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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기술의 진화] 공기정화, 생활서비스도 홈네트워크가 ‘알아서 척척’

[스마트홈 기술의 진화] 공기정화, 생활서비스도 홈네트워크가 ‘알아서 척척’

코로나19로 주거문화 바뀌자 건설사 앞다퉈 AI·IoT 개발 경쟁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로 가전 제어와 생활정보를 이용하는 홈네트워크 / 사진:삼성물산
코로나19 덕분일까? 아파트 설비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공기 정화, 공간 활용, 홈네트워크 관련 기술 개발에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기 오염에 민감해지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쾌적한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업계는 기술 개발을 위해 타 업종과 합종연횡에도 적극적이다.
 공기 걸러내고 세균 억제하는 공기청정 자동화
입주민 맞춤형 인공지능형 플랫폼 / 사진:GS건설
주택시장에서 관심이 가장 큰 기능은 공기 정화다. 관련 시스템은 공기 오염에 대한 상시 감시·측정에서 예보·정화, 그리고 유지까지 처리단계별 자동화와 다기능을 요구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여과(필터) 기술도 더 정밀해지고 개발도 빨라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HDC아이콘트롤스가 개발한 공기정화시스템(HDC IoT 클린에어시스템)은 대기 질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무선 AP와 센서가 집 안팎의 미세먼지·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감지해 보안등·월패드·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준다. 그에 맞춰 시스템이 공기를 자동 환기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시스템을 7월부터 완공하는 아파트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동선이 잦은 곳에 공기정화시설(래미안 IoT 홈큐브)을 집중 배치한다. 놀이터 등 단지 내 공용시설엔 공기 중에 물입자를 뿌리는 쿨미스트 분사기, 동 입구엔 바람으로 털어내는 에어샤워 게이트, 가구별 현관엔 에어드레서 클린현관, 방에는 내부의 오염 된 공기는 내보내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는 유입하는 전열교환기 등을 설치해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단계별로 여러 차례 털어낸다.

아파트 공동시설에서 안내·예약을 돕는 자율주행 로봇도우미 / 사진:삼성물산
필터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초미세먼지의 10분의 1 크기인 0.3㎛ 먼지까지 잡아내는 H13~H14급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환기전문 업체인 그렉스와 손잡고 초미세먼지·라돈·휘발성유기화합물·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헤파필터를 적용한 공기청정환기 시스템을 만들었다. 포스코건설은 보일로제조 업체인 경동나비엔과 개발한 빌트인청정환기 시스템에 4중 필터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배관제작 업체인 아이디에이이엔씨와 PVC에 황토를 배합해 세균과 곰팡이를 억제하는 황토덕트도 만들었다. 포스코건설은 두 기술을 1~2년 뒤 입주할 판교와 원주의 아파트에 적용키로 했다. GS건설은 인공지능과 공기청정 기능을 결합한 중앙공급공기정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 기술로 홈네트워크 진화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 시스템 / 사진:삼성물산
세균 제거 기능을 더한 환기 시스템도 나타났다. SK건설은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와 광촉매 필터를 활용한 시스템(클린에어솔루션2.0제균환기)을 개발해 특허출원도 마쳤다. 전승태 SK건설 건축주택사업부문장은 “황색포도상구균·대장균·곰팡이균을 제거하고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악취도 없앤다”며 “아파트는 물론, 기업들이 밀집한 지식산업센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살균청정환기 시스템(알파웨이브)을 특허 등록했다. 필터로도 거르기 어려운 세균과 휘발성유기화합물·포름알데하이드를 광플라즈마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탓에 재택근무가 늘면서 업무와 가사를 돕기 위해 홈네트워크의 기능도 다양화·첨단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사들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협력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기술을 적용한 홈네트워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이 자이S&D와 공동개발한 홈네트워크(자이AI 플랫폼)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주민들의 생활유형에 적합한 주거환경을 찾고 개선한다. 이와 함께 실내 공기·온도·난방을 비롯해 공유차량·건강·세탁·육아·보안 등에 필요한 각종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SKT·KT·LG유플러스·네이버·아마존의 음성엔진을 연동한 네트워크를 최근 구축했다. 조재호 GS건설 도시정비담당 전무는 “홈네트워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홈 기술 수요가 늘면서 건설사와 IT기업간 협업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 공기 질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공기 청정 겸용 환기 시스템
HDC현대산업개발도 카카오 플랫폼과 연동한 AI 월패드로 홈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카카오 앱·챗봇을 통해 집 밖에서도 조명·가스·난방·환기·엘리베이터·방범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IoT 기능이다. 동시에 음악·뉴스·영화·증권·교통 등의 콘텐트와, 걸음수·수면시간·심박수·칼로리 소모량 등을 점검해주는 건강관리 서비스도 선사한다.

포스코건설은 이 같은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3년 전 카카오·포스코ICT와, 올해 1월엔 삼성전자와 각각 손잡았으며, 최근엔 브랜드 상품(아이큐텍 AiQ-TECH)으로 출시했다. 여기엔 통합재난 시스템, 자동지진감지경보시스템, CCTV 스마트폰앱 등으로 구성한 안전기술까지 더했다. 포스코건설은 스마트홈 기술을 첫 적용한 아파트를 내년 말 남양주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건설도 자체 IoT 스마트홈(하이오티 Hi-oT)을 개발해 집안 가전 제어에서 각종 생활편의로 기술 범위와 서비스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카투홈(Car to Home) 개념을 도입해 자동차와 집을 묶은 플랫폼 연동 서비스를 구현해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삼성SDS와 협업해 홈네트워크에 AI와 IoT를 융합한 시스템(래미안 A.IoT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능은 경쟁사 홈네트워크와 비슷하다. 다만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만들어 스마트가전·AI스피커 등 국내 IT 기업들의 스마트홈 기술을 연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현재 시공 중인 부산 연지동 아파트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상주하면서 안내와 예약을 돕는 자율주행 로봇도우미도 도입할 계획이다. 2~3년 뒤 입주하는 서울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에서부터 선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쾌적한 주거환경이 향후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첨단 공조기 설치가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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