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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작가 모셔요”...카카오페이지가 작가 육성 나선 이유

인기 작품 미리 선점 의도
업계선 "지배력 강화" 우려도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20년 5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페이지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 시장을 거점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올해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 진출을 위한 발판을 공고히 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중앙포토]
 
국내 대표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가칭)’를 오픈하며 신규 작가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지에 작품을 연재하기 위해서는 콘텐트공급자(CP)와 계약을 통해 들어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러나 무료 연재란을 론칭해 신규 작가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인기 작품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콘텐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웹툰·웹소설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2019년 매출액은 2570억원으로 지난 2013년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을 처음 선보였던 당시 매출인 21억원과 비교해 122배 이상 성장했다.
 

웹소설 통해 급성장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의 급성장 비결은 지난 2014년 도입한 ‘기다리면 무료’ 비즈니스모델(BM)이다. 기다리면 무료는 카카오페이지 독자 모델로, 만화책이나 웹소설 한 권을 여러 편으로 나눠 이용자가 한 편을 본 뒤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바로 다음 편을 보려면 요금을 내야 한다.  
 
기다리면 무료 도입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카카오페이지 매출과 가입자 모두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무료 콘텐트를 위해 매일 카카오페이지를 방문하게 되면서 고객 충성도 역시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콘텐트업계는 네이버웹툰에 상대적으로 밀렸던 카카오가 웹소설을 전면에 내세우며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을 크게 성장시킨 것으로 본다.  
 
다만 그동안 카카오페이지에는 다른 웹소설 플랫폼에 대다수 존재하는 ‘자유연재’란이 없었다. 카카오페이지에 작품을 연재하기 위해서는 CP와의 계약을 통해 들어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카카오페이지가 신인 웹소설 작가 육성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한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가칭)’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는 아마추어작가들을 위한 자유연재 공간이자, 카카오페이지 데뷔 기회가 주어지는 공간이다.  
 
신인·기성 작가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든 연재 가능하며,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작품을 모집한다. 독자들은 연재 작품 전체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세부 내용은 진행 상황에 맞춰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지는 스토리튠즈와 공동 기획으로 이달부터 ‘웹소설 작가 아카데미’를 개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작가 데뷔까지의 교육 과정을 지원한다. 스토리튠즈는 2017년 업계 최초로 설립된 웹소설 전문 아카데미다. 수업은 현역 웹소설 작가 강사진들의 집필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우수 학생에게는 카카오페이지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검증된 작가만 받다가 신규 작가 육성 나서

 
웹소설업계는 이번 카카오페이지 무료연재 페이지 론칭을 계기로 신인 작가가 카카오페이지로 대거 유입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지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문피아’, ‘조아라’ 등 다른 플랫폼에서 실력을 쌓고 그곳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CP와 계약을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바로 카카오페이지 무료연재 페이지를 통해 카카오페이지 작가로 데뷔할 길이 열렸다.
 
웹소설 작가 A씨는 “카카오페이지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웹소설 플랫폼이다보니, 기성 작가 및 작가 지망생 모두 카카오페이지 입성을 노리고 있다”며 “이제는 CP 없이도 작품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지원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신규 작가 육성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플랫폼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인기 작품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CP와 계약된 작가만을 받는 기존 방식으로는 인기 작품을 얻는데 한계가 있음을 어느정도 체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CP를 끼지 않고는 카카오페이지 입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보니, 신규 작가 중 상당수가 문피아, 조아라 등을 찾고 있으며 이들 플랫폼은 신규 작가 ‘등용문’으로 불려 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카카오페이지의 자유연재 공간 오픈으로 카카오의 웹소설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높은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작가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핵심 프로모션인 ‘기다리면 무료’는 수수료를 최대 45%까지 요구한다. 네이버 시리즈의 경우 수수료를 30% 정도 요구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30% 정도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지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이를 대놓고 항의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웹소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자유연재 페이지의 성공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라며 “네이버 역시 웹소설 자유연재란이 존재하지만 독자 유입에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카카오페이지가 신규 작가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웹소설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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