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보스포럼(5) | 태양광발전 ‘난상토론’ 벌어진 다보스] “태양광 단가 더 낮출 수 있어” 김동관 한화큐셀 CCO
[리뷰, 다보스포럼(5) | 태양광발전 ‘난상토론’ 벌어진 다보스] “태양광 단가 더 낮출 수 있어” 김동관 한화큐셀 CCO
“금융권, 태양광 투자 고려할만” … 신재생에너지 외면하면 다시 화석 연료 시대로 “태양광발전 단가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
김승연(65)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4) 한화큐셀 최고영업책임자(CCO·전무)가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에서 ‘태양광 이니셔티브(solar initiative)’를 주창했다. 그는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다보스에서 태양광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보스포럼에 모인 정치·경제 엘리트는 한 국가나 기업이 풀기 어려운 글로벌 이슈의 해법을 논한다. 이 중 하나가 에너지 문제다. 최근 전력 매수단가가 낮아지면서 태양광발전은 효율성 제고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태양광발전의 단가를 더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13년 대비 지난해 태양광발전 단가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추가로 단가를 낮추려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관 전무는 태양광발전 생산 단가가 떨어질 때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세 가지 방법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첫째, 자본비용을 낮추면 된다. 김 전무는 “연금·펀드·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태양광에 투자한다면, 자본투자 대비 회수비용을 높일 수 있고 태양광발전도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생산 단가는 이미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김 전무의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발전단가가 전기 가격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달성했다. 그는 “인도 태양광발전 단가는 kg/h당 6센트로 석탄발전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며, 미국 텍사스·애리조나주 태양광 발전 단가는 kg/h 당 3센트로 천연가스와도 비견할만하다”라고 예시를 들며 “금융사가 이런 점을 깨닫는다면 투자금이 태양광발전으로 유입돼 자본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기술 개발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태양광발전의 기반이 된 실리콘 기술은 크게 진일보하지는 않았다. 그는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을 찾거나 패널을 다른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다면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는 실리콘 기술이 가장 유망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게 현실적이라는 인식도 내비쳤다.
셋째, 단순히 발전단가를 비교하기보다는 저장비용을 포함한 전체 전송비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렴하게 저장해둘 수 있다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태양광발전의 단가가 더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김 전무는 “태양광발전은 에너지 시장의 역사를 바꿀 중요한 요인(game changer)”이라고 선언했다. 한국 정부 인사가 대거 불참한 다보스에서 김동관 전무가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셈이다.
이와 관련, 다보스에서 만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65)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김영훈 회장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는 해가 진다거나 바람이 안 불 때 기존에 생산했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기의 효율성이 절대적”이라며 “ESS의 효율성 확보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 발전소는 대폭 늘었는데 ESS 기술이 정체해 신재생에너지 효율이 예상치를 밑돌면, 그때는 인류가 신재생에너지를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화석연료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우려다. 양샤오홍 MIT 에너지학과 교수도 “안전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고, 24시간 쓸 수 있고, 국가 전체가 쓸 수 있는 규모의 4대 요건을 갖춘 에너지저장장치 기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65) 대성그룹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2004년부터 올해까지 14년 연속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다보스 콩그레스홀에서 만난 김영훈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행보에서 영감을 받아 다보스포럼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병철 회장은 신년이 되면 일본 동경을 방문해 재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한 해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마침 다보스포럼도 연초에 열리기 때문에 김 회장은 전 세계 리더들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사업도 구상하는 장소로 다보스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주로 최신 기술 동향을 전해주는 세션에 참석한다. 여기서 보고들은 지식을 경영 현장에 접목한다. 롭 나이트 미국 UC샌디에이고대 교수가 진행했던 유전자공학 세션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여기서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처음 접했다. 대성그룹 계열사 대성환경에너지는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유전자를 조작한 박테리아를 쓰레기에 뿌리면 더 많은 메탄가스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세계에너지협의회(WEC)에도 다보스포럼을 접목할 생각이다. 김 회장은 다국적 에너지기업 총수들이 각계 기술자, 투자자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2019년을 목표로 ‘에너지계의 다보스포럼’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난제 해결은 단일 업종이 해결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족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도 그는 대성그룹을 에너지·식량·물산업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관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대성환경에너지 등 일부 계열사는 직원 전원을 연구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기술자였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현장 직원들이 학습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이렇게 조직을 개편하면 기초연구능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며 “다보스포럼에서 인맥을 쌓은 전 세계 연구조직에 기초연구를 아웃소싱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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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65)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4) 한화큐셀 최고영업책임자(CCO·전무)가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에서 ‘태양광 이니셔티브(solar initiative)’를 주창했다. 그는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다보스에서 태양광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태양광 이니셔티브 제안
첫째, 자본비용을 낮추면 된다. 김 전무는 “연금·펀드·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태양광에 투자한다면, 자본투자 대비 회수비용을 높일 수 있고 태양광발전도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생산 단가는 이미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김 전무의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발전단가가 전기 가격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달성했다. 그는 “인도 태양광발전 단가는 kg/h당 6센트로 석탄발전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며, 미국 텍사스·애리조나주 태양광 발전 단가는 kg/h 당 3센트로 천연가스와도 비견할만하다”라고 예시를 들며 “금융사가 이런 점을 깨닫는다면 투자금이 태양광발전으로 유입돼 자본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기술 개발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태양광발전의 기반이 된 실리콘 기술은 크게 진일보하지는 않았다. 그는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을 찾거나 패널을 다른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다면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는 실리콘 기술이 가장 유망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게 현실적이라는 인식도 내비쳤다.
셋째, 단순히 발전단가를 비교하기보다는 저장비용을 포함한 전체 전송비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렴하게 저장해둘 수 있다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태양광발전의 단가가 더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김 전무는 “태양광발전은 에너지 시장의 역사를 바꿀 중요한 요인(game changer)”이라고 선언했다. 한국 정부 인사가 대거 불참한 다보스에서 김동관 전무가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셈이다.
이와 관련, 다보스에서 만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65)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김영훈 회장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는 해가 진다거나 바람이 안 불 때 기존에 생산했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기의 효율성이 절대적”이라며 “ESS의 효율성 확보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 발전소는 대폭 늘었는데 ESS 기술이 정체해 신재생에너지 효율이 예상치를 밑돌면, 그때는 인류가 신재생에너지를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화석연료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우려다. 양샤오홍 MIT 에너지학과 교수도 “안전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고, 24시간 쓸 수 있고, 국가 전체가 쓸 수 있는 규모의 4대 요건을 갖춘 에너지저장장치 기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스기사] 14년 연속 다보스포럼 참석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 “일부 계열사는 직원 전원 연구자로 키울 것”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주로 최신 기술 동향을 전해주는 세션에 참석한다. 여기서 보고들은 지식을 경영 현장에 접목한다. 롭 나이트 미국 UC샌디에이고대 교수가 진행했던 유전자공학 세션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여기서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처음 접했다. 대성그룹 계열사 대성환경에너지는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유전자를 조작한 박테리아를 쓰레기에 뿌리면 더 많은 메탄가스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세계에너지협의회(WEC)에도 다보스포럼을 접목할 생각이다. 김 회장은 다국적 에너지기업 총수들이 각계 기술자, 투자자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2019년을 목표로 ‘에너지계의 다보스포럼’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난제 해결은 단일 업종이 해결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족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도 그는 대성그룹을 에너지·식량·물산업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관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대성환경에너지 등 일부 계열사는 직원 전원을 연구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기술자였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현장 직원들이 학습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이렇게 조직을 개편하면 기초연구능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며 “다보스포럼에서 인맥을 쌓은 전 세계 연구조직에 기초연구를 아웃소싱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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