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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요구에 묵묵부답 셀트리온… 3사 합병 때문?

셀트리온 침묵에 소액주주 "3사 합병 앞두고 주가 누르기"
투자 업계선 합병시 과도한 자사주로 인한 재무구조 부담 주목하기도

 
셀트리온 송도 사옥 [사진 셀트리온]
 
최근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는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 등 단기 주가 부양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주주들과의 갈등이 심화한다. 지난 수년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실시해 온 셀트리온이 최근의 주가 폭락과 관련해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론이 나오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하락에 불만을 가진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22만2500원이다. 지난해 말 장중 4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주가 하락은 특히 이달 초 큰 폭으로 이뤄졌는데, 미국 머크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미국 승인 가능성이 커지며 셀트리온 렉키로나(레그단비맙)에 대한 기대심리가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후 주가 하락을 겪은 다수 제약․바이오회사에서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하던 회사인 터라 소액주주들은 물론 시장에서도 자사주 매입 등에 선을 그은 것에 의문 부호가 나온다. 특히 현재 주가는 셀트리온이 마지막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2018년 11월~2019년 2월과 비슷하다. 셀트리온은 해당기간 45만주를 평균 22만97원에 매입한 바 있다.
 
시장에선 셀트리온이 예정하고 있는 사업회사 합병이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 주가부양책을 억제하고 있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를 합병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지주사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액주주 비대위 일각에선 예정된 3사 합병을 위해 회사 측이 의도적으로 셀트리온의 주가 부양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본다. 3사 합병의 시점은 아직 예상하긴 어렵지만 서정진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의 입장에선 셀트리온의 주가가 떨어지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높아야 합병에서 이득을 보는 구조다. 셀트리온에 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오너 일가의 지분(직접보유, 간접보유 포함)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다른 추론도 나오고 있다. 합병이 진행되면 불가피하게 자사주가 발생하기 때문에, 과도한 자사주 보유에 대한 부담으로 자사주 매입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제약이 합병하게 되면 셀트리온이 보유한 셀트리온제약 지분은 자사주가 된다. 셀트리온이 보유한 셀트리온제약의 지분율은(54.96%)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 2조3000억원이 넘는다. 과도한 자사주의 보유는 합병회사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셀트리온 측은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가 부양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단기간에 약간의 도움이 되겠지만 여태까지 경험으로 볼 때 3개월 이후에는 (자사주 매입으로 상승한 부분이 상쇄돼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보다는 기업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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