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략 수정 나선 삼성전자] “한눈 팔지 않겠다. 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
[스마트폰 전략 수정 나선 삼성전자] “한눈 팔지 않겠다. 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
콘텐트 주력하는 애플과 다른 길 선택… 서비스·콘텐트는 전문 기업과 협업 모색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독식이 여전한 가운데 남은 파이를 두고 여럿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년)가 죽은 뒤 예전만큼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해외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한화로 약 14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애플이 66%에 해당하는 9조3000억원 정도를 챙겨갔다. 80% 넘게 챙겼던 2018년 4분기에 비하면 감소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독보적은 영업이익이다. 그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많은 기업이 삼성전자로 17% 정도인 약 2조3000억원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기업들 중에선 1위 규모다. 하지만 애플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2년 만에 애플에 1위를 뺏겼다. 출하 점유율에서 애플은 18.9%를, 삼성전자는 18.4%로 박빙을 벌였다. 빅2라고 안심할 수 없다. 화웨이가 지난해 5G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오포,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중저가 공략도 치열하다. 최근 인도시장에서는 삼성 점유율이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2020년 새해 스마트폰 시장은 본격적인 5G 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세계 통신사들마다 5G 서비스와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앞다퉈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신망 네트워크가 충분하게 구축되지 않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대규모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다 5G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기업간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국내 통신업계는 지난해 3.5㎓ 대역 전국망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28㎓ 대역망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중국의 공격도 거세다. 중국 화웨이도 28 ㎓ 대역 장비에서 기술 우위를 자신하며 자사의 5G 장비 기술력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애플도 올해 3분기부터 5G를 지원하는 아이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5G 아이폰으로 그 동안 누적된 교체대기 수요를 그대로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5G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5G 시장에서 한국, 중국, 미국 스마트폰 기업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다행히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애플과 어깨를 겨루는 한편 다양한 중저가형 모델을 내놓는 양면작전을 펼쳐 판매량을 늘린 덕분이다. 지난해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데 이어, 새해엔 갤럭시 Z 플립을 연이어 내놓음으로써 폴더블폰 시장에서 선두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올해도 투트랙 전략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 플립으로 기술 혁신을 이뤄가고, 갤럭시S20 시리즈로 판매량과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무역마찰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삼성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장악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애플을 쫓던 삼성이 애플과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동영상·금융 등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도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다양한 콘텐트 사업은 물론이고 클라우드·인공지능 같은 플랫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에 더 무게를 두고 매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수장을 맡은 노태문 사장도 이 같은 전략 수정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월 11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후 기자 간담회에서 “더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폰 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며 “스마트폰의 서비스와 콘텐트 분야는 세계적인 전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갤럭시 스마트폰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나 콘텐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구글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발표한 갤럭시 신제품에 구글과의 협업 기술을 담았다. 상하로 접히는 갤럭시Z 플립의 폼팩터에 가장 접합한 사용성능을 제공하는 ‘플렉스 모드(Flex mode)’를 적용했다. 또 구글 유튜브와도 협력해 갤럭시S20을 통해 8K 동영상을 동영상 소셜서비스인 유튜브에 바로 올릴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도 파트너십 발표자리를 마련해 삼성전자가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력해나갈 계획을 알렸다.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재키 리-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삼성 모바일 사용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콘텐트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며 “넷플릭스의 우수한 크리에이터들이 갤럭시S20을 활용해 만든 창의적인 콘텐트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서 플랫폼&에코시스템을 담당하는 히로시 록헤이머 전무는 영상통화 앱인 구글 듀오와 5G 갤럭시S20의 통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구글 듀오가 갤럭시 스마트폰 안에 기본 앱으로 추가됐는데. 매끄러운 5G 영상 통화로 사람과 사람을 더욱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모바일 채널 마케팅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박은 갤럭시S20 시리즈의 우수한 게임 기능을 소개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포르자 스트리트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모바일 기기에선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20 시리즈의 우수한 성능이 게임의 새로운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들 간에 서로 어떤 네트워크를 짜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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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한화로 약 14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애플이 66%에 해당하는 9조3000억원 정도를 챙겨갔다. 80% 넘게 챙겼던 2018년 4분기에 비하면 감소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독보적은 영업이익이다. 그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많은 기업이 삼성전자로 17% 정도인 약 2조3000억원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기업들 중에선 1위 규모다. 하지만 애플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2년 만에 애플에 1위를 뺏겼다. 출하 점유율에서 애플은 18.9%를, 삼성전자는 18.4%로 박빙을 벌였다. 빅2라고 안심할 수 없다. 화웨이가 지난해 5G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오포,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중저가 공략도 치열하다. 최근 인도시장에서는 삼성 점유율이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폴더블 영역에서 선제공격으로 차별화 모색
다행히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애플과 어깨를 겨루는 한편 다양한 중저가형 모델을 내놓는 양면작전을 펼쳐 판매량을 늘린 덕분이다. 지난해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데 이어, 새해엔 갤럭시 Z 플립을 연이어 내놓음으로써 폴더블폰 시장에서 선두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올해도 투트랙 전략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 플립으로 기술 혁신을 이뤄가고, 갤럭시S20 시리즈로 판매량과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무역마찰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삼성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장악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애플을 쫓던 삼성이 애플과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동영상·금융 등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도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다양한 콘텐트 사업은 물론이고 클라우드·인공지능 같은 플랫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에 더 무게를 두고 매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수장을 맡은 노태문 사장도 이 같은 전략 수정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월 11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후 기자 간담회에서 “더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폰 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며 “스마트폰의 서비스와 콘텐트 분야는 세계적인 전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글·넷플릭스 등과 협력해 전용 서비스 개발
이번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도 파트너십 발표자리를 마련해 삼성전자가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력해나갈 계획을 알렸다.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재키 리-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삼성 모바일 사용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콘텐트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며 “넷플릭스의 우수한 크리에이터들이 갤럭시S20을 활용해 만든 창의적인 콘텐트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서 플랫폼&에코시스템을 담당하는 히로시 록헤이머 전무는 영상통화 앱인 구글 듀오와 5G 갤럭시S20의 통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구글 듀오가 갤럭시 스마트폰 안에 기본 앱으로 추가됐는데. 매끄러운 5G 영상 통화로 사람과 사람을 더욱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모바일 채널 마케팅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박은 갤럭시S20 시리즈의 우수한 게임 기능을 소개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포르자 스트리트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모바일 기기에선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20 시리즈의 우수한 성능이 게임의 새로운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들 간에 서로 어떤 네트워크를 짜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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