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13% 점유율 쟁탈전…삼성·애플 15만원씩 쏜다
삼성‧애플, LG폰 보상에 15만원 지급
LG폰 빈자리 메우는 뻔한 양자구도
2015년 5월, 유수의 대기업 제조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벤처기업의 신화’를 쓰던 팬택이 회생절차를 포기했다. 한때는 국내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의 자리를 차지하는 영광도 누렸던 팬택의 몰락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시장의 관심은 ‘팬택의 점유율을 어떤 제조사가 흡수하느냐’였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LG전자를 지목했다. 팬택 스마트폰을 아껴온 사용자가 브랜드보다는 가성비를 선호했던 만큼, 삼성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이 더 어필할 수 있을거란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LG전자는 팬택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되레 삼성전자와 애플의 지배력만 공고해졌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역시 6년 전과 비슷하다.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전면 철수’를 결정한 LG전자의 빈자리를 두고 제조사간 경쟁이 붙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20%), LG전자(13%) 순이었다.
13%의 점유율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LG전자 스마트폰이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안드로이드를 쓴다는 점에서 같은 OS를 적용한 삼성전자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애플 역시 넋 놓고 시장을 뺏길 생각은 없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새로운 중고 보상 정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오는 9월 25일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아이폰 시리즈로 교체한 사용자에게 기본 단말기 보상금에 15만원의 추가보상금을 주는 식이다. 보상금 15만원 전액을 애플이 지급하는데, 의외의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은 그간 삼성전자와 비교해 단말기 지원금 규모도 적게 책정할 만큼 지갑을 여는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국내에서 경쟁사 단말기를 매입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도 애플에 맞서 오는 6월 30일까지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를 타깃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추가 보상금은 15만원으로 애플과 같다. 경쟁 결과가 어찌됐든 국내 소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자구도라는 비좁은 선택지를 받게 될 전망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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