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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적자에 시름하는 중소형사

자동차보험 적자에 시름하는 중소형사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잇따라 인상하며 손해율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량 운행이 줄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관련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신규 계약 축소, 언더라이팅(심사) 강화 등으로 사업 철수가 아닌 손해율 관리에 나서며 자동차보험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분위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빅4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가 약 85%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7개 손보사(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MG손보, 흥국화재, 악사(AXA)손보, 하나손보)가 약 15%의 점유율을 나눠 갖고있다.

특히 7개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지 않은 수준이다. 7개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2.5%로 MG손보(107.7%)가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흥국화재(94.7%), 하나손보(91.2%), 악사손보(90.9%), 롯데손보(90.9%), 한화손보(90.4%) 순으로 손해율이 높았다.

올 1분기 중소형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빅4의 평균 손해율은 80.8%(가마감 기준)지만 나머지 손보사(악사손보 제외)는 85.7%를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인 적정 손해율 77~80%를 상회하는 수치다.
 보험료 올리며 손해율 관리
결국 중소형사들은 최근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 MG손보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 올렸고 롯데손보도 이달 10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을 각각 2.1%, 영업용을 5% 인상했다. 캐롯손보는 이달 20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6.5% 올린다. 악사손보도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고 보험료 인상 추진에 나선 상황이다.

빅4사를 제외한 일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관련 신계약 축소, 인수기준 강화 등 사업 비중을 꾸준히 축소하는 디마케팅(demarketing)에 나선 상황이다. 외제차처럼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 보험인수를 받지 않거나 텔레마케팅(TM) 조직 비중을 줄이는 등 신규 계약 유치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몇년간 자동차보험 사업 비중을 줄인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는 2018년 7835억원에서 지난해 706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손해율도 함께 하락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1.9%로 판매 손보사 중 가장 낮았다. 올 3월까지 평균 손해율도 77.5%로 떨어진 상황이다. 사업 비중 축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을 축소한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8737억원에서 8138억원으로, 롯데손보는 4822억원에서 2425억원으로 줄었다. 이들 손보사들은 가입자가 늘어도 손해율 부담에 적자액이 높아지는 만큼 차라리 현재의 사업 비중을 줄여 손해율을 하락시키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소형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 사업 완전 철수는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영업은 전국적으로 서비스망(보상직원)을 갖춰야 하는 등 기본적인 사업비가 많이 들어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사업 철수 같은 극단적인 사례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종합보험사 인가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어 기존 판매 손보사들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로 보험사가 설립돼도 자동차보험 사업을 하려면 다른 손보사를 인수하거나 합작 법인을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얘기다.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계획 중인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삼성화재와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앞으로 더케이손보(하나금융에 인수 후 하나손보로 출범)처럼 다른 회사에 인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때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갖췄는지 아닌지는 매각가격이나 조건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한다는 것은 종합보험판매사로 인정받는다는 것이고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보험 판매시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또 회사 매각시의 가치가 올라가는 부분도 있다. 중소형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하락과 손해를 보고 있어도 절대 사업을 놓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김정훈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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