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글로벌 유행병 ‘일타삼피’ 하려면…

글로벌 유행병 ‘일타삼피’ 하려면…

‘란셋’ 보고서, 비만·영양부족·기후변화 확산시키는 주범인 기업이 단기이익과 성장 위주의 경영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권고
세계화된 식품 시스템이 온실가스 배출 중 20%를 유발하고 비만과 영양부족을 초래한다. / 사진:GERALD HERBERT-AP-NEWSIS
의학저널 ‘란셋’의 최신 보고서는 기후변화·비만·영양결핍을 상호 연관된 문제로 대처하도록 국제기구들에 촉구하는 데 이어 기업들의 사업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권장한다. 보고서는 ‘3가지 유행병(비만·영양부족·기후변화)은 전 세계 국가와 지역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신데믹(The Global Syndemic)을 상징한다’며 서로 얽혀 있는 이 유행병들을 ‘21세기 인류·환경·지구에 대한 최대의 건강 문제’로 묘사했다.

위원회는 3가지 공중보건 위기를 통합해 보고서에서 제안된 상호 연관된 진단과 솔루션을 집약할 수 있는 용어로 ‘신데믹(syndemic)’을 선택했다. 원래 인체 내 복수 질병의 상호작용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다. 위원회의 정의에 따르면 신데믹(synergy+epidemic)은 ‘동시에 발생하고 서로 상호작용하고 공통의 사회적 유발요인을 가진 2개 이상의 질병 이다.

글로벌 신데믹 개념은 전반적으로 적용된다. 기후변화로 야기된 기상이변과 그것이 전 세계 사람들 건강에 미치는 연쇄효과를 연관 짓거나 인과관계를 반대로 적용해 설탕과 적색육 억제 같은 비만 대책이 농업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비만·영양부족·기후변화의 글로벌 신데믹(The Global Syndemic of Obesity, Undernutrition, and Climate Change)’에 관한 란셋 위원회 보고서는 임상연구·공중보건·정책 그리고 기후과학(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포함) 분야의 전문가 43명이 공동 작성했다. 정부·대기업·일반대중을 겨냥한 대규모 시스템 전반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런 문제를 방치하면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비만은 직접적인 헬스케어 비용과 경제 생산성 하락으로 연간 약 2조 달러의 손실을 초래한다고 위원회는 주장한다. 다시 말해 ‘무장폭력과 전쟁’으로 야기된 경제적 피해와 맞먹는다. 또한 영양부족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11% 감소한다고 추산한다. 기후변화 피해의 방치는 두 유행병을 뛰어넘어 글로벌 GDP의 5~10%를 잠식한다.
기후변화 피해의 방치는 비만과 영양부족 문제를 뛰어넘어 글로벌 GDP의 5~10%를 잠식한다. / 사진:MICHEL EULER-AP-NEWSIS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글로벌 비상사태를 묘사하는 한편 정책입안으로 어떻게 3가지 글로벌 신데믹을 한꺼번에 공략해 2중 또는 3중 효과를 낳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세계화된 식품 시스템이 온실가스 배출의 20%를 유발하고 비만과 영양부족을 초래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개혁으로 3가지 문제를 모두 한꺼번에 억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국제인권법에 ‘웰빙의 권리’를 명시해 ‘건강, 적절한 식품, 문화, 건강한 환경의 권리’를 모든 사람에게 보장하는 것도 그런 방안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적색육에 대한 세금과 다국적식품 기업을 겨냥한 국제조약을 촉구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05년 담배규제기본협약을 모델로 한 조약이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무엇보다도 기업개혁과 관련된 혁신적인 제안이 많다. 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촉구한 유의미한 변화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는 ‘부적절한 정치적 리더십’과 ‘그런 정책에 대한 막강한 상업적 이해집단의 강력한 반대’를 포함한 정책의 무력증이다. 보고서는 대기업들이 국회의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정책을 왜곡시키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가공식품 제조업체와 패스트푸드 업체들을 지적한다. 위원회는 “강력한 로비 세력들의 방해공작으로 정부 정책이 공익을 지향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주장한다.

위원회는 ‘글로벌 신데믹을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기업을 꼽으면서 그들이 지배적인 정치·경제 시스템에 기대 어떻게 이익을 사유화하면서 글로벌 신데믹의 비용을 사회화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런 트렌드에 맞서기 위해 위원회가 권고하는 방안에는 기업 경영방식의 대폭적인 발상전환이 수반된다. 구체적으로 단기이익과 성장 위주의 경영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또한 공적 자금의 민간 이전을 비판한다. 매년 화석연료 산업에 지원되는 5조3000억 달러와 농업 보조금을 예로 든다. 하지만 그로 인한 환경영향의 비용은 다시 공공의 부담이 된다. 솔루션으로는 환경에 미치는 기업의 영향을 측정하는 척도 개선과 정부 권한을 강화해 입법에 대한 기업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방안 등이 제시된다. 보고서는 “글로벌 신데믹의 솔루션에 기업의 공헌을 기대한다면 사업체 특히 기업들이 처한 사업환경의 역학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 앤드루 웨일런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우리금융, 글로벌 ESG 보고서 경진대회서 대상 수상

2코스닥협회, 제16회 대한민국코스닥대상 시상식...최고상 클래시스

3서울경제진흥원, 2024년 중기벤처부·산업부 장관 표창

4삼성바이오에피스, 차기 수장에 김경아 내정...고한승 삼성전자로

5"콧물 찍, 재채기도? 반려견 면역력 이렇게 하세요"

6트럼프, '관세전쟁' 주도 무역대표부 대표에 '그리어' 내정

7진에어, ‘블랙프라이데이’ 진행...국제선 최대 15% 할인

8테일즈런너RPG, 사전 공개 서비스 시작

9현대차, 인도네시아 EV 충전 구독 서비스 시작

실시간 뉴스

1우리금융, 글로벌 ESG 보고서 경진대회서 대상 수상

2코스닥협회, 제16회 대한민국코스닥대상 시상식...최고상 클래시스

3서울경제진흥원, 2024년 중기벤처부·산업부 장관 표창

4삼성바이오에피스, 차기 수장에 김경아 내정...고한승 삼성전자로

5"콧물 찍, 재채기도? 반려견 면역력 이렇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