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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달러 등 ‘대안 자산’ 활용해 분산 투자하라”

[투자고수에게 듣는다 ⑥] 오건영 신한은행 IPS기획부 부부장
“경제 위기 대비해 단기 이익에 혹하지 말고 분산 원칙 지켜야”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할 것인지 원칙을 정한 후 이 비중을 적어도 1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익이 나면 재분배를 하는 방식으로요. 또 ‘대안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구성해 보험처럼 지니고, 아주 적은 비중으로는 ‘모험 자산’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길 추천합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기획부 부부장이 지난 3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초보 투자자들에게 전한 투자 팁이다. ‘거시경제 전문가’ 오 부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돈의 흐름과 미국 금리 전망, 인플레이션 등 국내외 경제와 맞물린 요소들을 하나씩 짚으며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포트폴리오 후방에서 방어해주는 보험 역할로, 위기에 강한 금과 달러를 추천했다.  
 
“‘달러’는 안전 자산의 성격, ‘금’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자산”이라며 “‘금 가격이나 달러의 가격이 내년에 2배 오르니 사라’는 개념은 전혀 아니고, 시장의 위기와 인플레이션을 대비해 포트폴리오에 담아 놓는 것이 현명한 리스크 관리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플레는 일시적·미국 금리 인상은 2024년 예상”

 
코로나19 이후 돈과 경제의 흐름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정부에서 돈을 풀었는데, 이 돈이 ‘자산시장’으로만 흘러가서 여기만 오르고 ‘실물경제’ 부분은 침체된 모양새입니다. 향후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지 가장 고민하게 될 겁니다. 일단은 나라로부터 경기부양자금이 굉장히 크게 흘러나올 것이고, 침체돼 있는 실물경제를 개선하는 쪽으로 몰리게 될 겁니다. 지난해처럼 마구잡이로 돈을 뿌릴 것 같진 않고, 타겟을 잡은 후 재정정책을 통해 지원을 하는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요?
올해 여름까진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오겠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를 말할 땐, 보통 전년 동기 대비로 논하는데 사실 지난해 이맘때쯤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주식시장과 자산시장이 박살이 났을 때입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상당히 나아졌다고 보이지만, ‘통계의 착시효과’에 불과합니다. 비교대상이 하필 바닥을 쳤을 때여서 지금 상황이 좋아 보이는 것뿐이란 얘기입니다. 일각에선 보복소비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한두 번 정도는 보복소비를 할 수 있겠고 일시적으론 굉장히 강한 수요효과를 가져 오겠지만 지속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 금리 전망은.
미국의 금리는 소비와 투자에 연결돼 있고, 미국 금리에 따라 전 세계 금융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에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데요. 일시적인 경제 회복과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부채가 많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국 금리의 인상은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늦을 것 같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에서는 2024년 정도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저도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식:채권:금:달러:모험 자산’ 비중 정해서 전략적 투자”

오건영 신한은행 IPS기획부 부부장. 김경빈 기자
 
투자 시 필요한 포트폴리오 전략 팁을 알려주신다면?
‘자기한테 맞는 포트폴리오의 분산 투자 비중’을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분산 투자 비중’의 가장 큰 핵심은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입니다. 이 둘의 배분 비중을 얼마로 가져가느냐 인데요. 그 비중을 설정하는 것은 각 개인이 정하시겠지만, 예컨대 제가 주식(위험 자산)과 채권(안전 자산)의 비중을 50:50으로 투자했다고 쳐요. 그런데 올해와 같은 장이 찾아와 주식이 엄청 오르는 거죠. 주식 50은 200이 됐는데, 채권은 이자가 거의 안 붙으니 50 그대로 남아 있어요. 1년 만에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200:50이 되어 버리면, 저는 ‘채권을 다 빼서 전부 주식을 하는 게 낫지 않겠어?’라고 생각하겠죠. 이 생각대로 하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결국 250:0이 되어 버리고요. 문제는 이후 시장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250’이라는 큰 비중이 한꺼번에 흔들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125:125로 리밸런싱을 해주는 거예요. 위험 자산인 주식에서 수익이 나면, 이걸 안전 자산으로 옮기면서 보존을 해주는 거죠, 비중을 지켜가면서요. 단기 현상에 혹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면서 재분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팁들도 더 알려주세요.
두 번째로는 금이나 달러 같은 ‘대안자산’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대안자산이라는 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상관도를 보이는 자산을 말합니다. 대안자산에는 원자재나 금, 달러가 포함될 수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들어갈 수 있어요. 리츠를 넣는 경우도 있고요. 대안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주된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의 대체, 대안입니다. 또 새로운 성장의 역량에 투자를 하는 것도 좋아요. 굉장히 모험적인 케이스가 되겠죠. 리스크는 크겠지만 대신 수익도 굉장히 크게 가져다 줄 수 있어요. 그래서 크지 않은 비중을 ‘모험 자산’에 넣어 테스트해보면서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분산비중을 각 얼마씩 두는 걸 추천하시나요?
이건 개인마다 또 원하시는 방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예컨대 투자자산 전체를 100으로 본다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먼저 50:50으로 잡고요. 그럼 주식과 채권에서 각각 10씩 빼서, 금과 달러에 각각 10을 투자할 수 있겠죠(주삭:채권:금:달러=40:40:10:10). 아니면 금과 달러에 각 5씩 넣으신 다음, 10 정도는 모험 자산에 투자를 해보는 방법도 있겠고요(주식:채권:금:달러:모험 자산=40:40:5:5:10). 이런 것들이 우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안 자산’으로 달러와 금을 주목하라고 하셨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미래를 모르지만 역사나 과거의 경험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시나리오’는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 시나리오 중 하나가 ‘위기 국면’인데, 위기가 찾아왔을 때 포트폴리오에 주식만 있고 아무런 안전 자산이 없다면 굉장히 위험해집니다. 안전자산으로는 국채나 예금 등이 있지만 너무 안전하다 보니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고요. 그럼 수익을 갖다 주는 안전자산이자 대안자산으로 무엇이 있을까 하니, ‘달러’입니다. ‘달러’는 위기가 왔을 때 어김없이 튀어 오르는 자산입니다. IMF때 달러 당 환율이 2000원, 금융위기 때 1600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때 1300원까지 갔었습니다. 달러는 전 세계 기축통화여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위험에 처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때 이용합니다. 위기가 닥치면 달러를 대출해 준 곳에서 달러를 갚으라고 하고 원화 등으로 바꾼 사람들은 다시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하는 현상이 발생하니, 달러 수요가 갑자기 오르기에 달러는 폭등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달러를 ‘보험’처럼 갖고 있으라고 권장합니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달러의 가치가 튀어 오르면서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금’을 또 다른 대안자산으로 추천하는 이유는요?
전 세계의 부채가 많은 상황에선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립니다. 그럼 이럴 때마다 거대한 부양을 해줘야 합니다. 돈을 많이 뿌리게 되면 종이화폐의 가치가 많이 떨어지게 되는 거고, 언젠가 인플레이션이 찾아옵니다. 이 때 가장 강한 자산은 ‘금’입니다. 금이란 건, 안전자산은 아니고 엄밀하게 말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hedge) 자산, 자산의 변동성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자산입니다. ‘달러’는 안전 자산의 성격, ‘금’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자산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위기와 인플레이션의 위기를 각각 대비해 포트폴리오에 담아 놓는 것이 좋습니다. 금 가격이 내년에 2배 오르니 사라, 혹은 달러 가격이 곧 오를 것이니 사라는 개념은 전혀 아닙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영상제작=정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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