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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자동차’ 포터-봉고, 배터리 달자 없어서 못 판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전년 대비 148% 증가
포터2 일렉트릭 8000대, 봉고3 EV 5000대
2024년 경유 모델 접고 전기차 생산 논의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 특장차. [사진 현대자동차]
‘불황형 자동차’로 불리는 1t 트럭이 전기차 시장까지 휩쓸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에 현대차의 포터2 일렉트릭이 올랐다. 푸드트럭이나 화물 운송용으로 쓰여 이른바 자영업자의 사업 밑천으로 불리는 1t 트럭 포터는 전기차로 출시되면서 비용 강점이 뚜렷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택배 물량이 늘면서 배송 차량 수요도 커졌다.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총 8554대 팔리며 전기차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승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5700대)보다도 더 많이 팔렸다. 2019년 12월 처음 나온 상용 전기차 포터2 일렉트릭은 지난해 상반기 3452대가 팔린데 그쳤지만, 올해 148% 넘게 판매량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경기로 소규모 창업에 나선 서민이 많아진 속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포터2 일렉트릭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포터2 일렉트릭은 출고가(4000만원대) 2000만원대인 디젤 모델보다 비싸지만, 보조금을 받을 경우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최대 24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지비는 훨씬 저렴하다. 현대차는 디젤 1ℓ로 9㎞를 가는 포터2 디젤 모델은 1년 평균(영업용 1만5000㎞ 기준) 177만원을 유류비에 쓰는 반면 포터2 일렉트릭은 충전 비용이 107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터2 일렉트릭은 1㎾h 당 3㎞의 전비를 낸다”면서 “3년 이상 보유 시 디젤 모델 대비 유류비에서만 20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조금과 유류비 강점에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기아 봉고3 EV도 날았다.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1570대) 대비 234% 늘어난 5250대가 팔렸다. 덕분에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는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판매한 전기차 2만4546대의 56%를 차지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불경기 속 전기 1t 트럭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t 전기차 특수에는 물류업체가 운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영향도 컸다. 정부는 화물차 운수업 허가를 제한하면서도 1.5t 미만 전기트럭에 한해 발급을 허용했다. 포터2 디젤 모델은 화물차로 등록이 안되지만, 포터2 일렉트릭은 되는 식이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SSG닷컴은 포터2 일렉트릭을, CJ대한통운은 기아 봉고 EV를 배송 차량으로 전환하고 있다.
 
상용 전기차 인기에 현대차와 기아는 경유를 사용하는 1t 트럭의 전면 생산 중단까지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2023년 4월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경유를 쓰는 소형 택배화물 차량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상용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논의 중인 사안이나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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