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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청년 십자군

트럼프의 청년 십자군

진보문화에 맞서 싸우는 반항아를 자처하는 청년 지지층이 2020년 미국 대선의 열쇠 쥐고 있을까스토미 로드리게스(21)는 전에는 인종차별적 악담은 들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멕시코 접경으로부터 불과 110여㎞ 거리의 텍사스주 미션에서 멕시코계 미국인 싱글맘의 딸로 성장했다. 히스패닉계 주민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평범하고 꽤 무사평온한 삶”을 살았다. 2016년의 어느 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문구가 새겨진 빨간색 모자를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그녀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텍사스주립대 학생이던 그녀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좌파로부터 곧바로 막말과 ‘웻백(wetback, 강을 건너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옷이 젖은 데 비유해 라틴계 불법 입국자들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 등 온갖 욕설이 빗발쳤다고 한다. 그녀는 “과 친구 중 몇몇은 나를 인종 반역자로 불렀다”고 말했다.

대학 캠퍼스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청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지명자들과의 표차를 좁히기를 희망한다. / 사진:RENDANSMIALOWSKI-AFP/YONHAP
특히 텍사스주 엘파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뒤 젊은 유권자로선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는 쉽지 않다. 대중문화계는 매일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다. 상당수 대중매체도 마찬가지다. 로드리게스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은 교수들이 거의 한결같이 그에게 적대적이며 다른 대다수 학생도 그렇다고 말한다. 텍사스주 같은 공화당의 거점 지역에서도 젊은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려면 강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뉴스위크와 인터뷰한 트럼프 지지 청년층 10여 명은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고 이유가 분명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지 않으며 자신들도 그런 평가를 거부한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지나친 말이나 행동을 한 사람의 보이콧을 촉구하는 ‘왕따 문화(cancel culture)’와 정치적 올바름(차별적 또는 부적절한 표현의 사용 금지)에 넌더리를 낸다. 콜로라도 주립대학 졸업생인 이사벨 브라운은 “날마다 온종일 학교에서 그리고 대중문화를 통해 그런 문화의 수용을 강요받았다”고 지난 7월 뉴스위크에 말했다. 이들은 동년배 세대 다수와 달리 사회주의에 매력을 못 느끼는 듯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걸러지지 않은 개성에서 즐거움을 얻는다.이들은 전통적으로 청년층이 정치에서 수행하던 역할을 자임한다. 기성체제에 맞서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싸우려는 반항아, 비순응주의자들이다. 다만 요즘엔 브라운이 말하는 이른바 (대학 캠퍼스와 사회 전반의)‘극좌파 이념’에 대한 순종을 요구하는 문화가 기성체제인 셈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동년배 대다수는 “반항적이지 않고 별로 사려 깊지도 않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진보’ 아젠다에 충실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 진정한 저항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보수파들은 조용하고 정중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그만큼 조용하고 정중하게 반응하리라고 기대했다. 지금은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는다면 문화와 나라가 상당히 달라지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제이슨 리바스 (아래 사진), 이사벨 브라운(오른쪽 사진) 그리고 지난 7월 보수 단체 터닝 포인트 USA의 ‘십대 대학생 행동 서밋’(아래 오른쪽) 참가자들 같은 트럼프 지지 청년층은 트럼프 대통령(또는 자신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들은 ‘왕따 문화’와정치적 올바름을 거부한다. / 사진:CLOCKWISE FROM TOP: COURTESY OF ISABEL BROWN; JONATHAN WILLIAMS/POLITICALSHOOTS.COM/TPUSA; COURTESY OF TPUSA
트럼프 대통령 지지 청년층은 정치적인 ‘관심 그룹’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2020 캠페인 선대 위원장 브래드 파스케일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는 트럼프 재선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두 인구집단 중 하나다(다른 한 그룹은 온건파 무당층과 공화당 소속 여성들이다). 이들의 목표는 청년층 유권자 그룹의 지지 확보가 아니라(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선대위도 안다) 주요 주에서 민주당 지명후보와의 표차를 좁혀 어쩌면 선거를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기울이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진영이 보여준 고차원적인 노력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2016년 대선 결과에 근접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55%의 청년층 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획득한 60%보다 5%포인트 적은 수치다. 좋게 말해 클린턴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후보라고 보는 청년층이 많지 않았다(2008년 오바마는 30세 이하 그룹의 표 중 무려 66%를 획득했다).

퀴니피악대학 대선 여론조사기구의 메리 스노 분석가는 “또 한 번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선거에서 트럼프가 지난번보다 청년층의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며 “그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들이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캠프는 2016년 혼란스럽고 자금 부족인 선거운동에서 37%의 청년층 표를 획득했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2020 대선 캠프는 이미 1억25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으며 접전 주에서 청년 유권자를 겨냥해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펼친다. 2016년 트럼프의 디지털 미디어 선거운동을 이끌었던 파스케일은 대통령의 장기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런 노력이 이뤄지겠지만 “전통적인 발품 팔기 선거운동”도 병행한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 계획을 공식 발표하자마자 (아래 사진) 그의 청년 표를 확보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보수파인 찰리 커크(25)는 “청년 유권자를 겨냥해 이만한 규모의 공화당 지지 운동은 지금껏 없었다”고 말했다. / 사진:CLOCKWISE FROM LEFT: COURTESY OF BEN OKEREKE, AP-YONHAP, COURTESY OF TPUSA
트럼프 캠프는 가상·현실 세계 선거운동에서 외부 단체들의 도움을 상당히 많이 받을 것이다. 2016년에는 받지 못했던 지원이다. 그중 하나가 7년 전 당시 18세의 찰리 커크가 설립한 터닝 포인트 USA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서 커크가 말하는 이른바 ‘보수파’를 결집하지만 여기에서 ‘보수파’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의미한다. 이 단체는 1000개 이상의 대학 지부를 갖고 있으며 회원 수가 4만 명을 웃돈다. 커크는 내년 이들을 이끌고 청년층 유권자를 겨냥한 2012년의 ‘미국을 위해 오바마를(Obama for America)’ 캠페인에 기초한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선거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터닝 포인트의 활동은 소셜미디어만큼이나 현장 발품 팔이로 이뤄진다. 커크는 미국 각지의 캠퍼스에서 트럼프 지지표를 모으기 위한 “전례 없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그는 “청년 유권자를 겨냥해 이만한 규모의 공화당 지지 운동은 지금껏 없었다”며 “해낼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학 캠퍼스에서의 보수 단체 결성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1960년 윌리엄 F. 버클리가 설립한 단체 ‘자유를 위한 미국 청년들(YAF)’은 수십 년 동안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지부를 운영했다. YAF는 표준 보수주의 이론의 바탕 위에 설립됐으며 그것을 계속 설파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지지, 제한적인 정부, 그리고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개입(초기에는 확고한 반공산주의에 근거) 등이다. YAF는 버클리와 로널드 레이건을 본뜬 ‘진정한 보수주의’의 후원자를 자처한다. 그 단체 출신자 중 일부가 2016년 트럼프 선거운동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공화당 보수파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공화당 내에 “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는 그룹이 항상 존재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다수의 청년 유권자는 정책의 순수성은 개의치 않는다. YAF의 회원 수는 2016년 이후 5% 증가했다. 커크도 시인하듯이 한 세대 남짓 전 자유시장 경제학과 옛 소련과의 냉전이 레이건 지지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것과 달리 트럼프 지지 청년층 사이에는 그들을 결집하는 어떤 결정적인 이슈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의 태도와 관련됐다.

2016년의 선거운동이나 적지 않은 청년층의 지지를 받는 이번 캠페인(아래 오른쪽 사진)에는 트럼프 지지 청년층 사이에 그들을 결집하는 어떤 결정적인 이슈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의 태도와 관련됐다. / 사진:CLOCKWISE FROM TOP: TWITTER; KEVIN LAMARQUE-REUTERS-YONHAP; COURTESY OF TPUSA
질식할 듯한 정치적 올바름의 시대에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 대통령의 무신경(차별적 또는 부적절한 표현에 둔감함)을 보며 신선함뿐 아니라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프레이거대학에서 근무했던 터닝 포인트 USA 출신인 브라운은 그를 가리켜 “나라를 사랑하고 미국을 위하며 미국적 정신을 되살리려 하고 그런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점이 완전히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프레이거대학은 보수파 토크쇼 호스트 데니스 프레이거가 설립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다. 브라운은 지난 9월 조지타운대학 대학원에서 생체의학 정책과 권리옹호 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갖가지 방식의 관행타파는 이들 청년 지지자들을 멀리 밀어내기보다 끌어들인다. 그의 트위터 중독을 예로 들어보자. 부모가 “조기에 독자적 의견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콜로라도주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브라운(22)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매일 트윗을 띄운다는 사실을 좋아한다. “그의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다. 아주 마음에 든다.”

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거의 모든 청년 유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애국주의에 찬사를 보냈다. 케어린 볼린은 “트럼프는 미국을 사랑한다”며 “그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텍사스주립대학생으로 혼혈인 그녀는 휴스턴에서 싱글맘 밑에서 자랐다. 그녀는 정치에 항상 관심을 갖지는 않았지만(그리고 2016년에는 투표연령 미달이었다) 모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심이 많았다. “엄마는 항상 미국은 하나의 사업체이며 비즈니스맨이 경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2017년 볼린(20)은 터닝 포인트 USA 모임에 참석했다가 참석자들의 발언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캠퍼스에서 항상 맞닥뜨리는 반 트럼프 구호와 사뭇 달랐다. “트럼프는 약속을 지킨다. 그는 생각과 말에 어긋남이 없다. 대통령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당수 트럼프 팬들은 왕따를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의견교환이 불가능한 듯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주립대학에서 터닝 포인트 USA 지부를 설립할 때 육체적인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회의장 밖에 몇몇 시위대가 있었는데 그중 한 남자가 내게 다가오더니 싸움을 걸듯이 자기 가슴을 때렸다. 상당히 겁이 났다. 정말, 그 남자가 어떤 정치 이념을 갖고 있든 나는 근처에 얼씬도 하고 싶지 않다.”

브라운은 “좌파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폐쇄적인 사고를 갖게 됐는가”라고 묻는다. “그들의 모든 정책 아젠다에 빠짐없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악하고 인종차별적인 외국인혐오자라고 몰아붙이면서 토론을 일방적으로 끝내버린다.” 그녀는 자신의 트럼프 지지를 인정하지 못하는 친구 심지어 친척과도 관계가 단절됐다. 그녀는 정치 문제로 우정이나 친지 간 사랑과 존경에 금이 갈 정도의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내 인생에서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고 결론 내리고 더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친구를 잃게 된 스토리는 널렸다. 학교에서 대단히 친하게 지내는 그룹이 10명 정도 있던 앨라스카대학(앵커리지) 졸업반 앨리슨 애클스(21)는 2년 전 댈라스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 행사에 참석했다. 그녀 친구들은 모두 대학 연령의 표준형 좌파였는데 그녀의 말마따나 “인생의 전기를 이룬 사건”이었던 행사에서 돌아와 “이젠 내 사고가 더 보수적이 됐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10명 모두 더는 나와 말을 섞지 않았다.”

좌파는 온갖 이슈에 관해 커크의 표현을 빌리자면 “제정신이 아니다”고 보는 트럼프 지지 청년층이 많다. 경제 문제의 예를 보자. 지난여름 워싱턴주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 회의에서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당·켄터키주)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어투로 “미국은 결코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회의장을 가득 메운 청중을 놀라게 했다.

애클스는 “경제가 그렇게 잘 돌아가는데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 듯한 민주당원들이 그렇게 많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계 미국인 모든 사람의 실업률이 낮다. 일자리가 널려 있다. 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 건가?”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출신의 최근 대졸자 스펜서 로스(23)도 같은 생각이다. 확고한 공화당 가정에서 성장했다는 그는 자본주의의 논거는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경제학 강의 시간에 잠자거나 그냥 무식하지 않다면” 민주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이 선호하는 정책 일부를 지지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불법 이민자들에게 정말 공짜로 건강보험을 제공하자고? 그들이 실제로 모두 찬성 표시로 손을 들었다고?(지난 6월 27일 마이애미에서 있은 후보 토론에서 무대에 오른 후보 10명 모두 손을 들었다). 모두 마법의 돈 나무가 있어서 흔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쓸 수 있을 만큼 돈이 떨어진다고 믿는 모양이다. 제정신이 아니다.”

하지만 커크는 그가 말하는 이른바 민주당원들의 ‘산타클로스 경제학’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의명분으로 청년층을 끌어들이려는 사람에게 과제를 안겨준다고 시인한다. 그는 공립대학 등록금 무료와 학자금 융자 감면을 위험한 미끼 리스트의 첫머리에 올린다. 특히 후자는 “큰 이슈이며 맞대응하기가 까다로운 문제”다. “우리의 메시지는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학자금 융자를 받지 않은 학생이 상당히 많은데 그들과 그들 부모에게 세금을 매겨 다른 사람의 빚을 갚도록 할 셈인가?” 상당한 학자금 부채를 안고 있는 최근 졸업자들 사이에서 그런 메시지가 어떻게 먹혀들지는 불확실하다. 최근 퀴니피악대학 설문조사에선 최근 대졸자 중 70% 이상이 일종의 부채경감을 선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청년층 지지자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이슈는 인종과 이민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 비판자들은 그가 백인 우월주의자와 반라틴계 움직임을 조장하는 언어를 사용한다고 비난한다. 비판자들은 ‘개를 부르는 이런 호각소리(dog whistles)’가 텍사스주 엘파소(백인 우월주의자가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범행)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의 총기난사를 초래한 환경에 적어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주류 언론의 몇몇 매체는 요즘엔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의 몇몇 트윗을 “인종차별적”으로 부른다. 예컨대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유색인종 민주당 의원 4명을 겨냥해 ‘완전히 파탄 나고 범죄가 횡행하는 자신들의 출신지’로 돌아가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7월 트윗에 관해 보도하면서 그렇게 묘사했다.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모든 보수 단체 소속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 청년층은 누구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는 그의 발언과 정책의 몇몇 측면에 거북함을 드러낸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지에 있는 새들백 칼리지의 3학년생 제이슨 리바스(22)는 1~10의 척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지지도를 “6.5 정도”라고 말한다.

그는 “때로는 그의 언사, 트윗을 올리는 방식, 말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2016년에는 무소속의 자유주의자 후보 게리 존슨에 투표했던 리바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점이 그런 단점을 훨씬 능가한다고 말한다. “그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고 낙태를 반대하며 무엇보다 친자본주의자로서 기꺼이 감세를 단행해 경제성장을 도우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뉴스위크가 인터뷰한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계산을 한다. 장점이 단점을 능가하는가? 텍사스대학(엘파소) 법학과 디에고 모랄레스(20)는 자칭 “때때로 트럼프 지지자”다. 그는 확고한 민주당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이민에 대한 대통령의 접근법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법적 이민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은 “매년 합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민 숫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 그는 합법 이민을 지지한다지만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모랄레스는 “미국의 정신, 미국의 사고방식을 되살리려는” 대통령의 노력을 칭송한다. “그는 친미국적이다. 사람들은 그 점을 좋아하며 나도 그렇다.” 낙태에 반대하는 법학과 학생인 모랄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인선도 마음에 들어 한다. “분명 몇 가지 잘한 일이 있다. 따라서 2020년에는 분명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쪽으로 마음이 쏠려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인종공격과 이민 때리기를 이용해 자신의 기반을 활성화한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반대로 트럼프의 반대파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그런 이슈를 이용한다고 믿는다. 미 육군에서 4년 근무한 뒤 조지아주립대학으로 복귀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벤 오케레케(27)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주장을 일소에 부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논거를 갖고 있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입장을 변론하지 못한다. 그들은 주장하는 게 아니라 논쟁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그런 정서에 동감하는 트럼프 지지 청년층이 많다. 그러나 일부는 어쨌든 그의 반대파들과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 대화하려 애쓴다. 캘리포니아대학(로스앤젤레스) 2학년생인 세르지오 벨라스케스(19)는 ‘몽상가’다. 두 살 때 모친을 따라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신분상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수 없지만 어쨌든 적극적으로 트럼프 지지 활동을 할 작정이다. 그에 대한 지지는 “트럼프의 정직함, 그의 진정성”에 근거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하고 발뺌하지 않으며 그런 점이 정말 내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미 캠퍼스에서 트럼프 찬가를 부르기 시작했을 정도다. 지난 9월 11일 그는 일단의 친구들과 캠퍼스 한복판에 플래카드를 걸었다. 거기에는 “나는 트럼프가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을 바꿔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진지한 대화, 정직한 토론을 촉발”하려는 목표였다고 그는 말한다.마찬가지로 로드리게스는 가장 일반적인 주장의 “허구성을 조용히 파헤치려”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그녀는 2017년 샬러츠빌 폭동 후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훌륭한 사람들” 발언과 관련된 논란을 지목한다. 대통령은 남부연합군 사령관 로버트 E.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항의하던 신나치 그룹을 특정해 가리키지 않았다고 그녀는 말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인명 살상 피해 숫자의 증가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견해 또한 부정한다. 브라운은 “관계자이니 같은 죄가 있다는 연좌의 오류(guilt by association)”라며 “지적으로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미숙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살상의 책임은 총기 난사범에게 있으며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은 “명백한 사실로부터 관심을 돌려 값싼 정치적 주장을 하려는” 것이라고 믿는다.

트럼프 지지 청년층이 확신하는 또 한 가지는 2020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하리라는 것이다. 그들은 조 바이든이 앞서가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렌, 카멜라 해리스에 뒤진다는 최근의 여론조사에 관해 걱정하지 않는다. 로드리게스는 “나는 그의 집회 규모를 기준으로 삼는다”며 “민주당 쪽에서 누가 그만한 숫자 비슷하게라도 사람을 끌어모으는가?”

- 빌 파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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