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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하반기 여자 골프 관전 포인트] 전인지 매서운 샷 어디까지

[2015 하반기 여자 골프 관전 포인트] 전인지 매서운 샷 어디까지

한·미·일·유러피언 투어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특급 루키 전인지.
올 상반기에 한국 여자 선수들은 미국·일본의 해외 투어에서 11승과 7승씩을 거뒀다. 박인비의 세계 랭킹 1위 복귀와 전인지의 3개 투어 메이저 우승이라는 쾌거도 올렸다. 어느 해보다 풍성했던 전반전을 바탕으로 돌아오는 하반기에는 어떤 수확과 대기록을 추가할지 투어별로 정리해 본다.



◇LPGA 최다승 경신 어디까지 갈까=
최나연이 올 시즌 첫 대회 코츠골프챔피언십에서 오랜만에 우승할 때만 해도 단순히 좋은 출발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마치 고구마 줄기를 뽑듯 우승 트로피를 줄줄이 캤다.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인 KPMG PGA위민스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면서 세계 랭킹 1위와 상금 선두자리를 꿰찼다. 올해 처음 미국 무대에 뛰어든 김세영은 놀라운 역전 드라마를 선사하면서 벌써 2승을 거두고 있다. 현재 LPGA홈페이지의 상금 리더보드에는 태극기가 찬란한 행렬을 이룬다. 톱10에는 박인비 외에도 김세영, 양희영, 최나연이 각각 4, 5, 9위에 올라 있다. 톱20위로 범위를 넓히면 유소연(11위)·김효주(12위)·최운정(15위)·장하나(16위)·이미림(18위)까지 한국 선수가 늘어난다. 상위권의 절반 가까이 한국 선수가 포진한 것이다.

올 하반기는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11승)을 꾸준히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에는 박세리·김미현·한희원 등 미국 진출 1세대의 활약에 더불어 김주미·이미나·임성아·홍진주가 첫승을 거두었다면, 2009년은 신지애가 3승으로 선두를 지키고 최나연·허미정·김인경 등 ‘세리키즈’가 골고루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리티시여자 오픈 이후 남은 11개 대회 중에 한국에서 열리는 하나외환챔피언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의 사임다비, 타이완의 푸본, 중국의 블루베이, 일본의 토토재팬클래식으로 이어지는 5개의 아시아 스윙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우승 가능성이 특히 크다. 현재까지 한국 선수들은 LPGA에서 134승(한국계 선수까지 포함하면 150승)을 거뒀다. 최근 몇 년간 시즌 승수는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 중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박인비와 4개 투어(한·미·일·유러피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특급 루키 전인지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다.



◇구옥희의 JLPGA 다승 기록 돌파할까=
국내 투어를 평정하고 1983년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 데뷔한 구옥희는 1985년 한 해에 3승을 거두면서 후배 선수들에게 일본 진출의 희망을 품게 했다. 2005년까지 일본투어에서 21년간을 생활하면서 거둔 통산 23승은 불모지에서 거둔 입지전적인 성과였다. 구옥희를 비롯한 초창기 프로들이 1978년 프로가 된 뒤 이래 1984년까지 국내 여자골프는 대회수가 대여섯 개에 불과했고, 1995년이 되어서야 12개로 늘어났다. 박세리의 미국 진출 이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꿈꾸던 해외 무대란 구옥희가 종종 우승 소식을 전해오는 일본 투어였다. 구옥희의 성공 신화를 따라 1987년 김만수가 그 후 이영미·원재숙·고우순·신소라가 차례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는 구옥희의 JLPGA 다승 기록이 바뀔 것 같다. 안선주는 7월 마지막 주에 열린 대회에서 통산 19승을 쌓아올렸다. 2010년 진출한 이래 6년 만의 쾌속 기록이다. 이지희도 2001년 첫 승을 거둔 뒤 현재 18승이다. 구옥희의 기록을 깰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2006년을 시작으로 22승을 쌓은 전미정이지만, 2013년 이후 현재까지 2년째 우승은 없고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신지애와 이보미가 2승씩, 이지희·전인지·안선주가 1승씩 올렸다. 상금 선두는 이보미로, 2위인 타이완의 테레사 루보다 두 배 가까이 앞서 있다. 그 뒤로 신지애(3위)·이지희(6위)·안선주(12위)·전미정(18위)·정재은(21위)·강수연(24위)이 따르고 있다. 일본투어에서는 이보미·신지애·안선주 등 3세대가 확실한 트로이카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안선주가 5승으로 상금왕에 올랐으며, 신지애는 4승, 이보미는 3승을 올렸다.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한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전인지의 KLPGA 독주 누가 막을까=
국내 투어는 이제 세계 무대로 진출하려는 선수를 위한 최고의 발판이 됐다.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선수는 국제 대회에 출전해도 전혀 기죽지 않고 화려한 실력을 뽐내면서 우승컵을 쟁취한다. 해외 투어에서 외국 선수들과 겨루어도 전혀 기죽지 않고 쫄지도 않는다. 지난해 김효주는 국내 6승을 기록하던 페이스와 감각을 그대로 이어받아 출전한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퀄리파잉스쿨 없는 LPGA 직행 티켓을 땄다. 올해는 전인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상반기에는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을 시작으로 16주 연속 강행군을 거치면서 17경기를 치렀고, 9명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전인지는 메이저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포함, 4승으로 독주하면서 국내 여자 투어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그 뒤를 이정민·고진영이 3승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정민은 5, 6월 4주 사이에 3승을 쓸어 담으며 다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상금은 약 5억1000만 원으로 3위다. ‘올해는 다 해먹고 싶다’고 거침없는 포부를 밝힌 고진영은 부상으로 잠시 물러나 있었으나 7월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우승하며 역시 시즌 3승을 달성해 상금 랭킹 4위(4억6000만원)에 올랐다.

상반기에 이 세 명이 상금왕 경쟁을 벌이는 한편, 새로운 얼굴 2명이 주목받았다.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박성현,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챔피언 조윤지다. 김효주·김세영·장하나·김하늘 같은 대표 선수들이 국내 투어를 빠져나갔어도 새로운 유망주가 빈 자리를 충분히 채워온 두터운 선수층이 국내 여자투어가 가진 가공할 경쟁력이다. 박성현은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마지막 18번 홀 1m 버디 퍼팅을 놓쳐 결국 이정민에게 우승을 내줬으나, 2주 뒤의 한국여자오픈에서 멋지게 만회하는 드라마같은 우승 스토리를 써냈다. 조윤지는 E1채리티오픈에서 8연속 버디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최고액 우승 상금이 걸린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우승하면서 상금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 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2014 전야제’에서 안선주·이보미· 신지애(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일본투어에서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하반기는 8월 7일 삼다수여자오픈을 시작으로 11월 15일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까지 12개 대회가 치러진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전인지다. 현재 4승인 전인지는 2007년과 2008년 신지애가 세운 시즌 최다승(국내외 포함 10승)에 도전한다. 전인지는 미국·일본 투어 우승을 포함해 그보다 4개 적은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인지가 KLPGA 최고 상금액을 경신할 수 있을지도 관심 가는 테마다. 상반기 13개 대회에 출전해서 상금 7억1924만원을 벌었다. 지난해 김효주의 최고액 12억897만원과는 4억8973만원 차이다. 다만, 김효주는 지난해 23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상반기에 13개 대회에 출전한 전인지가 남은 시즌에서 10개의 국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전인지를 1승 차이로 위협하는 조윤지·이정민·고진영의 반격도 쏠쏠한 관전 포인트다. 아슬아슬한 선두권 상금 쟁탈전은 남아있는 두 개의 메이저 대회와 총상금 12억원(우승 상금 3억원)이 걸린 한화 금융클래식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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