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도 몰랐다는 ‘연초재단 방만경영’…“고삐 풀렸다”
‘연초재단’ 방만경영 실태 지적한 양향자 국회의원 인터뷰
양 의원 질타에 홍남기 부총리 “운영문제, 개선방향 마련할 것”
기재부 퇴직자 아닌 연초농가 지원…설립목적에 충실해야
기획재정부 산하 연초생산안정화재단(연초재단)의 방만 경영 실태가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초재단은 담배제조업체들의 기금(담배 1갑당 5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재단으로 재단 기본 자산이 5000억원에 달한다.
설립 목적은 연초농가 지원을 돕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3년간 기재부 퇴직자들이 이사장을 역임하고 직원 10명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에 달하는 등 운영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양향자 국회의원(광주 서구을)은 이번 국감에서 연초재단의 이 같은 경영 실태를 질타하며 주목받았다. 양 의원은 현장질의에서 “전관예우 통로로 재단이 이용되고 있으니 개선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적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명의 작은 조직이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국감 후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홍남기 부총리도 재단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고 챙기지 않다 보니 방만 경영이 계속됐다”면서 “그 사이 연초재단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넘어 기재부 퇴직자들의 생계를 돌봐주고, 이들이 재단을 독식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재단의 존립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설립목적에 충실하고 ▲전문성이 기반이 된 이사장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 의원은 “재단의 전문화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사장부터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오는 것이 맞다”면서 “해당 부분을 국감에서 지적했고 홍 부총리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한만큼 사후조치까지 챙겨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안정화기금에 대한 방만한 운용을 지적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연초안정화재단이라고 만든 이유가 있지 않겠나. 역대 이사장을 살펴보니 그 이유와 목적에 반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낙하산 인사를 넘어 전관예우 통로로 이용되고 있더라. 하는 일도 불확실하고 관리·감독에 대한 기능도 없어 보였다. 평균연봉 9000만원에 이사장 사택까지 마련해주는데 이만한 방만 경영이 어딨나.
이미 5000억원이 모여있다. 추가로 더 징수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금의 징수 및 운용은 정부가 큰 틀에서 정하는 부분이고, 내 역할은 그 예산이 과연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다. 기금 자체는 담배 수요도 줄고 전자담배 같은 새로운 유형의 담배가 등장하면서 오는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본다.
추가징수 여부를 따지기 전에 기금에 대한 운영 방식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기재부 퇴직 공무원들이 이사장으로 가면서 지금과 같은 제식구 감싸기식 구조가 이어진다면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겠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기금이 올바르게 쓰여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나.
재단의 설립목적은 잎담배 농가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기금 운영을 통해 재단의 전문화가 잘 되고 있는지, 담배농가에 필요한 게 뭔지 등이다. 매년 농가에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분석도 하고 이에 대한 지원 노력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는 기재부 출신이 아닌 제1대~3대 이사장과 같은 진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와야 하지 않겠나.
이사장이 관리·감독과 재단 운영비를 관리하고 농가 사업 다양화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재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상임감사 등도 보은 인사성 문제점들이 보이더라. 이번 연초재단 사태를 계기로 이런 방만 경영의 실태가 없는지, 개선할 것은 없는지 전체를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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