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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소비’ 수혜 입을 산업은?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서비스 기저효과 일어날 듯
지난해 급증한 가구·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회복세 늦출수도

‘더현대 서울’ 내부.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중앙포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가 정부의 당초 2021년 전망치 3.2%를 넘어 3%대 중후반 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는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8개 중 유일하게 1분기 중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와중에도 가구,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활발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펜트업(pent-up) 소비, 이른바 보복 소비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 관심이모이고 있다. 펜트업 소비란 경기침체기에 소득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미뤄졌던 소비가 경기 회복기에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은행(한은)이 지난 26일 발간한 ‘향후 펜트업 소비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1.0% 감소했는데 민간소비의 감소폭은4.9%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경기 부진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조치 등이 소비를 상당 폭 제약했기 때문이다. 
 
실질 국내성장률(GDP) 추이
 
이 가운데서도 자동차·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가 대면활동, 여행 등과 관련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 감염 우려가 비교적 적은 재화 구매를 늘렸다”며 “실내활동이 확대되고 재택근무·원격교육이 늘어난 점도 가구와 가전제품 소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의 실적은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샘의 매출은 2조674억, 영업이익은 9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매출은 21.7%, 영업이익은 66.9% 증가했다.  
 
한샘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약 25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46.8% 늘어난 성적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2.3% 증가한 약 5530억원을 기록했다.  
 

위축됐던 대면 서비스업 큰폭으로 증가 예상  

 
한은은 코로나19확산세가 진정되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는 하반기에는 가장 크게 위축됐던 서비스 소비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지난 2월 영업제한 및 집합금지가 일부 완화되자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됐다.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들어온 것일까.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6% 증가했다. 3분기 연속 1%대 이상 성장은 물론이고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GDP 성장률도 3% 중반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관련 업계도 이에 대한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 가운데 크게 타격을 입었던 여행·관광 업계는 기대감이 크다. 마이리얼트립의 경우 이미 국내 여행 예약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70%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거래액은 하루 최대 5억원 이상, 월평균 1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노랑풍선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초점을 맞춘 10명 이하 소그룹 중심 프리미엄 여행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 주요 부문별 민간소비 증가율. 한국은행 ‘향후 펜트업 소비 가능성 점검’ 이슈노트 캡처
여행·관광 업계에 희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26일, 홍남기 부총리는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확진자 접촉 및 출입국 시 자가격리의무 면제를 포함한 방역 조치 완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국민 대상 백신 접종이 더욱 확대되는 올여름부터 해외여행의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셈이다.  
 
소비심리의 바로미터인 백화점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에 따르면 2월 백화점 판매(불변지수 기준)는 1년 전보다 33.5%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듬해인 1996년 2월(52.9%)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민간소비가 회복세이기는 하나 그 속도가 완만히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은은 “지난해 위기에서 내구재 소비가 이례적으로 많이 늘어난 점은 펜트업 소비가 되살아나는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소비 회복은 전체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소비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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