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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뗀 생수, 친환경 바람 타고 ‘훨훨’

농심이 이달부터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농심]
 
농심이 이달부터 온라인몰과 가정배송에서 무라벨 백산수 판매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무라벨 백산수는 2ℓ와 500㎖ 두 종류로, 제품명과 수원지를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나머지 상세정보는 묶음용 포장에 인쇄했으며, 박스 단위로만 판매한다.
 
무라벨 백산수는 빈 병의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애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하면 연간 60t 이상의 라벨용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새로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 시행되면서 생수업계가 앞다퉈 라벨을 떼어내고 있다.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페트병을 버릴 때는 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겉에 붙어있는 라벨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7월부터는 투명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하지 않은 채 버릴 시 3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무라벨 생수가 각광받으면서 기존 라벨에 적혀있던 상세 정보는 묶음용 포장에 인쇄하거나 각인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국내 생수브랜드 최초로 무라벨 페트병 ‘아이시스8.0 ECO’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는 1.5ℓ와 2ℓ 묶음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내달 500㎖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 회사 관계자는 “2ℓ(6입) 묶음 상품 가격은 3300원으로, 3~4월 매출이 기존 라벨 제품의 1~2월 판매량보다 92% 증가했다”고 밝혔다.
 

PB 무라벨 생수 출시도 줄이어

 
하이트진로음료는 무라벨 ‘석수’ 2ℓ(6입) 묶음 포장재에 내용을 표기했다. 이 회사 역시 묶음판매 전 제품을 포함해 페트 생산량의 50% 이상을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다. 생수 시장 점유율 40.7% 차지하는 업계 1위 제주삼다수도 2ℓ에 이어 내달부터 500㎖ 제품을 무라벨로 출시할 계획이다. 500㎖는 삼다수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다.  
 
자사 브랜드(PB) 무라벨 생수의 출시도 잇따른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유통업계 최초로 친환경 무라벨 PB 생수인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 출시 후 3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일반 생수에 비해 80% 가까이 증가했다”며 “생수 외에도 세제 등 PB 상품을 중심으로 무라벨 품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선보인 무라벨 PB 생수 ‘유어스DMZ맑은샘물 묶음(6입)’ 매출이 매달 2배가량 늘고 있다. CU 역시 지난 2월 선보인 무라벨 PB 생수인 ‘헤이루 미네랄워터’(500㎖)의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1.7% 증가하는 등 라벨 제품보다 2배 이상 늘었다。CU 관계자는 “뚜껑을 열면 라벨이 자동으로 분리되는 방식으로 고객 반응이 좋아 추가로 1ℓ와 2ℓ 묶음 상품(각 6입)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무라벨 페트병 제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분리수거 과정에서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그 제품을 사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어 ‘착한 소비’로 각광받고 있다”며 “생수업계에서 시작된 무라벨 바람이 다른 음료나 생활용품업계로 범위가 차츰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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