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차그룹(이하 현대차)과 자율주행·물류분야에서 본격적인 협업에 나선다. 로봇개, 물류로봇,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을 활용해 생산시설 점검 및 보안, 창고작업, 모빌리티 등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지난 6월 인수를 완료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0일 온라인간담회를 열고 “현대차가 보유한 제조 및 공급망 운영 전문성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장과 규모확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현대차의 물류 영역에서 상용화하는 차원에서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의 자율주행 시스템 및 제품 개발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로봇개 ‘스팟’, 물류로봇 ‘스트레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등 세 가지 대표 로봇을 공개했다. 스팟은 지난해 출시된 로봇 개로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해 수백대가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스팟은 지난해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해 수백대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중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최초의 로봇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팟을 공장 등 생산시설 점검과 경계 보안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스팟은 4족보행이 가능해 이동성이 뛰어나고 자율검사를 위한 동적 감지 기능을 지원해 산업 환경에서 안전하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 현장에 스팟을 배치하기 위해 양사가 협업중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치는 창고 자동화를 목적으로 개발된 물류 로봇이다. 스트레치는 무거운 박스를 들어올리고 컨테이너 내외부로 이동하며 창고 작업을 수행한다. 최대 23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고 시간 당 800개의 상자를 운반할 수 있다. 비전 시스템이 탑재돼 컨테이너 내 벽과의 충돌을 피하고, 박스를 인식 및 선별해서 필요한 박스만 골라 들어 올릴 수 있다. 머신 러닝을 기본으로 한 비전 시스템으로, 처음 보는 박스도 인지한다.
 
플레이터 CEO는 “매년 5000억개 이상의 상자가 사람들에 의해 수동으로 이동되고 있으며, 끊임없는 반복과 과중한 부하로 창고 업무 중 가장 부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작업”이라며 “스트레치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스트레치에 팔레트나 주문 제작과 같은 다른 창고 작업들을 가르친 뒤 내년 하반기에 상용화할 방침이다. 플레이터 CEO는 “스팟 상용화 이후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향후 스트레치도 상용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의 상업적 성공으로 사업도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1.5m, 89kg으로 사람과 유사한 크기다. 28개의 유압관절을 적용해 사람처럼 걷고 뛸 수 있다. 시간 인식과 예측 제어를 통해 주변 환경을 스스로 해석하고 이에 따라 동작을 조정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아틀라스가 파쿠르 코스를 완주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현재 아틀라스는 주로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보스턴다이나믹스 측은 당장 이를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론 손더스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기술책임자는 “로봇의 주요한 기능은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기술 측면에서 현대차와 협력해 향후 제품 로드맵을 수립하고 어떤 새로운 역량과 기능이 미래 로봇 플랫폼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