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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우드’ 부흥 이끈 아프리카의 넷플릭스

‘날리우드’ 부흥 이끈 아프리카의 넷플릭스

나이지리아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이로코’, 영화 스튜디오와 TV 채널 포함한 미디어 제국으로 떠올라
날리우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는 규모로 볼 때 인도의 발리우드에 이어 2위로 할리우드를 앞질렀다.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제이슨 뇨쿠는 7년 전 어머니와 함께 런던 남동부 데프트포드의 공영 아파트로 이사했을 때 자신을 실패자로 생각했다. 당시 28세였던 그는 맨체스터와 런던에서 몇 차례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해 무일푼이 됐다. 어느날 뇨쿠의 어머니는 나이지리아 영화를 보고 싶다며 DVD를 좀 구해달라고 했다.

뇨쿠는 인터넷을 뒤지다가 온라인에 날리우드(Nollywood,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 영화가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근처 상점에서 파는 나이지리아 영화 DVD 몇 개를 샀다. 그리고 영국에 사는 나이지리아인 친구들에게 가족이나 친지를 만나러 본국에 다녀올 때 영화 DVD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이 경험으로 그에게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라고스(나이지리아 최대 도시)에서 날리우드 영화를 사서 웹에 올리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영화는 인기가 꽤 높은데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말했다.

2014년 미국 통상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날리우드는 연간 6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농업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2013년 할리우드는 659편의 영화를 제작한 반면 날리우드의 제작 편수는 1800편을 웃돈다.

뇨쿠는 2009년 나이지리아 영화의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는 힘들게 런던과 라고스를 오가며 영화를 사들이고 온라인에 올리기 전 저작권 문제를 놓고 제작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2010년 뇨쿠는 아예 라고스로 이주했다. “콘텐트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때 올리려면 제작 현장에 더 가까이 있을 필요가 있었다”고 뇨쿠는 말했다.

뇨쿠는 2010년 ‘이로코 파트너스’를 설립하고 날리우드의 콘텐트를 방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2012년 이 회사는 나이지리아 영화와 음악을 취급하는 최대의 디지털 배급사로 떠오르면서 800만 달러의 벤처 자금을 유치했다. 서아프리카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유례 없는 액수이며 자금의 대부분은 미국 헤지펀드 업체 타이거 글로벌이 투자했다.

이제 이로코는 영화 스튜디오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TV 채널(영국 스카이 TV 네트워크 중 하나)을 포함한 미디어 제국이 됐다. 2016년 1월에는 프랑스의 케이블 채널 카날 플뤼스 등으로부터 1900만 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였다.

이로코의 성공은 미국 스트리밍 업계의 거물 넷플릭스에 곧잘 비견된다. 이로코는 ‘아프리카의 넷플릭스’로 불리지만 뇨쿠는 그의 주 시청자(나이지리아에 사는 나이지리아인)에게는 넷플릭스보다 이로코가 먼저였다고 말한다. “그들은 2016년 1월까지만 해도 넷플릭스가 뭔지도 몰랐다.”

- 코너 개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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