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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드라이브 건 셀트리온…장남 서진석 지배력 강화 주목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셀트리온스킨큐어 흡수합병 공시
향후 셀트리온·셀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서정진 수석부사장 지배구조 최상단에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단순화…지분 승계에도 유리할 것이라 전망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사진 셀트리온 ]
셀트리온그룹이 최근 단일 지주사 체제가 형성되면서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에 이어 백신 분야 진출을 알리는 등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진석 수석부사장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난해 9월 신설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한다고 7월 26일 공시했다. 셀트리온홀딩스를 주축으로 단일 지주사 체제가 형성되고, 향후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가 합병되면 이를 아우르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서 수석부사장이 자리하게 된다.  
 
이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계열사의 모든 이사회 의장 자리를 장남인 서 수석부사장에게 물려줬기 때문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은퇴하면서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피합병 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 이사회 의장 모두 서 수석부사장이 맡았다.  
 
모든 합병이 마무리되면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는 서정진→통합 셀트리온홀딩스→합병 사업 회사(상장 3사)로 바뀐다. 단일화된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는 향후 지분 승계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서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주사의 지분을 오너 2세들에게 증여하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수석부사장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 명예회장이 '소유와 경영' 분리를 강조해왔던 만큼 향후 지분 승계의 방향은 지켜 볼 일이다. 현재 서 수석부사장과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지주사나 사업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3사 합병에 앞서 지주회사간 단일화를 위한 활시위는 당겨졌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자사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0.5159638주, 셀트리온스킨큐어 0.0254854주의 비율로 흡수합병을 추진한다. 오는 9월 16일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기일은 11월 1일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변방에 있던 셀트리온스킨큐어다. 셀트리온이 지난해 9월 셀트리온홀딩스의 합병 계획을 공시할 때는 스킨큐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지주사간 합병에 셀트리온스킨큐어까지 합침으로써 지배구조는 더욱 간결해진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가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 지분(각각 2.12%, 1.39%)까지 합병 지주회사로 들어오면서 향후 3사 합병 시 지분율도 소폭 올라가게 된다.
 
7월 27일 기준 합병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서 명예회장(95.51%)이다. 피합병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및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최대주주도 서 명예회장으로 각각 100.00% 및 68.9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존속회사로 남게되며 최대주주는 서 명예회장 개인으로 변동사항이 없다. 합병 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및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홀딩스에 흡수합병되어 해산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에서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영위하던 사업활동을 같이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변경된다. 회사 측은 “셀트리온홀딩스는 안정적인 지주회사로서의 수익과 함께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통한 매출이 발생함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지주회사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채비율이 낮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및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합병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개선 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향후 지주회사로서의 셀트리온그룹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미래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셀트리온그룹 입장에서 지주회사들의 합병을 통해 경영 시너지를 발휘하려면 추후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사업성과도 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스킨큐어까지 지주사로 합쳐짐에 따라 사업성과가 개선되면 향후 절세 효과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결손금이 많은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함으로써 절세 효과를 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 셀트리온 스킨큐어는 2013년부터 몇 년 째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사회 의장을 맡은 서 수석 부사장에게도 이는 풀어야 할 과제나 다름없다. 서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에 올랐지만 큰 성과는 보이지 못하고 2019년초 셀트리온으로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서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모두 맡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경영행보는 업계의 관심사다.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그룹사 경영을 하고 장남과 차남은 그룹의 미래 투자라든가 M&A 라든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관리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고 비전 및 방향성 제시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의 신약개발 행보에도 발을 들인 상황이다. 서 수석부사장은 지난 6월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를 개발한 영국 제약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의 이사회에 합류, 이사회 멤버로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6월7일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700만 달러(약 530억원)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익수다는 효율적인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ADC를 개발한 회사인 만큼 향후 셀트리온의 항암제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생산에 주력하던 셀트리온은 최근 신약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으며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지난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19년 만에 첫 신약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8월 4일 코로나19 치료제에 이어 백신 개발도 공식화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트라이링크)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이를 활용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에도 적용, 신약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앞으로 3사 합병에 성공하고 차츰 신약 개발 회사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서 수석부사장의 역할은 계속 주목될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은 합병 후에도 변동없이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서진석 수석부사장이 그대로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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