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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이유

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이유

소득감소를 걱정하는 근로자는 업무실적이 떨어진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자들.
경제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근로자 임금 인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근로자에게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알프레드 마샬이 근 125년 전 이렇게 주장했다. “부의 분배에서 임금 수령자 몫을 늘리고 자본가 몫을 줄이는 모든 변화는 다른 변수가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재화 생산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 뒤로 경제학자들은 임금인상이 비용을 절약한다는 마샬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무수히 쏟아냈다.
 임금인상은 근로자가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임금인상은 근로자가 생산성을 높이도록 여건을 조성한다고 재닛 옐런 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984년 주장했다. “실직에 따르는 희생이 큰 탓에 근로자가 농땡이를 적게 부리고, 전직률이 낮아지고, 입사 지원자의 평균적인 수준이 높아지고, 사기가 향상된다”고 논평했다.

이 같은 논지를 뒷받침하는 연구로는 데이비드 I. 리바인(1992)과 홀저(1990)의 논문이 대표적이다. 리바인은 대형 제조업체(주로 포춘 500대 기업) 표본을 분석했고, 홀저는 미국 각지의 표본 기업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고임금 기업은 때때로 생산성 향상, 채용 및 전직 비용을 절감해 인건비 인상분의 절반 이상을 벌충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마이클 라이시 연구팀(2003)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광범위한 임금인상 후 근로자들을 조사했다. 임금이 오른 대다수 근로자의 업무성과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고 고용주들이 답했다. 알렉산더 마스(2006)는 임금이 17% 인상된 뉴저지주 경찰관들의 사례를 분석했다. 인상되지 않은 경찰관보다 사건 해결의 생산성이 12% 더 높았다.
 임금인상은 더 능력 있고 생산적인 근로자를 끌어들인다
고임금이 더 유능한 지원자를 새 일자리로 끌어들인다는 증거는 숱하게 많다. 어니스토 댈 보 연구팀(2013)의 조사에선 높은 임금을 제시했더니 IQ가 더 높고 광고된 일자리에 더 적합한 인성 점수와 의욕을 가진 인력 자원이 몰려들었다. 더욱이 가장 먼저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기업일수록 더 생산적인 근로자를 끌어들이고 유지할 가능성이 컸다.
 임금이 높으면 전직률이 낮아 신입 근로자의 고용과 훈련 비용이 줄어든다
라이시 연구팀(2003)은 통상적인 전직 비용이 근로자 당 4000달러를 웃돈다고 추산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임금 인상으로 전직이 34%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그에 따라 연간 660만 달러의 전직 관련 비용을 절감했다고 결론지었다. 아린드라지트 두비 연구팀은 2007년 샌프란시스코 생활임금 조례에 따라 저임 근로자 임금이 인상됐을 때를 조사했다. 그 결과 근로자들이 현 직장에 남는 비율이 더 높았다.

라이시 연구팀은 2000년 중반 보안검사원들의 연간 전직률이 무려 95%에 육박하던 상황도 조사했다. 임금이 인상되자 전직률이 18.7%로 떨어졌다. 데이비드 페어리스 연구팀은 2005년 로스앤젤레스의 고용주들이 전반적으로 임금인상을 실시했을 당시의 데이터를 검토했다. 근로자 전직이 감소하면서 발생한 비용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절감됐다.
 고임금은 품질과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
라이시 연구팀의 2003년 조사에선 그밖에도 고용주의 절반 가까이가 저임 근로자의 임금인상 이후 고객 서비스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그리고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임금인상 이후 이용자 대기 행렬이 짧아졌다. 더글러스 M 카우허드와 데이비드 I 리바인의 1992년 조사에선 관리직보다 하급직 근로자의 임금 인상이 제품의 품질을 더 높였다.

마샬 L 피셔 연구팀은 2006년 500개 이상의 소매점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검토했다. 매장 직원 및 매니저의 급여 수준과 고객 만족도 간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높은 임금을 받는 직원은 재고 현황도 더 정확히 파악하는 편이었다.
 고임금은 규율 문제와 결근을 줄인다
피터 카펠리와 키스 쇼뱅은 1991년 지역의 평균 임금에 비해 인건비가 높은 공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징계조치가 더적었다. 라이시 연구팀이 2003년 고용주들을 조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절반 가까이가 임금인상 후 근무태도 관련 문제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장웨이 연구팀은 2013년 캐나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임금이 높을 때 결근율이 낮았다. 크리스티안 파이퍼도 2010년 독일에서 실시한 더 대규모의 조사에서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고임금 기업일수록 감시 감독에 투입되는 자원이 적다
고임금 기업에선 근면 성실한 직장 문화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동료 근로자를 모니터해 감독을 따로 둘 필요성이 줄어든다. 제임스 B 레비처가 1995년 석유화학 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저임의 유지·보수직 근로자에겐 더 많은 감독이 필요했다. 에리카 L 그로셴과 앨런 B 크루거의 1990년 조사에선 고임금 간호사일수록 감독의 필요성이 적었다. 안드레아스 조지아디스가 2008년 영국의 여러 요양원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감시감독 비용 감소가 인건비 상승을 상쇄하고 남았다.’
 소득감소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근로자는 업무실적이 떨어진다
이 같은 가설은 최근의 각종 실험으로 뒷받침됐다. 아난디 마니 연구팀은 2013년 쇼핑몰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자금사정을 물었다. 갑자기 거금을 지출해야 할 긴급 상황(가령 1500달러의 자동차 수리비)을 떠올리게 했다. 그랬더니 인지 테스트에서 가난한 피험자는 점수가 낮아진 반면 부유한 피험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센디르 물라이나탄과과 엘다 샤피르는 2013년 광범위한 관련 실험을 평가했다. 빈곤에 따르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유사한 정신적 과제를 수행하게 했더니 사람들이 충동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 실제로 세계은행개발보고서(2015)는 다수의 현장 조사를 인용해 빈곤이 사람의 정신력과 자제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인정했다.
 고임금이 비용 상쇄 효과를 나을 수 있는 메커니즘은 그 밖에도 몇 가지 더 있다
• 임금이 오르면 건강이 좋아지고, 질병이 줄고, 정력적이 된다. 이는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고용주와 노조단체 간의 분쟁이 줄어든다.

• 소비자들 사이에 평판이 좋아진다.

이들 긍정적인 영향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전체적으로 더 큰 효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한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동료 근로자의 생산성도 덩달아 향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마스와 엔리코 모레티의 연구(2009)는 이 같은 이론에 관한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생산성이 높은 계산원은 동료 근로자가 더 빨리 움직이도록 동기 유발했다.

[ 이 글은 피터슨 국제경제학연구소 웹사이트에 먼저 실렸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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