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고 보고 겪어봐야 이해할 수 있어”
“냄새 맡고 보고 겪어봐야 이해할 수 있어”
여행 전문가 매트 케프니스가 10년 동안 세계 곳곳을 떠돌며 깨달은 인생의 지혜 9가지 난 10년 동안 여행을 했다. 거의 100개국을 돌면서 수천 곳의 호텔에서 잠을 잤고 이루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렇게 떠돌아다니면서 난 세상을, 그리고 그 속에서 내 위치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물론 모든 사람이 방랑자가 되는 건 아니다. 또 모두가 길 위에서 10년을 보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대다수 사람이 여행은 길어야 수주일 안에 끝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난 10년 동안 세계 곳곳을 떠돌면서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여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이다. 여행은 내게 인간의 공통점을 가르쳐줬다. 난 현지인과 교류하면서 그들이 직장으로 출퇴근하고, 세탁물을 찾으러 가고, 장을 보는 등 내가 집에서 하던 일상적인 일을 똑같이 하는 걸 지켜봤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기본적으로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기를 바란다. 비록 언어와 일하는 방식은 달라도 목적은 같다. 여행을 오래 할수록 뜻밖의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기차를 놓치거나 기다리는 버스가 안 올 수도 있다. 또 병이 나거나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강도를 당할 수도 있다. 내 경우 코스타리카에선 식중독에 걸렸고, 이탈리아에선 카메라가 고장났고, 태국에선 고막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 내 친구 한 명은 아마존강 유역에서 허리를 다쳤고, 또 다른 친구는 페루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다른 한 명은 인도네시아에서 뎅기열에 걸렸다. 모두 예기치 않은 상황이었다.
여행 중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니 구급상자를 챙기고 여행보험을 들어두는 게 좋다. 언제 반창고나 항생제 연고가 필요할지 모르는 일이다. 또 생각보다 경비가 많이 들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예정보다 일찍 집에 돌아갈 수도 있다. 여행할 때는 누구나 계획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 순리를 따르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지금 당장은 일이 엉망이 됐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모든 문제가 풀리게 돼 있다. 버스를 놓쳐도 다른 버스는 늘 있다. 세상에 가난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것과 그것을 직접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사람은 모두 똑같다는 걸 아는 것과 그들과 직접 교류하고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지적인 차원에서 뭔가를 습득할 수는 있지만 어떤 책이나 신문, 다큐멘터리도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돕지는 못한다.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직접 가봐야 한다. 가서 냄새 맡고, 보고, 겪어봐야 비로소 더 깊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난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가르치는 문화에서 자랐다. 하지만 실제로 세상은 위험한 사람들로 가득 차진 않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포커 테이블에서 만난 현지인 몇 명이 날 저녁 식사에 초대한 적이 있다. 난 그때야 비로소 경계심을 버리고 사람들이 대체로 선량하며 여행객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려 하며 자신의 나라와 사람들에게서 좋은 모습을 보고 가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도울 기회를 주면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한다. 난 여행 계획 세우기를 좋아한다. 길 위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요즘도 여전히 여행 전에 계획을 세운다. 계획은 각자가 여행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해준다. 먼 곳에서 멋진 일을 하는 자기 자신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계획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 일이 생각대로 안 될 수도 있어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또 계획대로만 움직이다 보면 여행이 주는 뜻밖의 재미를 놓칠 수 있다. 길을 가다 예쁜 카페가 나오면 들어가 보고, 마음에 드는 공원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맞닥뜨리는 이름 모를 박물관에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하루에 꼭 봐야 할 것 2~3개 정도만 미리 정하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마음 내키는 대로 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여행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여행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1년에 2~3번밖에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매달 날라오는 각종 청구서를 생각해 보라. 그걸 모두 합하면 얼마나 될까? 난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는 걸 깨달았다. 1년에 든 총 경비가 1만8000달러(약 2100만 원)였다. 대다수 미국인의 경우 일상생활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 또 요즘은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각종 정보와 여행산업의 발전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 돈 관리는 여행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다. 시간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돈은 그렇지 않다. 지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하는 배낭여행자는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일하지 않을 때는 갑자기 시간이 많아져 돈이 쉽게 나간다. 자신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규모 있는 지출이 어려워진다. 난 요즘도 경비 지출 일지를 쓰기 때문에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안다. ‘술과 커피, 투어, 택시 등에 너무 돈을 많이 썼으니 이제 지출을 줄여서 1일 지출 한도 이내로 돌아가야겠어’ 하는 식으로 조절한다. 처음 여행을 시작하기 전 내가 품었던 걱정과 두려움은 모두 기우였다. 여행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보다 훨씬 더 쉽다. 당신이 이 세상 최초의 여행객이 아니므로 선례를 따르면 초보자도 쉽게 여행할 수 있다. 18세 청소년도 아무 문제 없이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18세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현재의 당신이 머릿속에서 꿈꾸는 자신과 다르다면 언제든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여행은 변화를 위한 좋은 기회다. 여행은 내가 원치 않는 내 성격의 측면들을 보여줬다. 예를 들면 내 게으름이나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을 신봉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깨닫게 해줬다. 그런 깨달음은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매트 케프니스
※ [필자는 미국의 여행 전문가로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How to Travel the World on $50 a Day, 2013)’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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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근본적으로 똑같다(People are essentially the same).
언제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해라(Always expect the unexpected).
여행 중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니 구급상자를 챙기고 여행보험을 들어두는 게 좋다. 언제 반창고나 항생제 연고가 필요할지 모르는 일이다. 또 생각보다 경비가 많이 들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예정보다 일찍 집에 돌아갈 수도 있다. 여행할 때는 누구나 계획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 순리를 따르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지금 당장은 일이 엉망이 됐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모든 문제가 풀리게 돼 있다. 버스를 놓쳐도 다른 버스는 늘 있다.
여행은 머리로 알던 것들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해준다(Travel helps you understand on an emotional level what you know intellectually to be true).
사람들은 도움이 된다(People are helpful).
계획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Plans are great - but don’t be married to them).
여행은 생각보다 돈이 적게 든다(Travel is cheaper than you think).
그래도 돈 관리는 중요하다(However, money management is important).
당신은 생각보다 유능하다(You are more capable than you think).
변화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It’s never too late to change).
- 매트 케프니스
※ [필자는 미국의 여행 전문가로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How to Travel the World on $50 a Day, 2013)’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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