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백신 인센티브’ 빠진 결혼식장…예비부부 6000명 우편 시위

식사 제공 49명 또는 식사 없이 99명 허용
전국신혼부부연합회 호소문 시위 진행
최소 보증인원 200~300명분 식대 지불하고 있어
백신 인센티브 적용, 보증인원 축소 주장 거세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작성한 우편 시위 글. [사진 전국신혼부부연합회]
 
결혼을 앞둔 전국 예비부부들이 청와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향해 우편 시위를 펼친다. 예비부부 6000여명으로 구성한 전국신혼부부연합회가 29일부터 오는 10월 1일까지 자신들의 청첩장과 결혼식장 방역지침 개선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편지로 작성해 청와대 비서실과 중앙사고수습본부로 보내는 우편 시위를 진행한다.  
 
이 시위는 지난 6일부터 적용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이전보다 수정 보완됐음에도 결혼식이 여러 다중이용시설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받아 시작됐다. 전국신혼부부연합회가 지적하는 것은 ‘백신 인센티브’ 적용 부분이다. 지난 3일에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코로나19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예외 적용, 즉 ‘백신 인센티브’ 사안이 추가됐다.
 
다음 달 3일까지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4단계일 때 예방접종 완료자는 식당과 카페 등에서 6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지고, 3단계일 경우에는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하지만 결혼식장에서는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단 한 명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최대 49인까지 허용되던 지침에서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조건으로 최대 99인까지 허용한다’는 지침으로 변경됐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작성한 우편 시위 글. [사진 전국신혼부부연합회]
 
우편 시위에 참여한 한 예비부부는 “음식 제공 없이 99인 허용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보완책”이라며 “지방에서 오는 가족과 친척들을 맞아야 하는데, 이 정책대로라면 아침부터 먼 길을 와준 어른들에게 식사도 대접하지 못하고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근처 식당을 잡아서 다른 일행인 척 6명씩 식사할 수 있게끔 하는 꼼수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음식을 대접할 수 없으니 결혼식에 오시지 말라고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10월에 결혼식을 앞둔 한 예비신부는 “직장 동료 10명 중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외치며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면서 왜 결혼식에만 적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명도 식사 못하지만, 비용은 모두 지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작성한 우편 시위 글. [사진 전국신혼부부연합회]
 
결혼식 보증금에 대한 부담 역시 여전하다. 결혼식 인원수 제한에 대한 정부 지침은 있지만, 이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최소 보증인원 감축’이라는 지침은 없기 때문이다. 전국신혼부부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예비부부는 식사하는 하객이 없어도 최소 보증인원에 해당하는 200~300명분의 식대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며 “전국신혼부부연합회 인원은 6000명 정도로 커플 단위로는 3000쌍이다. 한 커플당 평균적으로 1000만원 규모로 피해를 보고 있으니 전국신혼부부연합회 커플만해도 최소 피해액이 300억원 수준에 다다른다”고 말했다.
 
또 전국신혼부부연합회 측은 “다른 다중이용시설처럼 면적과 규모를 고려해 결혼식장 입장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며 “예식장 분리 공간 활용하기, 공연장처럼 좌석 띄어 앉기, 식당처럼 입장객 로테이션 허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으로 영화관과 공연장은 정규공연의 경우 동행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로 최대 관객수 5000명을 허용하고 있다. 마트와 백화점은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인 경우 출입명부를 작성하면 인원제한은 따로 없다. 종교시설은 음식 제공을 금지하고 최대 99인 허용으로 결혼식 기준과 같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인 가구 월평균 소득 315만원…생활비로 40% 쓴다

2‘원화 약세’에 거주자 외화예금 5개월 만에 줄어

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9개월 만에 하락

4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5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

6영주시, 고향사랑기부 1+1 이벤트..."연말정산 혜택까지 잡으세요"

7영천시 "스마트팜으로 농업 패러다임 전환한다"

8달라진 20대 결혼·출산관…5명 중 2명 ‘비혼 출산 가능’

9김승연 회장 “미래 방위사업, AI·무인화 기술이 핵심”

실시간 뉴스

11인 가구 월평균 소득 315만원…생활비로 40% 쓴다

2‘원화 약세’에 거주자 외화예금 5개월 만에 줄어

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9개월 만에 하락

4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5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