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사 받는 NH농협생명, 'GA 불완전판매비율' 어쩌나
보장성보험 비중 높이기 위한 GA영업 확대
덩달아 GA 불완전판매비율도 상승… 생보업계 유일 1% 돌파
금소법 시행 후 첫 종합검사 앞둔 농협생명, '소비자보호' 부실 지적 받나
NH농협생명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위한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GA 불완전판매비율이 생보업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고심이 깊어진다. 올해 금융당국의 종합검사 대상인 NH농협생명 입장에서는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어서다.
방카 비중 줄이고자 GA 확대… 불완전판매 늘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NH농협생명의 초회보험료는 2530억원이다. 이중 전속설계사 비중은 약 1%(25억원) 수준이며, 비대면채널(TM, CM) 비중은 0.4%(9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방카슈랑스(은행서 보험판매) 초회보험료는 2470억원 수준으로 약 93%를 점유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 생명보험업계 4위인 NH농협생명의 전속설계사는 1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전속설계사 수가 1만~2만여 명 수준인 빅3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와 격차가 크다. 이는 NH농협생명의 영업채널이 지역 농·축협을 중심으로 한 방카슈랑스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경우 보험부채(준비금)는 기존의 원가평가 대신 시가 평가로 바뀐다.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보험료는 모두 부채로 잡힌다는 얘기다.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이유다. 주 영업채널이 방카슈랑스인 NH농협생명 입장에서는 판매채널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2017년부터 NH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중심으로 GA채널 판매비중을 확대했다. 하지만 덩달아 GA 불완전판매비율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생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기타 GA채널'의 평균 불완전판매비율(방카, TM, 홈쇼핑 제외)은 0.33% 수준이지만 NH농협생명은 1.54%를 기록했다. GA채널 신계약건 5만건 이상 판매 생보사 중 유일하게 1%대를 돌파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NH농협생명의 GA 불완전판매비율은 1%를 넘었다. 기타 GA는 방카슈랑스나 텔레마케팅, 홈쇼핑 등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대리점들로 통상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GA를 가리킨다.
이에 대해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GA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정 회사의 상품과 정책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생긴다고 보지 않는다"며 "GA 영업의 특성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NH농협생명은 이달 진행되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연초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공개하며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지배구조 ▲건전성 부문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는 등 소비자보호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된 상황에서 GA채널 불완전판매비율 증가는 NH농협생명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합검사 대상 측면에서 본다면 NH농협생명이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GA사들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에서 100%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NH농협생명의 재무건전성 부문도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생명은 올 1분기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이 2.8%로 업계 평균(3.0%)보다 낮다. 2015년 이후 해외자산 비중을 높이고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운용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지주에서 2000억원을 증자받으며 300%를 넘어섰던 RBC(지급여력)비율은 올 1분기 기준, 234.9%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150%)을 상회하는 수치지만 RBC비율이 지난해부터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어렵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지표를 나타낸다.
한편 오는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면 NH농협생명은 생보업계에서 더욱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라이프(71조원) 출범시 총자산 규모에서 NH농협생명(65조원)은 4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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