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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초격차' 나선 삼성·SK...510조 투자 계획 발표

반도체 시장 73%인 '비메모리' 분야 잡는다
정부, 세제 지원·규제완화 약속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K-반도체 전략보고에서 P3라인 브리핑 및 향후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초격차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세계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함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530조원대 반도체 시장에서 27%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강자다. 나머지 73%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가 파격적인 세제·금융 지원, 규제 완화로 뒷받침 할 것을 약속하면서 시스템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메모리 1위 삼성, 시스템 1위 노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총 17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 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며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비전 선포 당시 계획에서 38조원이 추가된 셈이다. 2019년 이후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2년 간 반도체 제조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공급망의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 학계 등 국내 반도체 생태계 주요 구성원 간의 상호 협력을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전 선포식 이후 지난 2년 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제조 기업과 팹리스, 공급망의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 우수 인재 육성을 담당하는 학계 등 우리나라 반도체 생태계 주요 구성원 간의 상호 협력이 활성화되며 비전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도약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9년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발표한 이후 시설투자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2019년 약 22조5649억원에 이르던 반도체 시설투자는 지난해 32조8915억원으로, 45.8% 불어났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그러나 여전히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은 글로벌 기업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2위인 삼성전자는 17%로 TSMC의 3분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TSMC가 3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하고,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하는 공장은 최대 6개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 나서며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노력을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2022년 하반기 완공되는 평택 3라인을 통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평택 3라인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다.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으로, 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차세대 D램에 EUV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등 미래 메모리 솔루션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 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M&A 임박한 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K-반도체 전략보고에서 용인 메모리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세계 메모리반도체 2위인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 대비 2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설비 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현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고, 청주 사업장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있는 정도다. SK하이닉스가 가장 최근 설립한 이천 M16생산공장 역시 주로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제품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Fabless,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박 사장은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박 사장은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 SK하이닉스의 굵직한 투자에도 관여했다. 박 부회장이 그동안 M&A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만큼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사장은 지난 4월 2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박 사장이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 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조만간 M&A나 공격적인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에 2030년까지 1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25년부터 용인 클러스터에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하며 총 230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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