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가 사랑한 화가는 김환기·오치균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부동산·예금·주식을 제외한 ‘이색재산’ 1위 품목은 ‘골프 회원권’으로 조사됐다. 전체 공직자 가운데 골프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은 3%에 불과했지만, 전체 이색재산 총액 중 골프 회원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웃돌았고 한 사람이 가진 평균액은 9700만원에 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직자 재산변동사항’을 살펴봤다. 정부 부처 소속 고위공직자 683명 중 골동품·보석류·회원권 등 이색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93명(13%). 이들이 신고한 이색재산의 가치는 총 45억929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골프 회원권 가치가 23억4550만원으로 절반 이상(51%)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금액의 골프 회원권을 보유한 공직자는 고상환 해양수산부 울산항만공사 사장으로 조사됐다. 고 사장은 본인 명의로 3억97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정경득 해양수산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감사위원장(3억950만원)으로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회원권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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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실장, 2억원 미술품 소유
수천만원에 달하는 골동품·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도 있었다. 황석태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은 16개의 미술품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총액은 약 2억원 수준이다. 그는 박민준 화가의 서양화(3500만원), 이대원 화가의 서양화(2800만원)을 비롯해 회화, 유화, 드로잉 등 주로 그림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그림을 가진 사람은 박재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이었다. 박 실장은 오치균 작가의 회화(5500만원)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2010년 오치균 작가가 시골 가을 풍경을 그린 작품 ‘감’은 2020년 11월 2억8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박 실장은 어머니 명의로 오치균 작가의 회화(7000만원) 김환기 화백의 회화(35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환기 화백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우주’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8800만 홍콩달러(약 132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보석류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한 사람도 18명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배우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비싼 보석을 보유한 사람은 윤정석 보건복지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원장의 배우자로 33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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