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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같지만, 다른 전략'…삼성은 '체험', LG는 '럭셔리'

유럽 가전 시장 공략 놓고 엇갈린 전략, 승자는 누구일까
비스포크 '해외진출 원년' 삼은 삼성...LG는 1분기 유럽 매출 43% 증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삼성 킹스크로스 브랜드 쇼케이스에 방문한 소비자들이 '비스포크 홈(BESPOKE HOME)' 쇼룸에서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가전 시장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가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을 공략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같지만, 전략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를 필두로 맞춤형 가전 확대에 집중하고 있고, LG전자는 ‘초 프리미엄’을 겨냥하는 브랜드 시그니처를 내세워 '명품 가전'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비스포크' 앞세운 삼성·'시그니처' 앞세운 LG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가전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확대를 선언한 데 이어 6월에는 프랑스와 영국에 ‘비스포크 홈’ 체험 공간을 만들고 유럽 소비자들을 본격적으로 공략했다. 
 
삼성전자측은 “현지 소비자들이 비스포크 홈의 콘셉트와 특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냉장고·식기세척기·인덕션·세탁기·에어드레서·슈드레서·무선청소기 등 총 13종의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에서 판매중인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에 이어 연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냉장고,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일부 제품은 갤러리 라파예트 본점 3층 쿠킹 스튜디오 ‘컬리너리 아뜰리에’에 상시 설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프랑스 국립 요리학교 ‘페랑디(Ferrandi)’가 협업을 통해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5월말부터 영국 런던 도심에 위치한 삼성 킹스크로스 브랜드 쇼케이스에서도 비스포크 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쇼룸이 문을 열었다. 이 쇼룸은 주방, 라운지, 스튜디오 등 3가지 콘셉트의 거주 공간을 연상할 수 있게 꾸몄다. 냉장고, 큐브 냉장고, 정수기, 공기청정기, 에어드레서, 무선청소기 등 비스포크 홈 제품 6종이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매주 라이브커머스도 진행하며 비대면 가전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홈과 같은 체험형 매장을 미국 등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해외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강협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비스포크 홈은 디자인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해외에서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超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가 독일에서 열리는 유명 음악축제인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Rheingau Musik Festival)’을 후원한다.[LG전자]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월풀(Whirlpool)을 제치고 글로벌 세계 1위로 등극한 LG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초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시그니처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이달부터는 중국을 시작으로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앞세워 VVIP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해외 시장에 본격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푸시킨미술관에서 VVIP 고객을 초청해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배경으로 러시아 유명 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의 발레 공연도 선보였다. 
 
앞서 LG전자는 보석 브랜드 불가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 등과도 협업해 VVIP 고객을 대상으로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소개하는 초프리미엄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의 차별화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La Scala) 오페라극장, 독일의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 영국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업해 기술력뿐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강조해왔다.  
 
프랑스에서도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 올레드TV 플래그십 매장인 ‘LG 올레드 갤러리’를 열었다. 신규 매장은 고급 가구 및 명품 매장, 미술 갤러리 등이 밀집한 파리 중심가에 있다. 이 거리는 드플로르(de Flore), 레되마고(Les Deux Magots) 등 파리를 대표하는 유명 카페와도 마주보고 있어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지역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파리의 지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생제르맹 거리에 위치한 신규 매장이 프리미엄 고객들에게 LG 올레드 TV의 기술력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랜드마크 매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에 대한 선호도가 특히 높은 유럽 TV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올 1분기 유럽에 판매된 OLED TV는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LG전자의 초 프리미엄 마케팅에 힘입어 1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7조3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북미·유럽 시장의 매출 비중도 40%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올 1분기 유럽지역의 매출은 3조4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205억원)보다 43% 가량 늘었다. 업계는 2분기 이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둔다면 사상 첫 연간 매출 10조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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