턴 미술관의 보존처리 전문가 파멜라 해치필드가 거의 5시간 동안 공들여 금속 박스의 나사를 푼 끝에 개봉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꺼낸 내용물은 신문이었다. 해치필드는 신중하게 그 내용물을 꺼내며 “이건 신문이 분명하며 진짜 여기에 들어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 다른 동전 24개도 들어 있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1650년에 주조된 것이었다. 1850년 동전도 발견됐다. 그때 타임캡슐을 개봉해 동전을 넣고 다시 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내용물을 전부 다 꺼내는 데 1시간이 걸렸다. 신문 5부, 매사추세츠주 주민등록부 표지, 각인된 은판, 동전 24개, 매사추세츠주 직인이 들어 있었다. 보스턴 미술관이 그 내용물을 보존할 계획이다.

데벨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이번에 타임캡슐이 비워졌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물로 다시 채워넣을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주정부 국무장관 윌리엄 갤빈은 “그 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치필드는 타임캡슐에서 내용물을 꺼내는 데 호저(몸에 길고 뻣뻣한 가시털이 덮여 있는 동물)의 가시털과 할아버지가 물려준 치과 도구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 MARIA VULTAG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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