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악재의 해’ 잘 견딜 수 있을까
중국은 ‘악재의 해’ 잘 견딜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거대한 나라인 중국은 사건·사고와 재난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대형 사고가 많다. 급기야 지난 8월 12일엔 톈진항 물류창고의 폭발 사고로 11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독극성 물질까지 유출돼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사고는 중국을 뒤흔들며 안전기준에 관한 대중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같은 날 북서부 산시성에서 산사태로 광산이 무너져 65명이 매몰됐다. 그런 자연재해는 그처럼 큰 나라에선 불가피할지 모른다. 그 전날엔 남부 구이저우성에서 석탄탄광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은 거대한 광업부문에서 안전기준을 강화하려고 애쓰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사고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톈진 폭발 같은 사고는 천재가 아닌 인재다. 맹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을 중국의 주택단지에 가까이 짓도록 허용한 이유가 뭔가? 중국의 거대 도시 중 하나인 톈진에 지난 10년에 걸쳐 건설된 그 주택단지는 현대 계획 도시화의 모델로 추켜세워졌다. 당국의 대응 방식과 속도에 관한 의문도 크다. 특히 당국이 실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때 공개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미 지난 4월 남부 푸젠성 장저우의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화학시설의 안전에 관한 우려가 고조된 상태였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폴리에스터 섬유·플라스틱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은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그 사고로 6명이 부상했고 폭발에 따른 화재는 이틀 동안 계속되며 도시 전체가 연기에 뒤덮여 주민 다수가 대피했다.
장저우 사건은 PX 공장의 안전에 관한 대중의 오랜 우려를 재확인해줬다(지난 10년 동안 여러 중국 도시에서 그 문제를 두고 시위가 벌어졌다). 당국은 가동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그 공장의 책임자들이 날림 공사를 허용해 안전기준을 어겼다고 발표했다. 그로써 지방 정부가 경제개발을 서두르면서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다음 달엔 산시성의 한 화학공장에서 유독성 액체가 누출돼 최소 8명이 사망했다.
그런 사고는 산업지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중국의 팽창하는 도시의 관리에 관한 광범위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연말 상하이의 와이탄 천이 광장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길한 한 해가 시작됐다. 신년맞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몰려든 인파가 강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서로 밟고 밟히면서 36명이 숨졌다. 그중 다수는 대학생이었다.
행사 전 당국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와이탄 부두의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그에 따라 그 구역의 치안 수준이 낮아졌다. 그러나 변경된 계획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군중이 계속 모여들었다고 당국은 나중에 인정했다. 공식 조사에서 경찰이 그 구역의 군중 수를 30분 간격으로 본부에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하이시 당국은 자체 진상조사를 거쳐 사고 발생 구역 관할의 상하이 황푸구 당서기 등 책임자 11명 처벌하고 공식 사죄를 했지만 일부 상하이 시민과 네티즌은 한동안 시 당국의 ‘부실 대응’과 ‘졸속 처리’를 비난했고, 유가족도 불만을 표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잇따른 건물 붕괴도 도시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부분 1990년대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건설된 중소도시의 중간 높이 아파트였다. 구이저우성에서 그런 붕괴 사고 3건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엔 톈진의 한 목욕탕에서 휴게실 천장이 무너져 6명이 숨졌고, 7월엔 저장성 원링의 신발공장 건물 붕괴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 중부 허난성 핑딩산의 한 양로원에선 화재가 발생해 노인 38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 남부 광둥성 광저우의 고속도로에서 고가 진입로가 무너져 달리던 트럭들이 지상으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사고도 도로망의 급속한 확장에 따른 위험을 부각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중국인이 한 해 20만 명이 넘는다.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사회적인 충격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따른 사고는 6월 초 양쯔강의 유람선 침몰이었다. 지난 70년간 중국의 선박 사고 중 ‘최악’으로 440명 이상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희생자 대다수는 은퇴하고 단체여행에 나선 노인들이었다. 갑자기 닥친 회오리바람으로 배가 순식간에 전복돼 승객이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는 12명에 불과했다.
수 년에 걸친 선박 구조 변경으로 선박의 무게 중심이 높아져 쉽게 전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덕스런 기상 조건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은 관광업체들의 재정 압박으로 선장이 무리하게 유람선 운행을 강행한 점이 문제였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그 시각 다른 배는 안전한 곳에 대피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급속한 성장에 대한 우려를 추가한 사건이었다. 아울러 톈진 폭발 사고처럼 양쯔강 유람선 침몰 참사도 정부 대응의 투명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 결여로 상황이 악화됐다.
양쯔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 “인민·군중의 생명과 재산 보호, 사회 안정, 국가의 장기적인 치안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이고 입체화된 공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직후 발생했다. 중국이 발전할수록 국민은 더 나은 관리 기준을 기대하며, 환경이나 식품안전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안전에 관한 우려가 국민 불안의 주요 원천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네티즌과 중국 관영 미디어의 논평가들은 정부가 정보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공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국민이 믿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정치·사회적 위협에는 철저한 단속과 사회통제 강화를 위해 많은 자원을 할애하지만 물리적·환경적 공공안전에 대한 일상적인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선 그 정도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 DUNCAN HEWITT IBTIMES 기자 / - 번역 이원기
톈진 폭발 사고로 맹독성 화학물질 유출되면서 피해자 유가족과 주민 거세게 반발해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8월 12일 텐진 탕구항 물류창고 폭발사고와 관련해 화학품과 폭발 위험 물질에 대해 전국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조사관들은 사고 원인의 증거를 찾고 있지만 리 총리는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라도 서둘러 공개하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당국은 폭발 현장의 두 곳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수백t을 발견했다. 관영 언론은 시안화나트륨 700t(허용량의 70배)이 현장에 저장돼 있었으며 그것이 폭발을 일으킨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가스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소방총대는 텐진항 폭발 사고 5일째인 지난 16일 현장 조사에서 측정 가능한 최고치 수준의 유독성 기체가 검측됐다고 공개했다.
톈진에 1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의 기화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됐다. 시안화나트륨은 물과 만나면 독가스 성분인 시안화수소가 생성된다.
뉴웨광 톈진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현장에 “40종류의 위험 화학품이 보관돼 있다”면서 “현재 파악한 바로는 폭약의 일종인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등이 다량으로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과 질산칼륨은 각각 800t과 500t가량이며 여기에 시안화나트륨을 더하면 2천t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그는 설명했다.
리 총리는 “이번 사고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하면서 극히 고통스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11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소방관 85명을 포함해 95명이 실종됐고 약 700명이 부상했다고 지난 16일 AP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사망자가 20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 규제당국은 온라인 유언비어 단속에 나섰다. 중국사이버스페이스협회(CAC)는 웹사이트 50개가 미확인 정보를 게재하거나 사용자들에게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도록 허용해 공황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CAC에 따르면 그 웹사이트들은 ‘이번 폭발 사고로 최소한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톈진의 상가가 약탈당했다’ ‘톈진 시정부의 지도부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CAC는 그런 소문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18개 웹사이트의 면허를 취소했고 32개의 운영을 일시 중지시켰다.
텐진 물류창고의 폭발 원인과 사고 후 실종된 소방관·경찰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사고로 집을 잃은 주민도 정보 공개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ERIN B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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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북서부 산시성에서 산사태로 광산이 무너져 65명이 매몰됐다. 그런 자연재해는 그처럼 큰 나라에선 불가피할지 모른다. 그 전날엔 남부 구이저우성에서 석탄탄광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은 거대한 광업부문에서 안전기준을 강화하려고 애쓰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사고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톈진 폭발 같은 사고는 천재가 아닌 인재다. 맹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을 중국의 주택단지에 가까이 짓도록 허용한 이유가 뭔가? 중국의 거대 도시 중 하나인 톈진에 지난 10년에 걸쳐 건설된 그 주택단지는 현대 계획 도시화의 모델로 추켜세워졌다. 당국의 대응 방식과 속도에 관한 의문도 크다. 특히 당국이 실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때 공개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미 지난 4월 남부 푸젠성 장저우의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화학시설의 안전에 관한 우려가 고조된 상태였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폴리에스터 섬유·플라스틱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은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그 사고로 6명이 부상했고 폭발에 따른 화재는 이틀 동안 계속되며 도시 전체가 연기에 뒤덮여 주민 다수가 대피했다.
장저우 사건은 PX 공장의 안전에 관한 대중의 오랜 우려를 재확인해줬다(지난 10년 동안 여러 중국 도시에서 그 문제를 두고 시위가 벌어졌다). 당국은 가동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그 공장의 책임자들이 날림 공사를 허용해 안전기준을 어겼다고 발표했다. 그로써 지방 정부가 경제개발을 서두르면서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다음 달엔 산시성의 한 화학공장에서 유독성 액체가 누출돼 최소 8명이 사망했다.
그런 사고는 산업지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중국의 팽창하는 도시의 관리에 관한 광범위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연말 상하이의 와이탄 천이 광장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길한 한 해가 시작됐다. 신년맞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몰려든 인파가 강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서로 밟고 밟히면서 36명이 숨졌다. 그중 다수는 대학생이었다.
행사 전 당국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와이탄 부두의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그에 따라 그 구역의 치안 수준이 낮아졌다. 그러나 변경된 계획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군중이 계속 모여들었다고 당국은 나중에 인정했다. 공식 조사에서 경찰이 그 구역의 군중 수를 30분 간격으로 본부에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하이시 당국은 자체 진상조사를 거쳐 사고 발생 구역 관할의 상하이 황푸구 당서기 등 책임자 11명 처벌하고 공식 사죄를 했지만 일부 상하이 시민과 네티즌은 한동안 시 당국의 ‘부실 대응’과 ‘졸속 처리’를 비난했고, 유가족도 불만을 표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잇따른 건물 붕괴도 도시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부분 1990년대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건설된 중소도시의 중간 높이 아파트였다. 구이저우성에서 그런 붕괴 사고 3건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엔 톈진의 한 목욕탕에서 휴게실 천장이 무너져 6명이 숨졌고, 7월엔 저장성 원링의 신발공장 건물 붕괴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 중부 허난성 핑딩산의 한 양로원에선 화재가 발생해 노인 38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 남부 광둥성 광저우의 고속도로에서 고가 진입로가 무너져 달리던 트럭들이 지상으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사고도 도로망의 급속한 확장에 따른 위험을 부각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중국인이 한 해 20만 명이 넘는다.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사회적인 충격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따른 사고는 6월 초 양쯔강의 유람선 침몰이었다. 지난 70년간 중국의 선박 사고 중 ‘최악’으로 440명 이상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희생자 대다수는 은퇴하고 단체여행에 나선 노인들이었다. 갑자기 닥친 회오리바람으로 배가 순식간에 전복돼 승객이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는 12명에 불과했다.
수 년에 걸친 선박 구조 변경으로 선박의 무게 중심이 높아져 쉽게 전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덕스런 기상 조건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은 관광업체들의 재정 압박으로 선장이 무리하게 유람선 운행을 강행한 점이 문제였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그 시각 다른 배는 안전한 곳에 대피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급속한 성장에 대한 우려를 추가한 사건이었다. 아울러 톈진 폭발 사고처럼 양쯔강 유람선 침몰 참사도 정부 대응의 투명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 결여로 상황이 악화됐다.
양쯔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 “인민·군중의 생명과 재산 보호, 사회 안정, 국가의 장기적인 치안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이고 입체화된 공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직후 발생했다. 중국이 발전할수록 국민은 더 나은 관리 기준을 기대하며, 환경이나 식품안전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안전에 관한 우려가 국민 불안의 주요 원천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네티즌과 중국 관영 미디어의 논평가들은 정부가 정보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공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국민이 믿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정치·사회적 위협에는 철저한 단속과 사회통제 강화를 위해 많은 자원을 할애하지만 물리적·환경적 공공안전에 대한 일상적인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선 그 정도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 DUNCAN HEWITT IBTIMES 기자 / - 번역 이원기
[박스기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톈진 폭발 사고로 맹독성 화학물질 유출되면서 피해자 유가족과 주민 거세게 반발해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8월 12일 텐진 탕구항 물류창고 폭발사고와 관련해 화학품과 폭발 위험 물질에 대해 전국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조사관들은 사고 원인의 증거를 찾고 있지만 리 총리는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라도 서둘러 공개하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당국은 폭발 현장의 두 곳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수백t을 발견했다. 관영 언론은 시안화나트륨 700t(허용량의 70배)이 현장에 저장돼 있었으며 그것이 폭발을 일으킨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가스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소방총대는 텐진항 폭발 사고 5일째인 지난 16일 현장 조사에서 측정 가능한 최고치 수준의 유독성 기체가 검측됐다고 공개했다.
톈진에 1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의 기화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됐다. 시안화나트륨은 물과 만나면 독가스 성분인 시안화수소가 생성된다.
뉴웨광 톈진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현장에 “40종류의 위험 화학품이 보관돼 있다”면서 “현재 파악한 바로는 폭약의 일종인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등이 다량으로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과 질산칼륨은 각각 800t과 500t가량이며 여기에 시안화나트륨을 더하면 2천t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그는 설명했다.
리 총리는 “이번 사고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하면서 극히 고통스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11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소방관 85명을 포함해 95명이 실종됐고 약 700명이 부상했다고 지난 16일 AP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사망자가 20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 규제당국은 온라인 유언비어 단속에 나섰다. 중국사이버스페이스협회(CAC)는 웹사이트 50개가 미확인 정보를 게재하거나 사용자들에게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도록 허용해 공황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CAC에 따르면 그 웹사이트들은 ‘이번 폭발 사고로 최소한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톈진의 상가가 약탈당했다’ ‘톈진 시정부의 지도부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CAC는 그런 소문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18개 웹사이트의 면허를 취소했고 32개의 운영을 일시 중지시켰다.
텐진 물류창고의 폭발 원인과 사고 후 실종된 소방관·경찰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사고로 집을 잃은 주민도 정보 공개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ERIN B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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