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중국이다”…철강 관세 분쟁 끝낸 미‧EU
국내 여파 주목…산업부, 철강업계와 긴급 대책회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2018년 촉발된 철강 관세 분쟁에 합의하면서, 이번 합의가 국내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EU가 분쟁 합의와 함께 중국 견제 의향을 내비치면서 전 세계 철강 산업을 둘러싼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와 EU측 보복 관세 완화 관련 합의안을 발표했다. 양국은 “첫 조치로 미국과 EU는 교역용 철강·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 배출을 평가하기 위한 공동의 방법론을 개발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하기 위한 기술적 워킹그룹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또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등에 대응하는 글로벌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EU는 글로벌 합의에 대해 무역 정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왜곡에 맞서는 공동 의지라고 평가하면서, 이에 관심이 있는 어떤 국가에도 참여 기회가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식 회견을 갖고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대응 등에 대한 글로벌 합의 추진을 언급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합의 추진의 ‘칼 끝’이 중국 철강 산업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과 EU의 철강 관세 분쟁은 지난 2018년 촉발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 등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했는데, EU산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여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았다. 현재 수출 여건에선 미국과 EU 간 철강 관세 분쟁 종식으로 EU산 철강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면, 우리 철강업계의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우리 정부도 철강업계와 머리를 맞대 미국과 EU의 분쟁 합의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철강·알루미늄업계와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 수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미국과 EU 간 합의에 따라 EU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경우 우리 수출에 대한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망 협력국이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맺어진 긴밀한 경제·안보 핵심 동맹국인 만큼, 미국 정부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국내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재검토 및 개선 협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부 담당 국장급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미국 무역대표부, 상무부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도 현지 수요 기업, 투자 기업 등과 함께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치 완화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미국 내 철강 제품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수입 규제 완화가 미국의 경기 회복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와 EU측 보복 관세 완화 관련 합의안을 발표했다. 양국은 “첫 조치로 미국과 EU는 교역용 철강·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 배출을 평가하기 위한 공동의 방법론을 개발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하기 위한 기술적 워킹그룹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또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등에 대응하는 글로벌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EU는 글로벌 합의에 대해 무역 정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왜곡에 맞서는 공동 의지라고 평가하면서, 이에 관심이 있는 어떤 국가에도 참여 기회가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식 회견을 갖고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대응 등에 대한 글로벌 합의 추진을 언급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합의 추진의 ‘칼 끝’이 중국 철강 산업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과 EU의 철강 관세 분쟁은 지난 2018년 촉발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 등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했는데, EU산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여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았다. 현재 수출 여건에선 미국과 EU 간 철강 관세 분쟁 종식으로 EU산 철강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면, 우리 철강업계의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우리 정부도 철강업계와 머리를 맞대 미국과 EU의 분쟁 합의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철강·알루미늄업계와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우리 수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미국과 EU 간 합의에 따라 EU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경우 우리 수출에 대한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망 협력국이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맺어진 긴밀한 경제·안보 핵심 동맹국인 만큼, 미국 정부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국내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재검토 및 개선 협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부 담당 국장급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미국 무역대표부, 상무부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업계도 현지 수요 기업, 투자 기업 등과 함께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치 완화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미국 내 철강 제품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수입 규제 완화가 미국의 경기 회복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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