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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쇼핑하듯 개발예정지 사들여” 국세청 세무조사

토지자금 출처 의심, 편법 증여, 현금 매출 누락 등 298명 대상
법인 명의로 부동산 사고 고가 승용차와 회원권으로 호화 생활

국세청 ‘개발지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은 3기 신도시 등 개발예정지역에 탈세 혐의가 있는 289명에 대한 2차 세무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 국세청]
 #1. A 법인의 사주는 배우자 명의로 동종 업체를 세워 실제 거래 없이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소득을 탈루했다. 또 외국 유학 중인 자녀 명의로 인건비를 지급해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했다. 해당 사주는 빼돌린 자금을 활용해 업무와 무관한 수백억 원 상당의 신도시 개발지역 토지를 법인 명의로 취득했다.  
 
#2. B 씨는 일가족 명의로 구매·생산·판매 업체를 각각 설립해 소득금액을 탈루했다. 세금부담이 증가할 때마다 가족과 직원 명의의 위장 업체를 설립해 소득금액을 분산하고 자녀 명의의 차명계좌에 재산을 은닉했다. B 사주일가는 이렇게 탈루한 소득으로 개발지역 토지 등 수백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집중 매수했다. 여기에 수십 대의 고가 자동차도 지속해서 구매하고 고가 회원권도 다수 보유하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갔다.  
 
국세청이 대규모 택지와 산업단지 개발지역 44곳의 부동산 거래를 조사한 결과, 289명의 탈세 혐의자를 포착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국세청은 앞선 지난 4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예정지구 6개 지역을 조사해 기획부동산, 부동산 중개업자 등 탈세 혐의가 있는 165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국세청 발표는 3기 신도시 예정지구 6개 지역을 포함, 44개 대규모 택지와 산업단지 개발지역으로 확대해 나온 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자 289명 가운데 편법 증여와 사업소득 누락이 의심되는 유형이 206명으로 가장 많았다.  
 

허위 농업회사 법인 등 온갖 변칙 동원해 소득 탈루

 
이들은 현금 매출을 누락해 자금을 빼돌려 개발지역 토지를 수 차례 사들였다. 또한 땅값이 급등하는 수도권 부동산을 사업목적으로 취득한다며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관련 차입금 이자와 법률 비용 등 업무와 무관한 비용을 사업 경비로 변칙처리하며 소득금액을 탈루했다.  
 
탈세를 일삼으면서 법인 명의로 신도시 개발지역의 토지를 취득한 건설업 법인 등 28개 법인과 법인 자금을 유출해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사주일가 등 31명, 농지를 분할 판매하고 소득을 누락한 허위 농업회사 법인, 기획부동산 등 19개 업체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개발 예정지역 등 지가 급등지역에서 토지거래를 중개하면서 중개수수료를 신고 누락한 부동산중개업자 5명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이번 부동산 거래내역 분석과정에서 일가족이 개발지역 토지를 가구원 별로 쇼핑하듯 취득한 사례 등이 발견됐다”며 “가족 단위 취득자의 자금출처를 심층 분석해 취득자금 편법증여・명의신탁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규모로 토지를 취득한 후 이를 쪼개어 다수에게 판매함으로써 시장과열을 조장한 기획부동산, 영농조합법인 등의 탈세 혐의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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