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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업 총수 신년사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방산·에너지·금융 분야 ‘글로벌 리더’ 목표 제시

[2021년 기업 총수 신년사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방산·에너지·금융 분야 ‘글로벌 리더’ 목표 제시

환경과 지속가능경영 강조… 금융은 ‘탈석탄 선언’
김승연 회장이 2018년 12월 베트남에서 개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K방산, K에너지, K금융 등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어떤 위기가 닥쳐도 흔들림 없이 ‘한화다운 길을 갈 때 또 다른 기회가 우리를 이끌 것”이라며 “단절과 고립의 시대에도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세계 시장 리더십 확대,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 경영, ‘함께 멀리’ 나아가는 동반성장 경영 확대다. 이런 노력을 통해 특히 방산과 에너지, 금융 분야에서 한화그룹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너지·금융’에 김승연 회장 아들 삼형제 포진
한화시스템의 분산 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 군용 실물모형. /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의 성장을 이끌 지휘자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될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한화그룹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와 삼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관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4일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글로벌 GES(그린에너지솔루션)사업부를 확대 개편했다. 지금까지 여러 사업부에 흩어져있던 개발,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금융 기능을 글로벌 GES사업부로 통합해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개발사업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풍력발전 프로젝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또 그린 수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수전해기술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하는 작업을 마쳤다.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기술을 발전시켜 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이른 시일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2020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조원은 태양광에, 나머지 2000억원은 그린 수소 사업에 투자한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포함해 향후 5년 동안 총 2조8000억원을 관련 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는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에서 일을 시작했다. 김 상무보는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는 미국·유럽·일본·호주 등 각국에서 태양광발전소 관련 사업, ESS사업,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한화에너지가 미국 뉴욕주에서 추진하는 400메가와트시(㎿h) 규모의 ESS가 포함된 아스토리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11월에는 네바다주에서 240㎿h 규모의 ESS 프로젝트(실버픽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일하고 있다. 김 전무는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 일하며 올해 새로 만든 전략부문장을 겸임한다. 영향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김 전무는 회사 가치 증대와 해외 진출, 지배구조전략, 미래신사업전략, 준법경영 업무도 맡게 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4일 기존 1부문(금융지원부문) 1총괄(영업총괄) 15사업본부 66팀으로 운영하던 조직체계를 3부문 1총괄 4사업본부 11클러스터 35팀으로 재편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한화생명은 보험, 신사업, 전략 등 3개 부문으로 운영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또 조직 개편에 앞서 영업조직을 분리해 법인보험대리점(GA)형 판매전문 자회사를 신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방위산업 역시 한화에선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한화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자체 개발한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으로 호주의 차기 장갑차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호주로 보낸 시제품 1~3호기는 호주 육군에 공식 인도돼 오는 2월부터 본격적인 시험 평가에 투입된다. 한화는 미국과도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다. 2020년 12월 ㈜한화와 한화디펜스는 미 육군 전투력발전사령부 무장센터와 방산 장비·기술에 관한 공동 연구개발 협정(CRADA)을 맺었다. CRADA는 미국 정부 기관이 기업·국가·연구기관이 함께 연구·개발하고 기술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한국 기업 가운데 미국 육군과 CRADA를 체결한 곳은 한화가 처음이다.
 방산·항공·우주 해외 진출 적극 모색
이밖에 ㈜한화는 고체 연료 발사체 사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체 사업, 한화시스템은 위성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주·항공 분야도 본격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경영과 ESG(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 nance)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ESG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화의 금융계열사는 1월 5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캐롯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6개 금융사가 금융사장단 결의와 실무검토를 거쳐 탄소제로시대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금융 6개사는 앞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과 관련한 투자는 확대할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은 여전히 우리의 곁에 상존하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의 길, 희망의 길로 나가자”며 “더 높이 도약하는 한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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