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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제조혁신협회 창립기념 포럼에 가다] “민간 차원에서 스마트제조 혁신 이끌 것”

[스마트제조혁신협회 창립기념 포럼에 가다] “민간 차원에서 스마트제조 혁신 이끌 것”

11월 25일 ‘스마트팩토리’ 민·관 협력창구 출범… 공정위원장 출신 강철규 초대 협회장 맡아
스마트제조혁신협회 창립기념 포럼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 사진:최영진 기자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 보쉬 그룹은 한 해 매출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다. 모빌리티 솔루션과 산업 기술, 소비재 등 4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IoT(사물인터넷) 선도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보쉬는 독일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의 성과를 보여주는 기업이기도 하다. 기자는 지난해 말 보쉬 본사를 지역의 중견기업 대표들과 함께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보쉬 본사가 마련해 준 공장 투어를 통해 10여 년 전부터 추진한 스마트팩토리의 현재와 미래를 목격했다. 소규모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프로세스와 물류를 개선하면서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었다. ‘콜라보레이션 로봇(협업 로봇)’이라는 뜻의‘코봇’은 공장 곳곳에서 사람들과 일하고 있었다. 공장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가 데이터를 만들고 있고, 이를 분석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제조의 선진국은 스마트팩토리를 국가의 주요 정책으로 삼으면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스마트제조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팩토리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스마트제조 혁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전담조직인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을 신설했다. 지난 7월에는 정부가 스마트제조 2.0 전략을 세웠고, 국회는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중소기업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2일 정부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스마트 제조 혁신 실행전략’을 의결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 4200억원 들여 스마트제조 혁신사업 드라이브
2025년까지 스마트 공장 1000개를 구축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공장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제조플랫폼 KAMP 구축 등을 포함해 스마트 공장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최대 4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4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 주도로 진행된 스마트제조 혁신 사업이 앞으로는 민간과 함께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10월 중기부가 설립허가를 내준 스마트제조혁신협회가 민간 기구의 주인공이다. 제12대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했던 강철규 전 위원장이 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지난 11월 25일 협회는 한국기업데이터 대회의실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스마트제조혁신, 디지털 전환과 혁신성장의 해법’을 주제로 창립기념 포럼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민관이 함께 스마트팩토리 확산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날 영상으로 축사를 보낸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스마트제조는 (제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촉진하는 데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제조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박준하 삼성전자 팀장이 ‘상생형 스마트제조 혁신 추진사례’를 통해 1100억원의 재원과 삼성의 제조 전문가 200명의 전담인력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사례를 발표했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는 3인1조로 이뤄진 ‘현장혁신 전문가’가 중소기업에서 8~10주간 상주 근무를 하면서 제조혁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마트 365센터’를 통해 스마트공장 지원과 함께 사후관리와 유지보수 등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P KOREA 천석범 부사장은 ‘중소기업 제조 강국 실현을 위한 스마트제조혁신 전략’ 발제를 통해 “한국의 기업 환경은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체질”이라며 “중소규모 제조기업의 초기 스마트공장 성공사례를 마중물로 만들어 디지털 전환 추세를 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한국산업기술대 백낙기 명예교수(경영학부)의 사회로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한양대 AI솔루션센터 강상기 센터장, 라운지랩 황성재 대표 등이 참여한 패널토론을 통해 스마트제조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에는 제조혁신 사례 발굴 및 업계의 규제 애로 사항에 대한 대정부 창구역할과 스마트제조혁신 국제행사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인터뷰] 강철규 - 스마트제조혁신협회 초대 회장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해결하는 민간 플랫폼 될 것”

협회 초대 회장을 맡았는데 어떤 인연이 있나.


“스마트제조 혁신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올라타느냐 마느냐 결정짓는 핵심 분야다. 이 분야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이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이었다. 이곳에서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관련 논문을 써서 좋은 평가도 받았다. 한국은 산업화가 늦게 시작됐지만,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이뤄지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선진국과 나란히 할 수 있다. 협회가 할 일이 많다고 판단했다.”



중소·중견기업은 사람과 돈이 부족해 추진하기 힘든데.


“중소기업은 제조 혁신을 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것을 해결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디지털 뉴딜을 발표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민간에서 나서야 한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가 민간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스마트제조 혁신을 하는데 어려운 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하고, 스마트제조 혁신에 관련된 인재 양성도 할 것이다. 인증 관련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다. 협회는 스마트제조 혁신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대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 회원사 현황은.


“맞다. 대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서도 협회에 대해 관심이 높다. 우리가 이제 활동을 시작했으니 활발하게 회원사를 늘려나갈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는 긴밀하게 협업을 하면서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낼 것이다.”



내년에 중점을 두고 펼칠 사업은 무엇인가.


“창립을 한 지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적인 계획을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단장이 우리 협회의 당연직 이사로 있다. 중기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세부적인 계획을 짤 것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도 협업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스마트제조 혁신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협회가 중심이 되어 민간이 주체적으로 제조 혁신을 할 수 있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협회장으로서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가.


“제조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고 싶다. 협회에 오면 모든 것을 얻어갈 수 있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성장시킬 것이다.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해서 제조혁신 사례를 계속해서 만들 것이다.”



-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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