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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기다려 플라스틱 컵 득템”…스타벅스 ‘리유저블 대란’의 두 얼굴

인파 몰리면서 평균 30분 대기…1만5000원에 중고거래
“수만개 플라스틱 생산”…친환경 마케팅vs그린워싱 비판

 
 
28일 오전 스타벅스 퍼시픽타워점에서 음료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이현정 인턴기자]
 
‘한정판 굿즈 대란’의 원조 스타벅스가 이번엔 리유저블 컵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리유저블 컵은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날(10월1일)을 기념해 진행되는 행사로 다회용컵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이다.  
 
행사는 28일(오늘) 단 하루 진행된다. 오늘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50주년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을 수 있다. 1회 최대 주문량은 20잔으로 한정된다.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면 해당 다회용 컵이 제공된다. [사진 이현정 인턴기자]
 

오후되자 곳곳서 재고 소진…“세척했다” 중고거래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오전 스타벅스 매장은 해당 행사에 참여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문한 커피를 받기 위해선 평균 30분 이상 기다려야했다. 직원이 “지금 주문부터는 40분 이상 대기 시간이 소요된다”고 안내하자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씨(26)는 “커피 한 잔 사는데 30분을 기다렸다”며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행사 참여 인파는 온라인에도 몰렸다. 스타벅스 앱 접속 대기자는 오전까지 1000명이 넘어 앱에 접속하려면 1~2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앱에는 “동시접속사가 많아 잠시 대기 중”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다.  
 
점심시간을 기점으론 매장 곳곳에서 따뜻한 음료를 담는 다회용 컵이 우선적으로 소진됐다.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점심시간 이후 20잔에서 70잔 이상까지 주문이 폭주하다 보니 물량 소진이 빨리됐다”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따뜻한 음료 디자인이 더 예쁘다는 반응이 많아서 일부로 핫 음료를 시켜먹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기시간이 길고 곳곳서 품절 행렬이 잇따르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리유저블 컵 판매 글이 게시되고 있다. 개당 3000원~4000원, 비싸게는 8000원~1만5000원에 판다는 중고 거래다.  
 
리유저블컵을 판매한다는 판매자들은 “깨끗이 세척해서 놓았다”, “티 담았던 컵이라 잔향도 나지 않고, 스티커도 바로 떼서 끈적임도 없다”는 설명글을 덧붙였다.  
 
 
28일 오전 스타벅스 앱 대기 화면 [사진 사례자 제공]
사이렌 오더로 주문해도 20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사진 사례자 제공]
 

“플라스틱 소비 부추기는 캠페인” 지적 

28일 스타벅스 매장에 수십 개의 리유저블 컵이 준비돼있다. [사진 이현정 인턴기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번 행사가 친환경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운영 정책을 장려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타벅스의 친환경 캠페인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한다. 친환경을 위한 마케팅이 결국 새로운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회용컵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위해 수만 개의 플라스틱 컵이 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행사를 통해 새로운 플라스틱을 소비하게 되는 셈이다.  
 
일부에선 그린워싱(greenwashing·거짓 환경주의)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린워싱이란 녹색(green)과 세탁(whitewashing)을 합친 합성어로, 친환경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닌 일을 뜻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조민경 생활환경활동가는 “결국엔 플라스틱 소비를 부추기는 캠페인이다”며 “행사 의미는 좋으나 진정성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조민경 활동가는 “플라스틱은 폐기할 때보다 생산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 더 많다”며 “스타벅스가 진정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한다면 다회용 컵을 생산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기존의 다회용 컵을 활용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현정 인턴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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