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의 한숨
타이거의 한숨
타이거 우즈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걸까? 아니면 톱스핀뿐 아니라 왼쪽으로 훅까지 걸렸나?
지난 6월 18일 오후 체임버스 베이에서 열린 US 오픈 1라운드 마지막 홀. 핀으로부터 어림잡아 150야드 거리. 우즈가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 자세를 취했다. 워싱턴주 퓨짓 사운드 만을 따라 펼쳐진 풀밭 위에 선 우즈는 끔찍한 반나절을 보냈다. 그래도 골프의 하이라이트인 메이저 대회 14회 우승 경력의 소유자 아닌가. 우즈보다 메이저 우승 회수가 많은 사람은 단 1명, 잭 니클라우스(18회)뿐이다. 하지만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7년 전 바로 이 주가 마지막이었다. 조지 W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었을 때다.
검정 폴로 셔츠와 야구 모자, 회색 바지 차림의 우즈는 3번 우드를 꺼내 들었다. 우즈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최소 52주 이상 연속 세계 1위 타이틀을 3회나 보유했던 그레그 노먼이 폭스 방송 해설자였다. 우즈가 클럽을 뒤로 들어올리자 간청하듯 말했다. “제발, 우즈. 멋진 샷을 보여줘.” 경외감보다는 동정심의 발로였다.
그러나 톱스핀이 걸린 웜 버너(worm burner, 낮게 깔리는 공)는 30야드를 날아가다 뚝 떨어졌다. 한때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동으로 불리던 우즈가 날린 샷이었다. 핀이 꽂혀 있던 홀 대신 다른 깊은 구멍으로 숨어 버렸다. 우즈의 다음 샷은 벙커 깊숙이 떨어졌다. 그와 함께 우즈도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비유지만 설명이 더 필요 없었다. 노먼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지켜보던 모든 사람의 반응을 대신하듯 말을 더듬거렸다. “아흐…. 뭐라고 해야 하나. 정말 할 말이 없네요.”
누군들 할 말이 있겠는가? 우즈의 부침에 견줄 만한 비교 대상을 찾으려면 스포츠의 전당 밖으로 나가야 한다.
모차르트? 이 오스트리아 작곡가도 우즈와 마찬가지로 거장이었다. 신동에서 전설로 올라섰다. 30세 생일을 맞기 전에 최고의 작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 6월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13오버파 85타를 기록했다. 모차르트는 그렇게 형편없는 곡을 만들어낸 적이 없었다.
주디 갈런드라면 어떨까? 17세 때 사상 최대 걸작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오즈의 마법사’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약물중독으로 인생 말년을 망치고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누가 타이거 우즈에 필적할까? 왕년의 천재에서 지금은 ‘cat’이라는 단어도 쓸 수 없게 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요즘의 우즈가 사실상 그런 꼴이기 때문이다. 2008년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우즈는 사실상 한 다리로 플레이오프 연장승부 끝에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그는 왼쪽 정강이뼈의 이중 피로골절로 고통 받는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그로 인해 나중엔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까지 손상된다). 박수 받아 마땅한 용기였다.
그러나 이는 당시엔 깜짝 뉴스가 아니었다. 우즈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최고의 종결자, 골프계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마무리 투수)였다. 우즈는 그 US 오픈 우승 이전 7년 동안 메이저 대회 8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 2회 이상 우승자는 필 미켈슨뿐이었다(3회).
하지만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우즈의 몰락도 그가 천하를 호령하던 시절 못지 않게 흥미로운 볼거리다. 메이저 대회 무관 신분이 7년째 계속되지만 바로 지난해 5월 까지도 세계 1위였다. 60주 연속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올해 ‘노출되고 말았다’. 지난 6월 18일, 156명의 참가선수 중 154위로 대회를 끝낸 뒤 우즈가 한 말이다. 우즈는 프로 경력 중 어림잡아 1150라운드의 골프 경기를 했다. 하지만 80타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4회뿐이었다. 그런 불행 중 3건이 올해 일어났다. 그리고 2건이 6월에 연속됐다.
참고로 우즈는 2002년 영국 오픈에서 81타를 쳤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교도소에서 탈출한 날 밤의 날씨를 연상케 했다. 그날 다른 골퍼 10명이 80대 타수를 기록했다. 우즈는 지난 1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오픈에서 82타를 친 뒤 6월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85타를 기록했다(우즈가 5회 우승했던 대회다). 그 뒤 18일 다시 80타를 쳤다.
“적어도 리키의 엉덩이는 걷어차 줬다”고 경기를 망친 뒤 우즈가 언론 인터뷰에서 교수대 유머(gallows humor,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유머)를 던졌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동률 2위를 기록했던 리키 파울러는 18일 81타를 쳤다. 동병상련이다(Misery loves camaraderie).
하지만 흥미로운 일이다. 그렇게 펄펄 날아다니다가 노화와 부상을 겪지 않고 이렇게 죽 쑨 선수가 있었던가? 물론 너무 오래 현역으로 머물렀던 선수는 있었다(무하마드 알리와 래리 홈즈의 마지막 대결). 하지만 우즈는 오는 12월 30일에 겨우 40세가 된다(참고로 또 다른 왕년의 농구 신동 르브론 제임스와 생일이 같다).
40세는 골프에서 후반 9홀로 넘어가는 것에 비유되는 전환점이다. 하지만 40세 생일 이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남자 선수가 지난 31년 사이 4명이나 된다. 잭 니클라우스, 레이먼드 플로이드, 리 트레비노, 헤일 어윈이다. 우즈와 스탠퍼드대학 동문인 톰 왓슨은 2009년 59세의 나이로 72홀이 끝났을 때 동률 선두를 기록한 뒤 4홀 연장전에서 패했다.
최근 타이거 우즈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절정기, 아니 적어도 경력의 중턱에서 더 몰락한 이유가 줄줄이 열거된다. 허리 부상, 바람기, 신뢰하던 스윙 코치(부치하먼)나 캐디들(마이크 코원, 스티브 윌리엄스)의 해고 등. 그중에서 간통 관련 댓글이 가장 뜨겁다. 18홀을 도는 우즈의 걸음걸음이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세르시 라니스터 왕비가 대중 앞에서 알몸으로 걸어가는 것처럼 굴욕적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마치 캐디 대신 뒤를 따르는 수녀가 ‘수치 … 수치 … 수치’라고 되뇌며 종을 쳐야 하듯이 말이다.
우즈는 고인이 된 아버지 외에는 자신의 경기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다수의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그의 바람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그런 속성을 가진 뛰어난 운동선수나 예술가는 우즈가 분명 처음은 아니다(알리는 “내가 최고!”라고 큰소리쳤지만 그의 말은 옳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하는 운동은 역사상 가장 겸손한 스포츠다. 그런 속성과는 상극이다.
아버지 얼 우즈가 타이거에게 골프를 가르쳤다. 타이거가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을 아무 후환 없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다. 얼은 2006년 저 세상 사람이 됐다. 그리고 물론 그런 일차원적인 결론은 지나친 단순논리다. 하지만 우즈는 사생활이나 선수 생활의 모든 면에서(대부분 겹친다)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로 인의 장막을 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해고했다. 계속된 실패를 부르는 처방전이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뉴스가 있다. 우즈가 체임버스 베이의 US 오픈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한 날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통산 3000 안타를 기록했다. 같은 39세의 로드리게스도 뉴욕 양키스의 인기 스타였지만 기만과 자멸(금지약물복용 부인과 징계)로 몰락했었다. 로드리게스가 다시 사랑 받지는 못하겠지만 올 시즌 그는 속죄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우즈는 적어도 자신의 경기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6월 중순 US 오픈 대회 이틀간 16 오버파를 기록했다. 156명의 참가 선수 중 불과 5명을 앞서면서 커트 탈락했다. 한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기억되는 길을 걷던 우즈가 2번이나 말했다.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골프코스에선 노출되고 만다.”
실제로 노출됐다. 19일 우즈의 경기를 관전하던 TV 해설자 여러 명이 지켜보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 대회에서 계속 티샷을 날리는 한 변함없이 골프, 아니 어쩌면 모든 스포츠 사상 가장 흥미로운 스토리로 남을 듯하다. 타이거 우즈의 슬픈 노래는 그리스 시대에서 비롯돼 그 뒤 할리우드에서 채택한 스토리 구조다.
1막: 고양이를 만난다.
2막: 고양이를 나무에 올려 놓는다.
3막: 고양이를 구한다.
이 경우엔 타이거가 고양이다. 제 발로 그 나무 위(또는 벙커 속)로 올라갔다. 3막이 있을까?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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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 오후 체임버스 베이에서 열린 US 오픈 1라운드 마지막 홀. 핀으로부터 어림잡아 150야드 거리. 우즈가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 자세를 취했다. 워싱턴주 퓨짓 사운드 만을 따라 펼쳐진 풀밭 위에 선 우즈는 끔찍한 반나절을 보냈다. 그래도 골프의 하이라이트인 메이저 대회 14회 우승 경력의 소유자 아닌가. 우즈보다 메이저 우승 회수가 많은 사람은 단 1명, 잭 니클라우스(18회)뿐이다. 하지만 우즈의 메이저 우승은 7년 전 바로 이 주가 마지막이었다. 조지 W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었을 때다.
검정 폴로 셔츠와 야구 모자, 회색 바지 차림의 우즈는 3번 우드를 꺼내 들었다. 우즈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최소 52주 이상 연속 세계 1위 타이틀을 3회나 보유했던 그레그 노먼이 폭스 방송 해설자였다. 우즈가 클럽을 뒤로 들어올리자 간청하듯 말했다. “제발, 우즈. 멋진 샷을 보여줘.” 경외감보다는 동정심의 발로였다.
그러나 톱스핀이 걸린 웜 버너(worm burner, 낮게 깔리는 공)는 30야드를 날아가다 뚝 떨어졌다. 한때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동으로 불리던 우즈가 날린 샷이었다. 핀이 꽂혀 있던 홀 대신 다른 깊은 구멍으로 숨어 버렸다. 우즈의 다음 샷은 벙커 깊숙이 떨어졌다. 그와 함께 우즈도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비유지만 설명이 더 필요 없었다. 노먼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지켜보던 모든 사람의 반응을 대신하듯 말을 더듬거렸다. “아흐…. 뭐라고 해야 하나. 정말 할 말이 없네요.”
누군들 할 말이 있겠는가? 우즈의 부침에 견줄 만한 비교 대상을 찾으려면 스포츠의 전당 밖으로 나가야 한다.
모차르트? 이 오스트리아 작곡가도 우즈와 마찬가지로 거장이었다. 신동에서 전설로 올라섰다. 30세 생일을 맞기 전에 최고의 작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 6월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13오버파 85타를 기록했다. 모차르트는 그렇게 형편없는 곡을 만들어낸 적이 없었다.
주디 갈런드라면 어떨까? 17세 때 사상 최대 걸작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오즈의 마법사’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약물중독으로 인생 말년을 망치고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누가 타이거 우즈에 필적할까? 왕년의 천재에서 지금은 ‘cat’이라는 단어도 쓸 수 없게 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요즘의 우즈가 사실상 그런 꼴이기 때문이다. 2008년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우즈는 사실상 한 다리로 플레이오프 연장승부 끝에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그는 왼쪽 정강이뼈의 이중 피로골절로 고통 받는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그로 인해 나중엔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까지 손상된다). 박수 받아 마땅한 용기였다.
그러나 이는 당시엔 깜짝 뉴스가 아니었다. 우즈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최고의 종결자, 골프계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마무리 투수)였다. 우즈는 그 US 오픈 우승 이전 7년 동안 메이저 대회 8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 2회 이상 우승자는 필 미켈슨뿐이었다(3회).
하지만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우즈의 몰락도 그가 천하를 호령하던 시절 못지 않게 흥미로운 볼거리다. 메이저 대회 무관 신분이 7년째 계속되지만 바로 지난해 5월 까지도 세계 1위였다. 60주 연속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올해 ‘노출되고 말았다’. 지난 6월 18일, 156명의 참가선수 중 154위로 대회를 끝낸 뒤 우즈가 한 말이다. 우즈는 프로 경력 중 어림잡아 1150라운드의 골프 경기를 했다. 하지만 80타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4회뿐이었다. 그런 불행 중 3건이 올해 일어났다. 그리고 2건이 6월에 연속됐다.
참고로 우즈는 2002년 영국 오픈에서 81타를 쳤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교도소에서 탈출한 날 밤의 날씨를 연상케 했다. 그날 다른 골퍼 10명이 80대 타수를 기록했다. 우즈는 지난 1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오픈에서 82타를 친 뒤 6월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85타를 기록했다(우즈가 5회 우승했던 대회다). 그 뒤 18일 다시 80타를 쳤다.
“적어도 리키의 엉덩이는 걷어차 줬다”고 경기를 망친 뒤 우즈가 언론 인터뷰에서 교수대 유머(gallows humor,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유머)를 던졌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동률 2위를 기록했던 리키 파울러는 18일 81타를 쳤다. 동병상련이다(Misery loves camaraderie).
하지만 흥미로운 일이다. 그렇게 펄펄 날아다니다가 노화와 부상을 겪지 않고 이렇게 죽 쑨 선수가 있었던가? 물론 너무 오래 현역으로 머물렀던 선수는 있었다(무하마드 알리와 래리 홈즈의 마지막 대결). 하지만 우즈는 오는 12월 30일에 겨우 40세가 된다(참고로 또 다른 왕년의 농구 신동 르브론 제임스와 생일이 같다).
40세는 골프에서 후반 9홀로 넘어가는 것에 비유되는 전환점이다. 하지만 40세 생일 이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남자 선수가 지난 31년 사이 4명이나 된다. 잭 니클라우스, 레이먼드 플로이드, 리 트레비노, 헤일 어윈이다. 우즈와 스탠퍼드대학 동문인 톰 왓슨은 2009년 59세의 나이로 72홀이 끝났을 때 동률 선두를 기록한 뒤 4홀 연장전에서 패했다.
최근 타이거 우즈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절정기, 아니 적어도 경력의 중턱에서 더 몰락한 이유가 줄줄이 열거된다. 허리 부상, 바람기, 신뢰하던 스윙 코치(부치하먼)나 캐디들(마이크 코원, 스티브 윌리엄스)의 해고 등. 그중에서 간통 관련 댓글이 가장 뜨겁다. 18홀을 도는 우즈의 걸음걸음이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세르시 라니스터 왕비가 대중 앞에서 알몸으로 걸어가는 것처럼 굴욕적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마치 캐디 대신 뒤를 따르는 수녀가 ‘수치 … 수치 … 수치’라고 되뇌며 종을 쳐야 하듯이 말이다.
우즈는 고인이 된 아버지 외에는 자신의 경기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다수의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그의 바람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그런 속성을 가진 뛰어난 운동선수나 예술가는 우즈가 분명 처음은 아니다(알리는 “내가 최고!”라고 큰소리쳤지만 그의 말은 옳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하는 운동은 역사상 가장 겸손한 스포츠다. 그런 속성과는 상극이다.
아버지 얼 우즈가 타이거에게 골프를 가르쳤다. 타이거가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을 아무 후환 없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다. 얼은 2006년 저 세상 사람이 됐다. 그리고 물론 그런 일차원적인 결론은 지나친 단순논리다. 하지만 우즈는 사생활이나 선수 생활의 모든 면에서(대부분 겹친다)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로 인의 장막을 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해고했다. 계속된 실패를 부르는 처방전이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뉴스가 있다. 우즈가 체임버스 베이의 US 오픈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한 날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통산 3000 안타를 기록했다. 같은 39세의 로드리게스도 뉴욕 양키스의 인기 스타였지만 기만과 자멸(금지약물복용 부인과 징계)로 몰락했었다. 로드리게스가 다시 사랑 받지는 못하겠지만 올 시즌 그는 속죄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우즈는 적어도 자신의 경기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6월 중순 US 오픈 대회 이틀간 16 오버파를 기록했다. 156명의 참가 선수 중 불과 5명을 앞서면서 커트 탈락했다. 한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기억되는 길을 걷던 우즈가 2번이나 말했다.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골프코스에선 노출되고 만다.”
실제로 노출됐다. 19일 우즈의 경기를 관전하던 TV 해설자 여러 명이 지켜보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 대회에서 계속 티샷을 날리는 한 변함없이 골프, 아니 어쩌면 모든 스포츠 사상 가장 흥미로운 스토리로 남을 듯하다. 타이거 우즈의 슬픈 노래는 그리스 시대에서 비롯돼 그 뒤 할리우드에서 채택한 스토리 구조다.
1막: 고양이를 만난다.
2막: 고양이를 나무에 올려 놓는다.
3막: 고양이를 구한다.
이 경우엔 타이거가 고양이다. 제 발로 그 나무 위(또는 벙커 속)로 올라갔다. 3막이 있을까?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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